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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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류호 원톱 내가 적임자”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입력2003-05-14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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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엘류호 원톱 내가 적임자”
    ‘라이언킹’ 이동국(24·광주)과 ‘샤프’ 김은중(24·대전).

    스물네 살 동갑내기인 이들의 부활은 그 어떤 선수들의 재기보다도 값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전부터 황선홍의 후계자가 없다고 걱정하던 많은 축구팬들이 이들의 골 폭죽에 다시 한번 들뜨기 시작했다. 이동국은 5월4일 부산전에서 1998년 프로 데뷔 이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김은중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대전 돌풍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이름이 스포츠신문 1면에 함께 대서특필되기는 실로 오랜만의 일이다. 이는 이들의 시련기가 그만큼 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98년 나란히 프로에 데뷔하며 고졸스타 신드롬을 일으켰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이 부진했는데도 98년 시즌 한국 프로축구가 르네상스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그뿐 아니라 이들은 98년 10월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한국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차세대 한국축구의 기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들은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어느새 평범한 축구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은중은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태극마크와 전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동국은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 시절 불성실한 몸 관리로 이전의 날카롭던 슈팅이 무뎌졌다. 이동국은 결국 2002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봐야 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시 한번 재기를 꿈꿨지만 결승 진출 실패로 또다시 좌절해야만 했다. 이때 금메달을 놓친 이동국은 머리를 짧게 깎고 입대해 상무 소속으로 뛰어야 했으니 이동국에게 지난해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코엘류 감독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의 전술의 마지막 방점을 찍어줄 원톱 스트라이커를 찾는 것이다. 부임 후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무득점으로 1무1패를 기록했으니 코엘류 감독이 해결사를 절실히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코엘류 감독은 한·중·일·홍콩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4개국 대회(5월28일∼6월3일·일본 요코하마) 훈련 멤버로 이들을 소집했다. 이동국에게는 한·일전 부진을 씻으라는 엄명을 내린 것이고, 김은중에게는 뭔가 보여달라는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코엘류 감독이 구사하고 있는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오직 한 명이다.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원톱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자리다. 이동국, 김은중의 소리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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