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공장인 중국의 영향력이 금융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했고 증시가 급락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큰 충격에 빠졌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이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상향 조정한 이유는 무엇이고, 또 앞으로 추가 상향 조정을 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한국 경제, 그중에서도 수출 파급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상향 조정한 목적은 먼저 최근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기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다. 중국은 2014년 11월부터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4차례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특히 수출 증가율이 올해 들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2분기 현재 7.0%를 기록했지만 이 수치조차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력사용량이나 철도운송량 같은 다른 지표를 보면 7% 성장률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상승을 통해 꺼지고 있는 수출경기 반등을 기대했다는 의미다.
평가절하, 앞으로도 계속된다
또 다른 배경은 위안화의 국제화 전략 측면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둔 현 시점에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과 위안화 가치를 정상화하려는 시도 차원에서 평가절하에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IMF 특별인출권은 1970년 채택된 가상의 국제준비통화로 현재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가 포함돼 있다. 구성통화에서 나타나듯 위안화가 IMF 특별인출권에 포함되면 명실상부한 국제통화로 인정받게 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 편입을 노력해왔다. 그러나 IMF는 중국 외환시장의 자유화가 미흡하고 위안화 가치가 높은 점을 지적하면서 편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8월 초 IMF는 특별인출권 구성통화 편성 결정 시점을 5년간 유지 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이 아닌, 내년 10월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외환시장을 어느 정도 자유화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소할 시간을 충분히 번 중국이 이번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 반등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나 아직까지 많이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고려하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향후 추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은 2014년 상반기 평균 117.0p에서 2015년 상반기 평균 130.1p로 11.2% 상승해 고평가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그래프1 참조). 최근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유로화나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는 추세와는 자못 대조적인 이러한 흐름은, 중국 정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에 위안화를 연동시키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미국의 강한 달러화를 따라가기에 벅찬 중국 경기의 둔화세를 현실화하고,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도 늘어날까. 이런 낙관적인 기대만 갖고 있기에는 최근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무섭다. 예전에는 중국의 수출 증가로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물량도 많았다. 그러나 다 과거 이야기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가공무역을 제한하고 고부가·고기술 제조업 체제로 전환하는 ‘제조업 2015 전략’을 발표하는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결국은 구조개혁이다
중국 제조업에서 중간재를 자국 제품으로 충당하는 비율인 자급률이 2000년대 중반부터 상승하면서 2011년에는 90.1%를 기록했다(그래프2 참조). 중국의 총수입 가운데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4년 59.7%에서 2014년 49.8%로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3년 현재 73%로 여전히 높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국의 수출이 증가해도 한국의 대중 수출은 예전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것뿐이 아니다.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과 중국 제품 간 경합이 과거보다 치열해졌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이후 2% 후반대에서 정체된 반면,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4%에서 2014년 12%로 높아졌다. 한 나라의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무역특화지수로 보면, 중국은 2005년부터 한국을 추월해 최근 3~4년간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한국의 기계산업 경쟁력이 정체된 반면 중국의 경쟁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의 기계 부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이에 더해 중국 위안화 가치 변동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다. 환율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이 한곳으로 쏠리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중국 시장 진출 방향을 빠르게 바꿔야 한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비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 고유의 소비재를 개발하고 팔아야 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희석할 수 있도록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상향 조정한 목적은 먼저 최근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기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다. 중국은 2014년 11월부터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4차례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특히 수출 증가율이 올해 들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2분기 현재 7.0%를 기록했지만 이 수치조차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력사용량이나 철도운송량 같은 다른 지표를 보면 7% 성장률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상승을 통해 꺼지고 있는 수출경기 반등을 기대했다는 의미다.
평가절하, 앞으로도 계속된다
또 다른 배경은 위안화의 국제화 전략 측면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둔 현 시점에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과 위안화 가치를 정상화하려는 시도 차원에서 평가절하에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IMF 특별인출권은 1970년 채택된 가상의 국제준비통화로 현재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가 포함돼 있다. 구성통화에서 나타나듯 위안화가 IMF 특별인출권에 포함되면 명실상부한 국제통화로 인정받게 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 편입을 노력해왔다. 그러나 IMF는 중국 외환시장의 자유화가 미흡하고 위안화 가치가 높은 점을 지적하면서 편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8월 초 IMF는 특별인출권 구성통화 편성 결정 시점을 5년간 유지 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이 아닌, 내년 10월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외환시장을 어느 정도 자유화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소할 시간을 충분히 번 중국이 이번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 반등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나 아직까지 많이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고려하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향후 추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은 2014년 상반기 평균 117.0p에서 2015년 상반기 평균 130.1p로 11.2% 상승해 고평가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그래프1 참조). 최근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유로화나 엔화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는 추세와는 자못 대조적인 이러한 흐름은, 중국 정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에 위안화를 연동시키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미국의 강한 달러화를 따라가기에 벅찬 중국 경기의 둔화세를 현실화하고,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도 늘어날까. 이런 낙관적인 기대만 갖고 있기에는 최근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무섭다. 예전에는 중국의 수출 증가로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물량도 많았다. 그러나 다 과거 이야기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가공무역을 제한하고 고부가·고기술 제조업 체제로 전환하는 ‘제조업 2015 전략’을 발표하는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결국은 구조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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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평가절하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것뿐이 아니다.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과 중국 제품 간 경합이 과거보다 치열해졌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이후 2% 후반대에서 정체된 반면, 중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4%에서 2014년 12%로 높아졌다. 한 나라의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무역특화지수로 보면, 중국은 2005년부터 한국을 추월해 최근 3~4년간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한국의 기계산업 경쟁력이 정체된 반면 중국의 경쟁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의 기계 부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이에 더해 중국 위안화 가치 변동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이다. 환율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방향이 한곳으로 쏠리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중국 시장 진출 방향을 빠르게 바꿔야 한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비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 고유의 소비재를 개발하고 팔아야 한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희석할 수 있도록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