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를 하나 뽑으라면 단연 ‘중국’일 것이다. 중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주식의 행보가 거침없다. 국내 대중국 수혜주뿐 아니라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직주(直株)족도 부쩍 늘었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세계에서 가장 ‘핫’하다. 최근 5년간 상하이 증시의 최저점은 2013년 6월 26일 기록한 1950.01이었다. 하지만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2.3배가량 오른 4527.40(2015년 4월 28일 기준)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자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요즘은 중국 관련 주식과 중국 증시가 투자자의 이목을 모으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증시에는 항상 테마와 폭발적인 상승기가 있었다. 가깝게는 자동차, 화학, 정유주만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양극화를 만들어냈던 ‘차·화·정’ 테마가 그러했고, 좀 더 멀리는 인터넷 버블이 그러했다. 지금은 회사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새롬기술은 신시대를 상징하는 총아로 받아들여지면서 300배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진단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700배에 달했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의 1700배 가격에 주식이 거래됐던 것이다.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은 주가 상승의 원인과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개 사후 비평적 성격을 갖고 있다. 주가가 오른 뒤에야 그 이유를 찾는 식이다. 요즘 증시 상승세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는 ‘박스피’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박스권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다. 이때 등장한 분석이 ‘유동성 장세’라는 것이었다.
가파른 주가 상승은 이례적인 현상
증권시장의 시간 지평을 늘려 주가 흐름을 바라보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기간은 오히려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주가가 상승하는 기간은 전체 보유 기간의 2~7%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90% 넘는 시기는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은 우연적인 현상에 가깝다. 주식투자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이 우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반면 인간은 인과관계가 분명한 것을 선호한다. 인과관계가 없으면 그것을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일정 패턴을 그려낸다. 이를 ‘패턴 추구 편향’이라고 한다.
우연적인 주가 상승기에는 주식투자자들의 대대적인 참여가 동반된다. 사람들이 왜 주가가 하락해 싸게 살 수 있는 시기에 시장을 떠나고, 주가가 올라 비싸게 사야 하는 시기에 뛰어드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 가운데 하나가 진화심리학의 견해다. 인간이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던 시기엔 무리를 떠나 혼자가 되는 건 곧 죽음이나 그에 필적하는 위험을 의미했다. 집단 안에 있어야 목숨과 안전이 보장될 확률이 높았다. 인간은 마음속에 이와 같은 ‘집단 심성’이 존재하게끔 진화해왔다. 왕따 고통에 직면한 청소년이 죽음으로 도피하는 것은 인간에게 집단 심성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슬픈 증거다.
집단 심성은 대부분 일상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선 사정이 다르다. 집단 심성이 강력하게 작용하면 폭락과 손실이란 재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진화 역사에서 최초의 유인원이 세상에 실체를 드러낸 때는 2500만 년 전이고,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것은 20만 년 전이다. 반면 세계 최초 증권시장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립된 것은 1600년대 초 일이다. 인간의 집단 심성은 더 오랫동안 증권시장이 없는 곳에서 진화해왔다.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는 주식시장 같은 ‘도박기계적 상황’에서 인간의 인지 능력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즉 인간의 확률적 추론은 주식시장 같은 도박기계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오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고민은 인간 심성이 주식시장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투자하지 않고서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초저금리가 심화할수록 주식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고서는 자산을 늘려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과제는 우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는 주가 상승기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가다.
의도된 우연 전략
우연을 이용하는 ‘의도된 우연’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 의도된 우연의 전형적인 예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을 때 마치 우연인 것처럼 자주 나타나는 것이다. 의도된 우연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주 등장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선 주가 상승기를 알 수 없으므로 아예 시장을 떠나지 않고 늘 머무르는 것이 의도된 우연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우연적 현상인 주가 상승과 마주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애와 달리 주가 상승은 뒤이은 폭락이란 재앙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재앙에 대응하는 방법은 적립식 투자와 자산배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거의 5년 동안 중국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해왔다. 최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뿐 아니라 다른 해외 펀드를 포함해 가장 수익률이 낮았다. 중국 펀드는 5년 가까이 바닥을 기다 몇 개월 사이 수익률 대부분을 거뒀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 시기에 시장에 머무르는 것은 심리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지루하고 미래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적립식 투자는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계적 투자 시스템이다.
기계적인 자산배분 기준을 마련해두는 것도 좋다. 자산배분은 시장에 머무르면서도 지나친 가격 상승의 재앙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자산배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주식과 채권 비중이다. 흔히 간과하지만 투자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성격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은 국내와 해외로 분산해야 하고, 채권도 예외는 아니다. 비중을 결정하고 일정 시점마다 주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하거나, 투자 경험이 있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산배분을 해나가면 된다.
주가의 폭발적 상승은 긴 시간 지평 차원에서 보면 우연적인 현상이다. 그 우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시기에 투자수익 대부분을 벌어들인다. 우연적인 현상에 대응하는 길은 우리 스스로 의도된 우연 전략을 쓰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듯 주가 상승을 만나기 위해서는 의도된 우연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 과열은 의도된 우연을 쓰기에 가장 좋지 않은 시기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뜨거울 때는 손을 데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세계에서 가장 ‘핫’하다. 최근 5년간 상하이 증시의 최저점은 2013년 6월 26일 기록한 1950.01이었다. 하지만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2.3배가량 오른 4527.40(2015년 4월 28일 기준)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자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요즘은 중국 관련 주식과 중국 증시가 투자자의 이목을 모으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증시에는 항상 테마와 폭발적인 상승기가 있었다. 가깝게는 자동차, 화학, 정유주만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양극화를 만들어냈던 ‘차·화·정’ 테마가 그러했고, 좀 더 멀리는 인터넷 버블이 그러했다. 지금은 회사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새롬기술은 신시대를 상징하는 총아로 받아들여지면서 300배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진단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700배에 달했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의 1700배 가격에 주식이 거래됐던 것이다.
주식투자가 어려운 것은 주가 상승의 원인과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개 사후 비평적 성격을 갖고 있다. 주가가 오른 뒤에야 그 이유를 찾는 식이다. 요즘 증시 상승세만 해도 그렇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는 ‘박스피’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박스권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다. 이때 등장한 분석이 ‘유동성 장세’라는 것이었다.
가파른 주가 상승은 이례적인 현상
증권시장의 시간 지평을 늘려 주가 흐름을 바라보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기간은 오히려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주가가 상승하는 기간은 전체 보유 기간의 2~7%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90% 넘는 시기는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은 우연적인 현상에 가깝다. 주식투자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이 우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반면 인간은 인과관계가 분명한 것을 선호한다. 인과관계가 없으면 그것을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일정 패턴을 그려낸다. 이를 ‘패턴 추구 편향’이라고 한다.
우연적인 주가 상승기에는 주식투자자들의 대대적인 참여가 동반된다. 사람들이 왜 주가가 하락해 싸게 살 수 있는 시기에 시장을 떠나고, 주가가 올라 비싸게 사야 하는 시기에 뛰어드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 가운데 하나가 진화심리학의 견해다. 인간이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던 시기엔 무리를 떠나 혼자가 되는 건 곧 죽음이나 그에 필적하는 위험을 의미했다. 집단 안에 있어야 목숨과 안전이 보장될 확률이 높았다. 인간은 마음속에 이와 같은 ‘집단 심성’이 존재하게끔 진화해왔다. 왕따 고통에 직면한 청소년이 죽음으로 도피하는 것은 인간에게 집단 심성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슬픈 증거다.
적립식 투자는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계적 투자 시스템이다.
여기서 고민은 인간 심성이 주식시장에 적합하지 않더라도 투자하지 않고서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초저금리가 심화할수록 주식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고서는 자산을 늘려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과제는 우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는 주가 상승기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것인가다.
의도된 우연 전략
우연을 이용하는 ‘의도된 우연’ 전략을 쓸 필요가 있다. 의도된 우연의 전형적인 예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을 때 마치 우연인 것처럼 자주 나타나는 것이다. 의도된 우연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주 등장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선 주가 상승기를 알 수 없으므로 아예 시장을 떠나지 않고 늘 머무르는 것이 의도된 우연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우연적 현상인 주가 상승과 마주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애와 달리 주가 상승은 뒤이은 폭락이란 재앙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재앙에 대응하는 방법은 적립식 투자와 자산배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거의 5년 동안 중국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해왔다. 최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뿐 아니라 다른 해외 펀드를 포함해 가장 수익률이 낮았다. 중국 펀드는 5년 가까이 바닥을 기다 몇 개월 사이 수익률 대부분을 거뒀다.
주가가 오르지 않는 시기에 시장에 머무르는 것은 심리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지루하고 미래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적립식 투자는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계적 투자 시스템이다.
기계적인 자산배분 기준을 마련해두는 것도 좋다. 자산배분은 시장에 머무르면서도 지나친 가격 상승의 재앙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자산배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주식과 채권 비중이다. 흔히 간과하지만 투자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성격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은 국내와 해외로 분산해야 하고, 채권도 예외는 아니다. 비중을 결정하고 일정 시점마다 주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하거나, 투자 경험이 있다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산배분을 해나가면 된다.
주가의 폭발적 상승은 긴 시간 지평 차원에서 보면 우연적인 현상이다. 그 우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시기에 투자수익 대부분을 벌어들인다. 우연적인 현상에 대응하는 길은 우리 스스로 의도된 우연 전략을 쓰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듯 주가 상승을 만나기 위해서는 의도된 우연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 과열은 의도된 우연을 쓰기에 가장 좋지 않은 시기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뜨거울 때는 손을 데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