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러시아가 벌인 군사 퍼레이드는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였다. 국제유가와 루블화 가치 하락,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 등 서방 각국의 제재로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하면 이례적일 정도. 소련 붕괴와 함께 약화된 군사력이 복원됐음을 과시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곳곳에서 묻어난 이벤트다.
러시아의 속셈은 경제제재를 가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에 보복할 수 있는 군사적 수단이 있다는 점을 경고하려는 것이다. 물론 첨단무기 수출도 빼놓을 수 없는 고려 대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방 각국 정상의 불참으로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반쪽이 됐음에도, 푸틴 대통령이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보인 것 역시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주도해온 일극체제에 반대한다”며 “미국과 균등한 안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이번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차세대 무기들을 보면 앞으로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가 40년 만에 새로 개발한 최신예 탱크 T-14 아르마타는 미군 주력 탱크인 세계 최강 M-1 에이브럼스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고 더 큰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중량이 48t인 이 탱크는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지만 중량이 65~70t인 에이브럼스는 시속 64km 속도밖에 낼 수 없다.
땅과 하늘, 바다를 아울러
T-14 아르마타는 일반 포탄은 물론이고 유도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는 125mm 활강포를 탑재했다. 무인포탑차(unmanned turret) 형태인 이 탱크는 승조원 3명을 사격장치가 아니라 전면의 강화장갑 격실에 배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레이더를 이용해 공격 물체를 식별한 다음 로켓으로 파괴하는 보호장치와 360도 관찰용 카메라도 장착하고 있다. 표적 탐지거리 5000m 이상, 표적 공격거리 7000~8000m. 문자 그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육상 무기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230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한 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다. 야르스는 기존에 배치된 ICBM인 토폴(Topol)-M에 비해 제조기간과 원가를 낮춘 개량형이다. 더욱이 야르스는 핵탄두를 4~10개 탑재할 수 있는 ICBM으로 단일 핵탄두를 탑재한 토폴-M보다 훨씬 강력하다. 길이 23m, 폭 2m, 무게 47.2t, 사거리 1만1000km,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20이다. 이동식과 고정배치식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에 탑재된 핵탄두를 개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미 58기를 실전 배치했다.
이 가공할 최신예 ICBM 개발은 푸틴 대통령의 핵전력 현대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경제위기에도 국방예산으로 전년 대비 8.1%가 늘어난 845억 달러(약 92조 원)를 지출했다. 2016~2020년 5개년 국방계획에도 전략 핵전력 증강이 반영돼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핵전력 현대화가 적극 추진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핵전력은 국제적 균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며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소련 시절의 모든 전략 핵무기를 퇴출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미래 전략미사일 전력은 토폴-M과 RS-24 야르스, 현재 개발 중인 RS-26과 RS-26 개량형, 중량급 전략미사일 사르마트(Sarmat)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또 다른 무기체계로 보레이급 전략 핵잠수함이 있다. 배수량 2만4000t, 길이 170m, 폭 13.5m의 보레이급 핵잠수함은 승조원 107명을 태우고 해저 450m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최신예 불라바 전략 핵미사일을 최대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불라바는 1기에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8000km에 달한다. 러시아 해군은 2020년까지 모두 8척의 보레이급 전략 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
러시아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 폭격기는 Tu-95MS, Tu-160, Tu-22M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공군은 현재 이들 전략 폭격기의 현대화 작업을 시작했으며, 차세대 전략 폭격기 PAK-DA도 개발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PAK-DA는 첨단 전자전 체계와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래식 정밀유도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2020년 생산을 시작해 2025년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최신예 장거리 순항미사일 KH-102도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최대 사거리가 9600km에 달해 전 세계 주요 타격 목표가 모두 사정권에 들어가는 괴물이다. 러시아의 글로나스 위성항법시스템과 관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하는 이 순항미사일은 초음속보다는 느린 아음속(마하 0.75)으로 비행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단거리 전술 핵미사일로 정평이 나 있는 이스칸데르-M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있다. 최대사거리 500km인 이 미사일은 서부군관구에 배치된 상태다. 서부군관구는 칼리닌그라드를 포함해 러시아 서쪽과 북서쪽 영토 대부분을 관할한다. 이곳에 배치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 폴란드, 독일 등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 Su-35도 올해 실전 배치된다. Su-35는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의 F-22 랩터와 비교해 엔진이나 레이더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또 F-22 랩터에 필적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T-50을 개발해 시험비행 중이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와 성능이 유사한 S-500 요격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에 육박하는 군사력을 구축해가겠다는 러시아의 야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연일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 역시 강력한 군사력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속셈은 경제제재를 가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에 보복할 수 있는 군사적 수단이 있다는 점을 경고하려는 것이다. 물론 첨단무기 수출도 빼놓을 수 없는 고려 대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방 각국 정상의 불참으로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반쪽이 됐음에도, 푸틴 대통령이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을 보인 것 역시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주도해온 일극체제에 반대한다”며 “미국과 균등한 안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이번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차세대 무기들을 보면 앞으로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가 40년 만에 새로 개발한 최신예 탱크 T-14 아르마타는 미군 주력 탱크인 세계 최강 M-1 에이브럼스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고 더 큰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중량이 48t인 이 탱크는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지만 중량이 65~70t인 에이브럼스는 시속 64km 속도밖에 낼 수 없다.
땅과 하늘, 바다를 아울러
T-14 아르마타는 일반 포탄은 물론이고 유도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는 125mm 활강포를 탑재했다. 무인포탑차(unmanned turret) 형태인 이 탱크는 승조원 3명을 사격장치가 아니라 전면의 강화장갑 격실에 배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레이더를 이용해 공격 물체를 식별한 다음 로켓으로 파괴하는 보호장치와 360도 관찰용 카메라도 장착하고 있다. 표적 탐지거리 5000m 이상, 표적 공격거리 7000~8000m. 문자 그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육상 무기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230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한 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다. 야르스는 기존에 배치된 ICBM인 토폴(Topol)-M에 비해 제조기간과 원가를 낮춘 개량형이다. 더욱이 야르스는 핵탄두를 4~10개 탑재할 수 있는 ICBM으로 단일 핵탄두를 탑재한 토폴-M보다 훨씬 강력하다. 길이 23m, 폭 2m, 무게 47.2t, 사거리 1만1000km,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20이다. 이동식과 고정배치식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에 탑재된 핵탄두를 개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미 58기를 실전 배치했다.
이 가공할 최신예 ICBM 개발은 푸틴 대통령의 핵전력 현대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경제위기에도 국방예산으로 전년 대비 8.1%가 늘어난 845억 달러(약 92조 원)를 지출했다. 2016~2020년 5개년 국방계획에도 전략 핵전력 증강이 반영돼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핵전력 현대화가 적극 추진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핵전력은 국제적 균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며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소련 시절의 모든 전략 핵무기를 퇴출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미래 전략미사일 전력은 토폴-M과 RS-24 야르스, 현재 개발 중인 RS-26과 RS-26 개량형, 중량급 전략미사일 사르마트(Sarmat)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또 다른 무기체계로 보레이급 전략 핵잠수함이 있다. 배수량 2만4000t, 길이 170m, 폭 13.5m의 보레이급 핵잠수함은 승조원 107명을 태우고 해저 450m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최신예 불라바 전략 핵미사일을 최대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불라바는 1기에 개별 조종이 가능한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8000km에 달한다. 러시아 해군은 2020년까지 모두 8척의 보레이급 전략 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
러시아 공군이 운용하는 전략 폭격기는 Tu-95MS, Tu-160, Tu-22M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공군은 현재 이들 전략 폭격기의 현대화 작업을 시작했으며, 차세대 전략 폭격기 PAK-DA도 개발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PAK-DA는 첨단 전자전 체계와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래식 정밀유도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2020년 생산을 시작해 2025년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최신예 장거리 순항미사일 KH-102도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최대 사거리가 9600km에 달해 전 세계 주요 타격 목표가 모두 사정권에 들어가는 괴물이다. 러시아의 글로나스 위성항법시스템과 관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하는 이 순항미사일은 초음속보다는 느린 아음속(마하 0.75)으로 비행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단거리 전술 핵미사일로 정평이 나 있는 이스칸데르-M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있다. 최대사거리 500km인 이 미사일은 서부군관구에 배치된 상태다. 서부군관구는 칼리닌그라드를 포함해 러시아 서쪽과 북서쪽 영토 대부분을 관할한다. 이곳에 배치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 폴란드, 독일 등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 Su-35도 올해 실전 배치된다. Su-35는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미국의 F-22 랩터와 비교해 엔진이나 레이더 성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또 F-22 랩터에 필적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T-50을 개발해 시험비행 중이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와 성능이 유사한 S-500 요격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에 육박하는 군사력을 구축해가겠다는 러시아의 야심은 앞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연일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 역시 강력한 군사력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