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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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 발랄한 매력 다 보여주겠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 브로닌 멀렌

  •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입력2013-07-29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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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뚱 발랄한 매력 다 보여주겠습니다”
    일간지 주요 기사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7월 8일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새 시사토크쇼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돌직구 쇼’)가 그것. 자녀와 남편 뒤치다꺼리를 끝낸 주부 시청자들이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는 평일 오전 9시 40분부터 1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신문 1면 기사들을 훑어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살피고, 같은 사안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은 보도 내용을 비교하는 것은 기본. 개성 강한 출연자 5명이 핫이슈를 놓고 즉석에서 ‘돌직구’ 토크를 하는가 하면, 화제인물과 바로 전화연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언니, 오빠라 부르면 금방 친해져”

    출연자 5인방의 면면도 흥미롭다. 말하기를 즐기는 김종찬 시사평론가와 웃으며 독설을 날리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까칠한 매력을 지닌 강수진 기자(채널A 보도본부 국제부 부장), 의욕이 충만한 꽃미남 김진 기자(채널A 보도본부 정치부)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출신 금발미녀 방송인 브로닌 멀렌(29)까지 가세했다. 브로닌은 방송 데뷔작인 KBS 2TV ‘미녀들의 수다’를 비롯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4차원 이미지를 고수해온 터라 시사프로그램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패널.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신선하다”는 평을 내놓는다. ‘돌직구 쇼’ 김군래 PD는 “시사전문가 사이에서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콕콕 집어주는 이가 바로 브로닌”이라며 “밉지 않은 엉뚱함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금발미녀 덕에 캐주얼한 시사토크쇼가 됐다”고 평가했다.

    7월 22일 오전 11시 ‘돌직구 쇼’를 끝내고 마주한 브로닌은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언니’라고 불렀다. 모든 말을 ‘~ㅂ니다’로 끝맺는 공손한 말씨가 친근감을 더했다.



    ▼ 언니라는 호칭이 참 자연스럽게 나오네요.

    “한국에서는 나이를 모르는 낯선 상대에게 ‘언니’ 하면 금방 친해집니다. 아줌마 하면 기분 나쁠 수 있고, 선생님은 너무 딱딱합니다. 편하게 다가가려고 남자한테는 오빠, 여자한테는 언니라고 합니다. 나이 있는 분에게는 선생님이라고 합니다(웃음).”(그의 기준에 따르면 김진 기자와 이철희 소장은 ‘오빠’, 강수진 기자는 ‘언니’, 김종찬 시사평론가는 ‘선생님’으로 분류된다.)

    ▼ 원래 전공이 신문방송학이라고요?

    “남아공 콰줄루나탈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다 2006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성균관대를 1년간 다녔습니다. 원래 연세대와 성균관대 모두 갈 수 있었는데 성균관대 건물이 더 한국적이고 멋져 보였습니다. 학위는 콰줄루나탈대에서 땄습니다. 대여섯 살 때부터 방송 일을 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신문과 잡지에도 관심이 많았고.”

    ▼ ‘돌직구 쇼’가 기존에 해오던 프로그램과 성격이 달라 힘들진 않나요.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잘 못해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농담도 하고 편하게 했지만 계속 예능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방송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고, 생방송이라는 점도 좋았습니다. 생방송은 적당한 긴장감을 줍니다.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알지 못하던 것을 선생님과 언니, 오빠가 알려주니까 한국을 더 많이, 깊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 지금까지 방송하면서 느낀 한국 사회의 현주소는 어떤 것 같습니까.

    “여당과 야당의 경쟁이 너무 심합니다. 때론 실망도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 공격하는 거라면 괜찮지만, 대통령한테 너무 불친절한 말을 사용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입니다. 옛날 일로 시끄럽게 싸우면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NLL(북방한계선) 건은 외국인인 내가 느끼기에도 피곤한데 한국에서 줄곧 생활해온 사람들은 어떨까 싶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라에 빚진 돈을 갚지 않아 숨겨둔 재산을 찾는다고 난리인데, 17년 동안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찰이 지금 열심히 하는 건 박수쳐주고 싶지만….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돼서인지, 비리가 드러나고 여당과 야당이 서로 욕하는 모습을 보면 몹시 안타깝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빨리 결정되면 좋겠고, 정치인들이 지금 국민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앞장섰으면 좋겠습니다.”

    ▼ 남아공은 어떻습니까.

    “남아공에도 여야 라이벌이 있지만 예의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여든 야든, 대통령에게 함부로 말하면 매너 없고 예의 없다고 생각해 투표할 때 안 찍어줍니다. 대통령의 팬이 아니더라도 예의는 지켜야 합니다. 한국 여야 정치인처럼 무례하게 말하면 무식한 사람 취급합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잘 마무리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을 위해서요.”

    “편하게 설명하는 날씨 재미있나 봐요”

    “엉뚱 발랄한 매력 다 보여주겠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의 한 장면.

    ▼ 국적이 남아공이죠.

    “지금은 남아공인데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꿈을 이뤘고 한국인이 많이 좋아해줘서 한국이 무척 좋습니다. 한국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 한국인 남자친구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지금은 결혼 생각도 없습니다. 일에만 집중하고 싶습니다.”

    ▼ 주위에서 “학습능력도 뛰어나고 방송 이미지와 달리 진지한 면이 많다”고들 하던데.

    “저 많이 똑똑해졌습니다. 그런데 계속 재미있고 웃기는 사람으로만 보려고 해서, 아이고, 답답합니다. 처음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할 때는 한국말을 못했습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어학당도 안 다니고 혼자 말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몸짓과 표정으로 하다 보니 바보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이런 게 있습니다. 한 가지 이미지를 붙이고 변하기 힘들게 만드는…. 그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지만 (저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말도 많이 늘고 아는 것도 많아졌으니까요.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고. 예능도 재미있지만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 잘 맞습니다. 어려운 신문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합니까(웃음).”

    ▼ ‘돌직구 쇼’에서 맡은 ‘오늘의 날씨’ 코너도 쉽게 풀어준다고 재미있어들 합니다.

    “전 기상캐스터가 아니니 아주 편하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자면 ‘오늘은 물 폭탄이 터지니 여러분 대비하세요’ 합니다. 100%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난 하느님 아니고 변할 수 있으니까 내 말만 믿지 마시라’고도 합니다(웃음).”

    ▼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방송이 있다면.

    “취미가 요리라 된장찌개, 제육볶음, 김치볶음밥을 잘 해먹습니다. 기회가 되면 스튜디오에서 한국 아주머니와 둘이서 요리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 요리를 배우면서 제가 아는 퓨전요리법을 가끔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요. 언니, 어때요? 감이 오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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