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2

2018.06.13

김맹녕의 golf around the world

집중력이 스코어를 만든다

에이지 슈트 100회 꿈꾸는 이동욱 씨

  • 입력2018-06-12 11: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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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김맹녕]

    [사진 제공 · 김맹녕]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인생에서 성취하고 싶은 3가지 꿈이 있다. 첫 번째가 홀인원(ace), 두 번째가 파플레이(par play), 세 번째가 에이지 슈트(age shoot)다. 이 중 에이지 슈트는 시니어 골퍼의 로망으로, 플레이어가 그해 자기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스코어로 18홀을 마치는 것을 말한다. 

    공인 에이지 슈트가 되려면 3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18홀 파70에 코스 길이가 남자는 6300야드(약 5761m) 이상, 여자는 5400야드(약 4938m) 이상에 공식 경기여야 한다. 멀리건과 오케이가 없고 공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이동욱 씨는 일생에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에이지 슈팅을 만 74세 나이에 88회(72타 기준 언더파 기록 60회)를 기록했다. 또 홀인원 9회, 이글 24번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서 20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0년 등 총 30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이후 88 서울올릭픽조직위원회 기획과장, 유럽연합(EU) 대표부 경제조사관,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상임고문 8년, 쌍용씨앤비 사외이사,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자문위원, 시장경제연구원 이사, ㈜숲 고문 등을 지냈다. 

    그가 처음 골프클럽을 잡은 것은 1965년 용산 소재 미 8군 연습장에서였고, 86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진했다. 그는 레슨을 받는 대신 골프 원서를 구매해 정면과 측면에 거울을 놓고 독학으로 스윙을 익혔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레슨 프로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니어 골퍼임에도 파플레이나 언더파를 자주 치는 비결에 대해 “라운드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이 집중력을 갖고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라며 “낙하 지점에 눈을 고정해 집중력을 모은 뒤 샷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집중력 훈련을 규칙적으로 해야 실전 라운드 때 이를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화장실에 옷을 입은 채로 앉아 5분 동안 무념무상 상태로 정면을 응시하는 방법으로 집중력 훈련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이가 들면 체력이 저하하고 몸이 굳기 때문에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매일 1만 보 이상 걸으며 체력을 쌓는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도 골프 스코어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총 라운드 횟수는 4000번 이상이며 쇼트 게임이 주특기”라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주재관으로 4년간, 미국에서 2년간 근무할 때 많은 라운드 기회를 가졌고, 특히 집 넓은 앞마당에서 쇼트 게임을 연습했다고 한다. 

    또 그는 세계 유명 골프장을 자주 돌아다닌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를 비롯해 2014년 디오픈챔피언십 개최지인 로열리버풀골프클럽, 벨기에 로열워털루골프클럽, 프랑스 LPGA투어 개최지 에비앙골프클럽, 뉴질랜드 케이프키드내퍼스  ·  카우리클리프스 등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외에 태국, 일본, 호주, 미국의 명문 코스에서도 골프를 즐겼다. 

    그는 “앞으로 에이지 슈트 100회를 달성하고 국내 최고령 에이지 슈팅 기록도 갖고 싶다”며 “일본에도 88세 나이에 1000회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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