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3, 4세대 대부분이 고려어를 몰라 한글판 독자가 점점 줄어들어 걱정이다. 소비에트 시절에는 국가가 어느 정도 도와줘 작가들이 드물게나마 책을 낼 수 있었는데,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시장경제체제로 넘어오면서 돈 없는 사람이 책을 펴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는 서울의 ‘시와 전설’이라는 작은 출판사에서 시집을 냈노라며 ‘카자흐 초원’이라는 시를 한국 기자들 앞에서 암송했다. “어머님 품마냥 한없이 넓은 초원/ 밤하늘 별나라 바라볼 때면 구수한 들쑥 냄새/ 달콤한 꿈까지 보게 됩니다/ 이역살이 괴로움도 잊게 됩니다.”
‘주간동아’ 846호의 ‘일제 징용 피해자 유골 찾기’ 기사에 양원석 주필이 지하에서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봤다. 다음 문장이 특히 짠하게 울려온다. “남자 없이 농사짓고 사느라 죽을 뻔했어. 살라믄 안 해본 거 뭐 있간. (중략) 둘째는 태어난 지 열흘 만에 갔어(죽었어). 종배 아버지가 종배 세 살 때 사할린에 갔는데….”
우리에게 잊혀가는 ‘우리’가 너무 많다. 불과 한 세기 전 조국이 일제에 침탈당하며 겪은 일들, 60년 전 전쟁 참화 속에서 잃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들…. 우리는 언제까지 그들을 망각의 세계에 처박아둘 텐가. 주간동아의 구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