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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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은 몸 내가 해결한다

여자의 자위행위

  • 입력2012-07-23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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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지 않은 몸 내가 해결한다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누드’, 클림트, 1916∼17년, 캔버스에 유채, 연필, 붉은색 색연필, 57×38, 빈 역사박물관 소장.

    남자가 자주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성적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다. 발기만 하면 여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줄 안다. 특히 페니스가 큰 남자일수록 그런 착각이 심하다. 페니스만 흔들면 모든 여자가 병원에 실려 가는 줄 아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페니스 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성욕과 성적 능력은 다르다. 작은 고추가 더 매운 법이다.

    섹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여자가 섹스 도중 가장 참을 수 없는 순간은 몸도 뜨거워지기 전에 남자가 사정할 때다. 남자의 사정은 더는 쾌락을 얻을 수 없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자는 섹스가 끝난 뒤에도 식지 않은 몸을 위해 스스로 우물을 팔 수 밖에 없다. 인간아, 왜 시작했니? 시작이나 하지 말지.

    자위행위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를 그린 작품이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누드’다. 여자는 다리를 벌린 채 누워 한 손으로는 가슴까지 걷어 올린 속옷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벌어진 속옷 사이로 성기를 만지고 있다.

    손가락으로 성기를 만지는 모습은 자위행위를 나타내며 한쪽 무릎을 세우고 있는 것은 여자가 집중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흰색 선은 속옷의 화려한 디자인을 나타내는 동시에 여자의 손가락과 성기를 강조한다. 턱을 살짝 든 여자의 얼굴과 감은 눈은 자위행위로 얻는 성적 황홀감을 나타낸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신발을 신고 있다. 실제로 클림트 화실에서 여자 모델들은 남자를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연스럽게 풀었다. 인체에 대한 자연스러운 묘사가 뛰어난 이 작품에서 불규칙한 선은 자위행위를 하는 여자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여자의 성욕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여자의 성욕은 남자의 외모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밤낮에 상관없이 여자는 잘생긴 남자를 보면 키스하고 싶고 튼실한 엉덩이를 보면 섹스하고 싶다. 하지만 그 잘생긴 남자는 TV 안에서 손짓할 뿐이다.

    식지 않은 몸 내가 해결한다

    ‘꿈’, 피카소, 1932년, 캔버스에 유채, 130×97, 개인 소장.

    이상형의 남자와 섹스하는 꿈을 꾸는 여자를 그린 작품이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꿈’이다. 붉은색 소파에 앉아 잠든 여자는 손으로 검은색 스커트 한가운데를 만진다. 자위행위를 하는 것이며, 입가의 미소는 성적 쾌락을 나타낸다.

    여자 뒤에 있는 벽지의 검은색 선이 여자 얼굴을 정면과 측면으로 나누면서 입으로 연결된다. 검은색 선은 남자를 암시하는 동시에 키스를 연상시킨다. 배경의 이국적인 벽지와 강렬한 원색은 야수파인 마티스와의 관계를 나타낸다. 두 사람은 동료이자 경쟁자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 여자가 의자에 앉은 형태는 고전주의 좌상에서 모티프를 얻었지만 정면과 측면 얼굴은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 속 모델은 마리 테레즈로 당시 22세였다. 피카소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17세 테레즈에게 첫눈에 반해 자기 이름을 밝히면서 “우리 함께 위대한 작품을 만들자”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테레즈는 피카소를 몰랐다. 그녀는 45세의 피카소를 한동안 피해 다녔지만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피카소와 유명인을 좋아하던 어머니 때문에 결국 연인이 된다.

    피카소가 테레즈에게 빠져든 이유는 그녀의 금발과 조각 같은 몸 때문이다. 이후 몇 년 동안 테레즈는 피카소의 아름답고 관능적인 작품에 영감을 제공했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피카소는 테레즈와의 관계를 한동안 숨길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에서 스커트 위에 있는 손은 어린 소녀를 향한 피카소의 성욕을 암시한다. 풍만한 몸과 둥근 목걸이는 그녀에 대한 피카소의 애정을 표현한 것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도구를 사용하는 데 있다. 여자는 성욕을 해결할 때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남자의 손길을 느끼고 싶어서다. 성적 대용품으로 성욕을 해결하는 여자를 그린 작품이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1780∼1867)의 ‘그랑드 오달리스크’다.

    푸른색 공단 커튼이 드리워진 침실에서 여자는 비스듬히 앉아 공작 털로 만든 부채를 들고 있다. 머리 터번 장식과 공작 부채는 여자가 오달리스크(오스만 제국의 궁정하녀)임을 나타낸다.

    큰 엉덩이 때문에 허리는 비정상적으로 잘록해 보인다. 하지만 발은 여자의 신체 가운데 가장 사실적이다. 공작 털로 만든 부채는 고대 이집트 때부터 사용한 성적 대용품이다. 앵그르는 오달리스크의 성욕을 표현하려고 비정상적으로 그린 신체와 달리, 발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반쯤 걷어 올린 푸른색 공단 커튼은 술탄의 등장을 기다리는 오달리스크의 심리를 암시하는 것이며, 침상에 깔린 모피 깔개는 남자를 상징한다.

    식지 않은 몸 내가 해결한다

    ‘그랑드 오달리스크’, 앵그르, 1819년, 캔버스에 유채, 91×161,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앵그르는 같은 포즈의 오달리스크를 네 번이나 그릴 정도로 오달리스크를 주제로 한 작품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앵그르는 나폴레옹의 여동생 카롤린 뮈라의 주문을 받고 이 작품을 제작했는데, 공개 당시 사람들은 인체 비례가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 작품에서 여자는 실제보다 허리가 길고, 엉덩이도 비정상적으로 큰 편이다. 그러나 앵그르는 “화가가 아름다운 몸매를 그리려면 과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남자의 성적 능력을 탓하지 않는다. 남자의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오르가슴을 느낀 것처럼 반응한다. 여자의 배려다. 성적 능력이 탁월하다고 자랑하지 마라. 여자는 남자 머리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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