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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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가 없다면 유령이 작용하나”

최고위원 사퇴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의원

  • 배혜림 동아일보 기자 beh@donga.com

    입력2015-05-18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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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노가 없다면 유령이 작용하나”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의 내홍은 수습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까. 새정연의 내부 갈등은 4·29 재·보궐선거(재보선) 참패와 이에 따라 떠오른 문재인 대표 책임론, 그리고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으로 증폭됐다. 5월 13일 문 대표가 정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회의 출석 정지라는 정치적 징계를 내리면서 한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막말 세례를 뒤집어쓴 뒤 사퇴를 선언하고 낙향한 주승용 최고위원(사진)이 복귀해야 수습 퍼즐은 맞춰진다. 5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 방문을 앞둔 문 대표로서도 주 최고위원이 돌아와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성난 광주 민심을 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5월 11일 본회의 참석을 위해 잠시 국회에 나온 뒤 지역구인 여수에 머물고 있는 주 최고위원과 12~13일 이틀간 전화 인터뷰를 했다. 주 최고위원은 “내가 정 최고위원 발언 때문에 사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이 징계를 받았으니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시각을 부인한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 최고위원이 사실상 직무정지를 당했다.

    “내가 정 최고위원 때문에 사퇴한 게 아니지 않나. 나는 이미 사퇴한 사람이다. 정 최고위원을 징계했다고 뭉그적거리다 들어가면 나는 정말로 공갈친 게 된다. 사퇴는 사퇴고, 징계는 징계다. 문 대표와 친노는 선거 패배와 호남 민심 이반이라는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대신, 나와 정 최고위원의 개인적 갈등 문제로 몰고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나는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됐다. 공개석상에서 사퇴를 했다. 그러면 철회하기 힘들다.”

    ▼ 문 대표가 당 쇄신안을 발표하면 복귀를 검토할 것인가.



    “나는 우리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사퇴하지 않으려면 문 대표가 혁신적인 (당 쇄신)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나만이라도 책임지겠다고 사퇴했다 (의원들의 만류로) 보류했지 않았는가. 고민이 많았다. 나도 당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려보는 중이었다. 그런데 정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으로 사퇴가 앞당겨졌다. 만약 쇄신안이 괜찮으면 (당이) 안정되고, 미진함이 있으면 계속 시끄러울 것이다.”

    ▼ 문 대표가 사태 수습에 미적거린다고 생각하나.

    “문 대표가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미적거리기 때문에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패권주의 청산 의지가 약한지 모르겠다. 그런 의지도 안 밝히면서 복귀하라고 하는 것은 압박밖에 안 된다. 문 대표는 2·8 전당대회 때 ‘친노라는 얘기 듣지 않겠다’고 했다가 ‘친노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친노가 없다면 유령이 작용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대표가 이제는 비노(비노무현)가 돼야 한다.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 비노가 돼야 한다. 그런 각오가 아니라면 안 된다. 어디까지 내려놓을지는 문 대표와 친노가 가장 잘 알 것이다.”

    ▼ 호남신당이나 분당을 생각하는 것이냐는 의문도 있다.

    “나는 분당이나 신당 생각이 없다.”

    ▼ 결국 호남 공천 지분이 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민심을 따를 뿐이다. 지역에서는 ‘사퇴 잘했다’ ‘복귀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높다.”

    한편 주 최고위원은 5월 14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대표에게 ‘패권정치 청산’을 재차 요구했으며 “2017년 정권교체 성공을 위해 이미 백의종군하고 있다”고 밝혀 최고위원직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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