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산책로에서 진행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참가자들.
글로벌 복지단체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 기후재난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남아시아 3개국 기후난민을 도우려고 4월 28일 제15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출발해 올림픽공원 산책로 1.8km를 도는 코스로 진행한 이번 걷기대회는 식전행사를 비롯해 1부 기념식, 2부 걷기대회, 3부 기후변화 체험 부대행사로 이어졌다.
벵골에서 히말라야까지 희망 무지개를!
이번 행사는 남아시아 기후난민에게 정수시설과 의료 지원, 주거와 위생환경 개선 등 도움의 손길을 전하려고 모인 직장인, 대학생, 주부, 청소년, 초등학생, 어린아이 등 1만2000여 명이 함께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네팔, 가봉, 가나, 튀니지의 주한 외교사절을 비롯해 서영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한국위원장, 하리반 우워든 주한네덜란드 투자청장, 홍기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 신용우 한국유스호스텔연맹 사무총장,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는 탤런트 이순재, 탤런트 김성환,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등 각계 인사가 식전 행사부터 걷기대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 시작을 알린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을 깜찍한 노래와 율동으로 표현한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축하공연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짝을 이룬 참석자들은 이어진 대자연 활동가 그룹인 그린플러스의 환경노래, 국방부 삼군통합의장대의 동작시범, 군악대 연주 등 야외 정원에서 펼쳐지는 멋진 공연과 함께 희망찬 봄날을 맞이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식전행사에 이어 1부 기념식에서는 기후난민 실태에 대한 간략한 보고와 함께 네팔, 방글라데시 등 기후재난 지역에 난민 돕기 약정판을 전달했다. 행사를 마련한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은 “기후난민을 도우려고 이렇게 많은 분이 참여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현재 지구상에는 4800만 명에 달하는 기후난민이 산다”며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장 회장은 “대자연의 영역은 일상과 연관 짓기에 무척 방대한 데 비해 인간 삶의 영역은 너무 작고 초라하기 때문”에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현 상황은 언젠가 우리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구촌에 닥친 불행으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기후난민에게 오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희망의 응원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행사에 참석한 라자람 바툴라 주한네팔 영사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이 많이 녹아 네팔에서도 홍수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현지 실상을 전하며 “오늘 행사가 어려움에 처한 네팔 사람을 돕고 세계인에게 기후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큰 구실을 할 것”이라면서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어로 축하인사를 준비해온 하리반 우워든 주한네덜란드 투자청장은 “한국뿐 아니라 지구촌을 돕기 위한 행사에 해마다 많은 분이 함께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오늘 우리의 노력이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 기후난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 말을 전했다.
10여 년간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복지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탤런트 이순재 씨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갈수록 커지는데 오늘 여러분의 따뜻한 정성이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국민을 슬픔에서 웃음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배 IUCN 한국위원장은 “걷는다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환경운동의 실천이자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치하하면서 “오늘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들의 사랑이 지구온난화를 잠재우고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보호 실천, 아이가 달라졌어요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부 걷기대회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을 시작으로 올림픽공원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가벼운 코스로 진행했다. 흐드러지게 핀 봄꽃과 화창한 날씨 덕에 걷기대회에 참여한 이들의 발걸음은 봄나들이를 나온 듯 가벼웠다. 코스 곳곳에는 ‘낮은 층은 걸어요’ ‘일회용품 No! 다회용품 Yes’ ‘전기를 아껴요 탈수는 3분만’ ‘스위치를 내려요’ 등 기후난민 돕기 실천 방법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다양한 환경보호 테마 부스를 마련해 자원봉사자들의 흥겨운 율동으로 흥미를 더했다.
3부 부대행사는 기후변화 실상과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홍보관, 생활 속 환경보호 방법 등을 공유하는 에코관 등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각국 대사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기후난민 희망 메시지, 대기전력 줄이기, 에코손수건 만들기, 태양열 조리기 체험, 천연 공기청정제 만들기, 재활용품 나누기 등 다양한 부스를 체험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아내,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참석한 차봉식(45) 씨는 “평소 같으면 집에서 쉴 시간인데 기후난민을 돕는 좋은 행사가 있다고 해서 나왔다”면서 “날씨가 좋은 데다 아이도 즐거워하고 지구촌 기후난민도 도울 수 있으니 오늘 참 보람 있는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인 이재진(14) 군은 “부모님과 함께 희망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갖고 왔는데 작은 손길이지만 어려운 나라들을 도와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9세부터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각종 행사에 참여해왔다는 서재희(13) 양 역시 “지구촌 이웃들을 도우려고 저금통을 채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해 늘 기대된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친구를 따라 올해 처음 행사에 참여했다는 왕다인(13) 양도 “환경문제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다음번에는 더 많은 친구와 함께 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인 추천으로 행사에 참여하기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라는 최균환(43), 신지희(38) 부부는 “아이들이 물을 아끼려고 수도꼭지를 잠그고 절약하는 등 생활태도가 달라졌다”며 “지인들에게도 추천하고픈 행사”라고 입을 모았다. 딸과 딸의 친구 모녀까지 함께 행사에 데려왔다는 이소형(36) 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낼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가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고 가방에 챙겨 넣어오는 등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이 몸에 배었다”고 뿌듯해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다는 대학생 김지수(20) 씨는 “우리 사회의 복지는 특정 전문가들이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함께 실천하면서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좋은 행사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4월 28일 난민 지원을 약속하는 장길자 회장(가운데)과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후원회장인 탤런트 이순재 씨. 한 어린이가 동전을 모은 희망저금통을 전달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단체인 환경운동단체 ‘대자연’이 마련한 친환경 티셔츠 만들기 부스에서 장길자 회장과 탤런트 이순재 씨가 직접 환경보호 메시지를 프린팅했다(왼쪽부터).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어머니의 사랑을 모토로 전쟁과 기아, 지진 등으로 고통 받는 지구촌 어린이와 청소년, 노인의 복지를 지원하고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는 등 포괄적인 복지활동을 전개한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를 비롯해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헌혈하나둘운동, 클린월드운동 등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진행하는 복지사업만도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특징적인 것은 세계 각국 회원이 현지에서 직접 복지활동을 전개한다는 점이다. 특히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주최하고 세계인이 동참하는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은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언론 등에서도 크게 관심을 보인 행사로, 지난해 4월 실시한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에는 세계 각국 12만 명이 함께했을 정도로 놀라운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각국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 협력 및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에는 장길자 회장과 알리벤 봉고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봉고온딤바 대통령의 요청으로 가봉 현지 대학생들에게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전수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2011년에는 캄보디아 체육교육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과 아동청소년 복지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한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해마다 봄이 되면 가족 사랑을 되새기고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고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다. 2002년 심장병과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살리기 위한 모금활동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홀몸노인과 청소년가장 등 어려운 이웃돕기, 일본 지진 피해민 돕기, 세계 기후난민 돕기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며 세계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이어왔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또한 깨끗한 물이 없어 질병 등으로 고통을 겪는 가나, 캄보디아, 케냐, 네팔, 인도네시아 등 지구촌 이웃을 위해 물펌프와 저수시설을 꾸준히 지원한다. 이번 행사 슬로건인 ‘벵골에서 히말라야까지 희망의 무지개를!’처럼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희망찬 발걸음이 세계 곳곳에 희망의 무지개를 전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