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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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그게 최선입니까?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1-01-24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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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교육행정가 중 가장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팔로어(follower)가 3만 명이 넘는 ‘열혈 트위터리언’입니다. 곽 교육감은 1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뮤지컬 ‘풋루스 비트업’ 줄거리를 옮겼습니다. 춤이 금지된 도시에서 청소년이 댄스파티를 주모하는데, 처음엔 반대하던 어른들이 파티를 허락하고, 어른들과 청소년이 화해를 한다는 줄거리입니다. 곽 교육감은 이에 대해 “중요한 것은 머리카락 길이가 아니라 머리에 든 것이라고 우리 아이들이 말하는 것 같다”며 “뮤지컬 속 어른들이 그렇게 했듯 우리 부모들도 먼저 믿음과 자유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올해 추진할 서울 학생인권조례, 두발·복장 자율화에 대한 이야기였던 거죠.

    기자는 새해 초 많은 초중고 교사와 학부모를 만났습니다(주간동아 770호 ‘곽노현 교육감, 이건 교실이 아닙니다!’ 참고). 체벌 금지 이후 주체가 안 되는 교육현장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몰래 “교대 안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에는 몇몇 교사, 학부모가 e메일을 통해 동감을 표해주셨습니다. 한 호주 시드니 교민은 e메일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이 이렇습니까!”라며 개탄하시더군요.

    그런데 취재 중 발견한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부분 아이들이 체벌, 인권조례 관련 정책에 무관심하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의 관심은 오직 하나, 입시입니다. 심지어 똘망똘망한 한 초등학생은 “어느 대학에 가느냐는 내가 마흔 살에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살 수 있는지와 연결된다”고 하더군요. EBS에, 내신에, 수능에, 입학사정관제 준비까지…. ‘SKY’를 향한 아이들의 질주에 곽 교육감이 말하는 ‘댄스파티’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죠.

    곽노현 교육감, 그게 최선입니까?
    물론 중요도를 따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육1번지 서울의 교육을 바로잡아야 하는 의무와 사명을 띤 곽 교육감이 본질적인 문제와 고민은 버려둔 채 ‘댄스파티’나 논하는 것을 보자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속상한 마음에 곽 교육감 트위터에 답글을 달았지만 곽 교육감은 묵묵부답.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인지 곽 교육감님에게 여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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