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곤 지음/ 사이언스북스/ 440쪽/ 1만7000원
조선 왕은 하늘의 명(天命)을 대리하는 초월자인 동시에 절대 권력자였다. 그러나 왕도 사생활과 육체를 가진 한 인간이었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온갖 병에 시달렸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조선 왕의 건강관리는 종묘사직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이었다.
“내가 젊어서부터 한쪽 다리가 치우치게 아파서 10여 년에 이르러 조금 나았는데, 또 등에 부종(浮腫)으로 아픈 적이 오래다. (중략) 한 가지 병이 겨우 나으면 한 가지 병이 또 생기매 나의 쇠로(衰老)함이 심하다.”
성군 세종은 평생 온갖 병을 달고 살았다. 종기, 소갈, 임질, 안질 등 한마디로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세종은 재위 초기부터 무리한 일정과 인간적 고통에 힘겨워했다. 한의사로 오랫동안 조선 왕들의 건강 문제를 들여다본 저자는 “세종은 소갈병과 안질로 평생 고통을 받았다”고 말한다. 조선왕조를 안정적 기반에 올려놓은 성종은 더위 먹은 병 서증(暑症)에 시달렸다. 따라서 여름만 되면 정사를 거의 중지했다. 그러나 성종은 알고 보면 ‘호색(好色)의 군주’였다. 거의 매일 밤마다 소규모 잔치를 벌였고 술을 마셨다. 3명의 왕후와 9명의 후궁에 16남 12녀를 거느리다 비교적 젊은 나이인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조선왕실의 일상적인 의료를 담당한 곳이 내의원이다. 왕이나 왕세자가 큰 병에 걸려 위중해지면 임시로 시약청(侍藥廳)과 의약동참청(議藥同參廳)을 설치해 내의원과 함께 치료를 전담케 했다. 대신들도 내의원 제조, 약방 도제조 직함으로 왕의 건강관리 및 질병 치료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격무에 시달린 조선 왕들은 음식으로 건강관리를 했다. 수랏상은 음행오행의 조화를 맞춰 차려졌고 이를 철저히 지켰다. 여기에 온천을 즐겨 찾아 몸과 정신을 다스렸다. 조선 왕들의 질병과 치료 이야기는 흥미로움 그 이상이다. 왕의 몸은 조선을 읽는 키워드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5
KAIST 미래전략대학원 지음/ 이콘/ 536쪽/ 2만 원
저출산 및 고령화, 에너지와 자원 고갈, 사회 갈등 등 지금 같은 추세라면 30년 후 한국 사회는 참혹하다. 다가올 변화의 파고에 올라탈 것인가, 휩쓸릴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석학들이 실질적인 미래전략을 제시한다.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윤진 옮김/ 문학동네/ 176쪽/ 1만1500원
1960년대 프랑스 파리 오데옹 사거리 카페 ‘르 콩데’에 루키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는 가을부터 카페를 자주 드나들었고, 그곳에서 보헤미안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그의 흔적을 쫓을수록 신비로움은 짙어간다.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은
정재호 지음/ 글마당/ 352쪽/ 1만5000원
언론인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저자의 세 번째 칼럼집. 칼럼은 시대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따끔한 회초리를 드는 일이다. 변하지 않는 정치와 사회 문제를 안타까워하며 감성과 지성의 눈으로 애정 어린 질책을 한다.
로봇, 뮤지컬을 만나다
지은숙 지음/ 휴먼큐브/ 288쪽/ 1만8000원
성공하는 뮤지컬에는 뇌리에 깊이 남는 명장면들이 있다. 연출가는 극적 장면에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로봇의 눈으로 ‘오페라의 유령’ ‘캣츠’ ‘마틸다’ ‘타잔’ 등 15편의 뮤지컬을 본다.
스티브를 버리세요
임헌우 지음/ 나남/ 344쪽/ 1만4900원
우리 사회는 영웅이나 신화의 상징에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 사람들은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저자는 “스펙을 쌓지 말고 기꺼이 바닥까지 내려가라”고 주문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전부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굶주린 길
벤 오크리 지음/ 장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748쪽/ 2만2000원
신화와 환상으로 오늘날 아프리카의 현실을 담아낸 책. 아자로는 혼령 아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된 여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세상에 머문다. 그러나 부조리한 세상과 자연이 파괴되는 광경을 목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