코로나19 사태로 여름 여행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여행사가 주도하는 패키지여행 시대가 저물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떠나는 소규모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그것도 실내보다 야외, 도시보다 자연을 찾고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여행이 인기다. 이 모든 현상은 ‘언택트(untact) 여행’의 특징이다. ‘반나절 주말여행’을 쓴 여행작가그룹 ‘꼰띠고’의 박은하 작가를 만나 올여름 유행할 여행 트렌드를 들어보고,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근거리 여행지,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 등을 알아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트렌드는?
“해외여행이나 장기간 숙박을 꺼리면서 국내 근거리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자 사이에서는 ‘거리두기’가 가능한 당일 캠핑이나 ‘차박’(차+숙박)이 화제다. 특히 근교 수목원에서 반나절을 보내는 코스 또는 아이들과 간단하게 체험이 가능한 일정이 인기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식도락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연이나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왜 하루가 아니고 반나절인가.
“주말만 되면 ‘어디 가지?’라며 막막해하는 이들에게 시간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 서울과 서울 근교의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하고 싶었다. 바캉스 시즌마다 해외여행지를 찾던 이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여행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괜찮은 국내여행지를 소개하고 싶었다. 이 책은 2013년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 15명이 모여 ‘반나절이면 충분한 여행지’라는 부제로 세상에 나왔는데, 최근 찾는 사람이 더욱 늘면서 5월 말 개정판을 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인데, ‘반나절 여행 코스’로 어디가 좋을까.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 백사실계곡과 한강 세빛섬, 경기 양평군 세미원과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서울 속 비밀 정원으로 통하는 백사실계곡은 도심 속 피서지다. 맑은 물에만 사는 도롱뇽이 서식할 만큼 깨끗한 곳이다. 계곡물이 흐르는 숲길이나 인적 드문 호젓한 산길을 걷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한강 세빛섬은 시원한 한강바람을 만끽하면서 여름밤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고, 세미원에서는 여름 내내 피고 지는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는 계절 꽃들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수목원 곳곳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계곡이 자리해 여름 나들이지로 제격이다.”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반나절 여행 코스도 있나.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쁘띠프랑스, 남산골한옥마을, 덕평공룡수목원을 추천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설명이 필요 없는, 철저히 어린이를 위한 곳이다. 오래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만날 수 있어 아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천국으로 통한다. 쁘띠프랑스는 프랑스의 낭만이 가득한 곳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프랑스에 온 듯한 기분을 선물할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가옥뿐 아니라 당시 생활문화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고, 공룡을 테마로 한 덕평공룡수목원은 다양한 공룡 모형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일상에서 ‘여행’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놓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걱정, 근심 내려놓고 현재를 즐기는 것이 여행 아닐까. 그래서 지금 ‘집콕족’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여행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계획을 짜고 준비하면서 느끼는 기대감과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면 다시 그 행복을 찾아보길 권한다. 국내여행을 하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친 곳도 자세히 보면 훌륭한 여행지다. 가까운 여행지에서도 생각지 않았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스루로 반나절만 자연에서 콧바람을 쐬고 오면 집콕으로 생긴 우울감이 싹 사라지고 삶의 활기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더위를 잊게 하는 반나절 여행지 4〉
백사실계곡
백사실.
한강 세빛섬
세빛섬.
세미원
세미원.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반나절 여행지4〉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어린이대공원.
쁘띠프랑스
쁘띠프랑스.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덕평공룡수목원
덕평공룡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