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1

2018.03.28

김맹녕의 golf around the world

아이언보다 우드 어프로치보다 칩샷 퍼팅은 좀 강하게

봄철 라운딩 요령 3가지

  • 입력2018-03-27 11: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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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그린이 인상적인 경기 광주시 남촌컨트리클럽 17번 파5 홀. [사진 제공 · 김맹녕]

    아일랜드 그린이 인상적인 경기 광주시 남촌컨트리클럽 17번 파5 홀. [사진 제공 · 김맹녕]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풀고자 올해 첫 라운딩을 경기 광주시 남촌컨트리클럽(CC)에서 가졌다. 

    시인 김동환의 시 ‘산 너머 남촌에는’에 나오는 ‘남촌’과 이름이 같은 남촌CC는 언제든 넉넉하고 푸근한 고향을 찾아온 느낌을 준다. 

    봄이 왔다곤 하지만 산속 골프장은 아직 차가운 꽃샘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래도 양지바른 곳에는 새싹들이 다소곳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졸졸 흐르는 냇가의 버들가지는 연녹색으로 물들어 봄 정취를 느끼게 한다. 코스 주변 참나무에서는 까치들이 나뭇가지를 물고 다니며 집짓기에 한창이다. 아름답게 치장한 채 새색시를 맞으려고 꽹! 꽹! 울어대는 장끼의 외마디 소리에 골퍼들은 깜짝 놀란다. 골프장 연못에서는 오리들이 짝지어 바쁘게 유영한다. 

    미국의 골프 영웅 벤 호건은 “As you walk down the fairway of life you must smell the roses, for you only get to play one round(인생은 단 한 번이니 인생의 페어웨이를 걸으면서 장미꽃 냄새를 맡는 여유를 가져라)”라고 했다. 골프 스코어에만 집중하지 말고 때로는 골프장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즐기라는 의미일 것이다. 

    초봄의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파4 홀 그린에 도착하니 연못을 배경으로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가 보였다. ‘영원불변’이란 꽃말을 가진 산수유 앞에 서자 삶이 풍족해진다. 



    봄 향기로 가득 찬 자연을 접하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3악장처럼 약동하는 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페어웨이 잔디는 아직 누렇지만 올망졸망 핀 수선화가 골퍼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준다. 

    라운드를 끝내고 욕탕에 들어가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다. 식당에서 봄 냄새가 물씬 나는 나물비빔밥으로 허기를 채우자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봄철 라운딩을 나가는 골퍼는 바람막이 점퍼와 준비 운동이 필수다. 봄이 왔다고 방심해 얇은 옷을 입었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봄 골프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한 3가지 요령이 있다. 첫째, 페어웨이에서 잔디가 땅에 붙어 있어 뒤땅을 치기 일쑤인데, 이때 아이언보다 우드로 쓸어 치는 것이 요령이다. 둘째, 그린 주변에 모래가 많으니 띄우는 어프로치보다 굴리는 칩샷이나 퍼팅이 훨씬 유리하다. 셋째, 그린에 새싹이 올라와 잔디 결이 거치니 좀 강하게 퍼팅해야 원하는 지점에 공을 갖다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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