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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배현진 저지할 여당 특급 소방수는?

통상전문가 송기호 변호사 출마냐, 친문 최재성 전 의원 차출이냐

배현진 저지할 여당 특급 소방수는?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3월 22일 현재 6·13 재·보궐선거(재보선)가 확정된 지역은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전남 영암·무안·신안, 광주 서갑, 충남 천안갑 등 모두 7곳이다. 이번 재보선 지역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어 ‘미니 총선’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여기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사퇴가 확정되면 재보선 지역은 8곳이 된다. 또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현역의원이 사퇴할 경우 재보선 지역은 더 늘게 된다. 민주당에서는 박남춘, 전해철, 김경수 의원이 각각 인천시장, 경기도지사, 경남도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20대 국회의원 임기 중반에,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치른다는 점에서 정치적 비중과 상징성이 크다. 특히 재보선 결과는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무엇보다 국회의장의 향배가 관심사다. 3월 22일 현재 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한국당) 116석으로 원내 제1당과 2당의 의석 차가 5석에 불과하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서는 원내 제1당이 바뀔 수도 있다. 민주당은 원내 제1당을 유지해 하반기 국회의장을 배출하고자 필승카드를 꺼내 들려 한다. 민주당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이번 재보선 승리가 특히 중요하다”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주요 정책이 국회에서 제때 입법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인지도, 낮은 정당 지지율

한국당은 3월 16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홍준표 대표가 영입한 지 꼭 일주일 만에 사실상 재보선 전략공천까지 일사천리로 마무리된 것. 배씨는 3월 21일 송파을 당원협의회(당협) 사무실을 찾아 당협 운영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송파을은) 우리 보수정당의 깃발이 꺾이지 않았던 지역”이라며 “죽기살기로 뛰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씨가 송파을 출마를 확정 짓자 재보선 열기가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관심사는 민주당 후보가 누구인가다. 정당 지지율만 따지면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평가다. 3월 13~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전국 50%, 서울 54%를 기록했다. 그에 비해 한국당은 전국 12%, 서울 7%, 바른미래당은 전국 7%, 서울 8%였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정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이번 재보선은 해보나 마나인 셈이다. 그러나 배씨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낮은 정당 지지율을 극복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승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구도만 놓고 보면 일여다야(一與多野)라는 점에서 민주당 우세가 점쳐지지만, 배씨의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실망해 지난해 5월 대선 때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보수진영의 표심을 배씨가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송파을 재보선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에서는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기호 변호사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송 변호사는 통상전문가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3월 12일 오후 국회에서 “촛불정신을 완성하고 시민의 삶을 지키고자 강하고 유능한 여당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최재성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배현진 카드를 확실하게 제압하려면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최 전 의원 출마론을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 총무본부장으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기 남양주시갑에서 3선을 기록한 그는 지난 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왔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전 의원도 송파을 출마를 고심 중이다.


역대 선거 결과는 현 야권이 우세

더불어민주당 송기호 송파을 지역위원장이 3월 12일 6·13 재·보궐선거(재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최재성 전 의원의 송파을 재보선 출마 필요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송기호 송파을 지역위원장이 3월 12일 6·13 재·보궐선거(재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최재성 전 의원의 송파을 재보선 출마 필요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아DB]

바른미래당에서는 박종진 전 앵커가 재보선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지역을 누비고 있다. 송파을 선거구는 17~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한국당) 후보가 내리 당선했다. 17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열린우리당 김영술 후보를 꺾고 당선했고, 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유일호 의원이 통합민주당 장복심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19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민주통합당 천정배 후보를 앞섰다. 

20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하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옥쇄 들고 나르샤’를 연출하는 바람에 정작 본선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에 당시 민주당 최명길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선했다. 결국 지난 총선 때 성사되지 못했던 여야 맞대결이 이번 재보선에서 제대로 이뤄지는 셈이다. 

민주당은 송파을 승리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탄탄한 지지기반을 다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로 존립 기반이 무너진 한국당은 이번 송파을 재보선 승리로 재기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한국당을 대신할 대안 야당으로 도약하려는 바른미래당 역시 이번 송파을 재보선 승리가 절실하다. 의석 1석에 불과한 송파을 재보선 결과에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이 명운을 걸고 필승카드를 꺼내 들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8.03.28 1131호 (p48~49)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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