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712만 명에 달한다. 그중 이른 베이비부머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은퇴대란’이 시작되면서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노후 문제는 사회 이슈로 급부상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장년창업센터’를 통해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이들을 만나본다.
장동윤(41) 젓가락과포크 대표는 어릴 때부터 직접 요리를 해서 사람들에게 먹이는 걸 유난히 좋아했다. ‘시식체험단’이라는 블로그 운영자로 회원을 이끌고, 전국 ‘맛집’을 순례하며 음식 품평을 즐기던 그가 마침내 취미를 살려 음식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메뉴판 얌얌얌’을 개발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장 대표는 “기존 맛집 정보가 식당의 홍보성 광고로 도배되거나 고객이 만든 것이라면,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는 점주가 직접 관리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 처지에선 식당에 직접 가야만 볼 수 있는 메뉴판을 인터넷 웹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가격이 얼마인지, 어느 식당에서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는지 미리 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점주가 직접 관리하며 홍보
앱과 웹에서 연동되는 스마트메뉴판에는 메뉴 데이터만 6000개가 들어 있다. 점주가 서비스에 가입한 뒤 검색창에 ‘구절판’이라고 치면 자동으로 메뉴가 생성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쉽게 자기 식당만의 메뉴판을 만들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스마트메뉴판에 음식 이름 외에 가격과 식재료 정보, 음식의 특징에 대한 소개도 올릴 수 있으며, 각종 정보를 한국어를 포함한 4개 국어로 자동 변환할 수도 있다. 이 밖에 다양한 할인 이벤트 생성 기능도 있어 점주가 원하는 ‘이벤트 항목’을 구매하면 이벤트 기간과 시간을 정해서 보여줄 수 있다.
스마트메뉴판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확정하고 프로그램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남짓. 그 기간에 시행착오와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을 거쳤다. 장 대표가 사업을 염두에 두고 원래 기획했던 아이템은 스마트메뉴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직접 식당을 차려 고객의 레시피로만 음식을 만든 뒤 그 메뉴를 앱을 통해 소개하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이 아이템으로 2010년 소상공인진흥원의 신사업아이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그는 “막상 혼자 식당을 열고 사업을 진행할 생각을 하니 막히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가게 자리를 어디에 정할지, 임대차 규정은 어떤지, 식당 종업원은 어디서 구하고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가 막막했던 것.
혼자서는 도저히 사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어 수상자에게 주는 수천만 원의 사업지원금을 포기했던 그가 다시 힘을 얻은 건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변광오(47) 대표와 류승범(37) 개발이사를 만나면서다. 변 대표는 멤버십 제휴 분야에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았고 관련 사업을 하다 젓가락과포크에 합류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 합류한 류 이사는 현재 스마트메뉴판의 연계 서비스인 ‘얌콜(call)서비스’ 앱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다. 얌콜서비스는 식당과 기존 오토바이 택배서비스 인력을 앱으로 연결해줌으로써 점주들이 따로 배달종업원을 두지 않고도 음식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6월 중순쯤 개시할 예정이다.
사업을 하기 전 세 군데서 직장생활을 한 장 대표는 “사업 전까지는 내 인생이 어찌어찌하다 흘러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생활은 경제적 안정감을 주지만 인생을 길게 내다보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은 1년 뒤 혹은 2년 뒤에 무엇을 할지, 사업이 커지면 사회공헌은 어떻게 할지를 미리 구상하고 계획하고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내 인생의 플랜을 직접 짜고 그에 따라 하나하나 실행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보람되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전공과 상관없는 IT 분야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 회사 구조조정과 함께 등 떠밀려 퇴사한 그가 두 번째로 취직한 곳은 유학원이다. “대우통신에 다닐 때 말이 IT 분야지 그 회사에서만 쓰는 특정 장비 하나를 다루는 엔지니어로 일했다. 막상 직장을 나오자 수년간 익힌 기술을 써먹을 데가 없었고 더구나 갈 데도 없었다. 그때 지인 소개로 잠시 유학원에서 일했다.”
벌써부터 업무 제휴 타진도
이후 건설회사에 입사한 그는 ‘이번만큼은 여기서 정년퇴직하리라’ 마음먹었지만 그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건설회사에서 그가 맡았던 업무는 현장 관리와 공사 견적을 내는 공무 분야의 일이었다. “건설현장 인부는 40세면 청년 축에 속하지만 공무 분야는 40세가 거의 정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직접 내가 회사를 차리지 않는 이상 계속 직장에서 일하기 힘들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자는 심정으로 입사 5년 만에 사표를 냈다.”
2010년 5월, 마흔 살 나이에 건설회사를 퇴사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앱 프로그램 기획과 개발, 설계를 가르치는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었다. 이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그가 구상한 첫 사업은 앱을 통해 유기농 식재료를 받아 식당에 공급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그 사업계획서로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이하 센터) 1기생이 된 그는 “당장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사무실을 센터에서 제공받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그보다 멘토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 이를테면 특허에 대해 필요한 게 있으면 관련 전문가가 도와주고, 홍보 문제로 고민하면 마케팅 방법을 코치해주거나 PR 기회가 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지난해 11월 센터를 떠났는데 지금도 사업에 필요한 주요 강의가 있으면 와서 들으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며 고마워했다.
현재 젓가락과포크는 장 대표와 변 대표, 류 이사가 파트너 형식으로 이끈다. 이 밖에 회사가 직접 채용한 디자인 담당 직원 1명, 창업진흥원의 청년인턴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6명이 일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매출실적이 없다.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지원받은 현물과 현금이 1억 원 정도 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3명의 파트너가 갹출한 돈이 5000만 원인데 그걸로 사업 경비를 충당한다. 사무실 공간은 육가공업체를 운영하는 분이 무상으로 내줘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도 과거와 달리 아까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 당장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를 통해 점주들에게 가입비 명목으로 얼마씩을 받아 수익을 올릴 생각은 없다. 점주들이 회원이 되어 성장할 때 회사도 자연스럽게 함께 커나갔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고객(식당)을 확보하고 우리 서비스를 직접 써본 점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 자연스럽게 소주회사나 식재료업체 같은 관련 기업들로부터 광고 문의가 들어오지 않겠나. 벌써 업무 제휴를 타진해오는 곳도 있다. 그런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내거나 다른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게 급선무이며, 수익적인 측면은 장기적으로 길게 내다보려 한다.”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다지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장 대표는 “요즘 사업하는 게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장동윤(41) 젓가락과포크 대표는 어릴 때부터 직접 요리를 해서 사람들에게 먹이는 걸 유난히 좋아했다. ‘시식체험단’이라는 블로그 운영자로 회원을 이끌고, 전국 ‘맛집’을 순례하며 음식 품평을 즐기던 그가 마침내 취미를 살려 음식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메뉴판 얌얌얌’을 개발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장 대표는 “기존 맛집 정보가 식당의 홍보성 광고로 도배되거나 고객이 만든 것이라면,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는 점주가 직접 관리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객 처지에선 식당에 직접 가야만 볼 수 있는 메뉴판을 인터넷 웹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가격이 얼마인지, 어느 식당에서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는지 미리 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점주가 직접 관리하며 홍보
앱과 웹에서 연동되는 스마트메뉴판에는 메뉴 데이터만 6000개가 들어 있다. 점주가 서비스에 가입한 뒤 검색창에 ‘구절판’이라고 치면 자동으로 메뉴가 생성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쉽게 자기 식당만의 메뉴판을 만들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스마트메뉴판에 음식 이름 외에 가격과 식재료 정보, 음식의 특징에 대한 소개도 올릴 수 있으며, 각종 정보를 한국어를 포함한 4개 국어로 자동 변환할 수도 있다. 이 밖에 다양한 할인 이벤트 생성 기능도 있어 점주가 원하는 ‘이벤트 항목’을 구매하면 이벤트 기간과 시간을 정해서 보여줄 수 있다.
스마트메뉴판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확정하고 프로그램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남짓. 그 기간에 시행착오와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을 거쳤다. 장 대표가 사업을 염두에 두고 원래 기획했던 아이템은 스마트메뉴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직접 식당을 차려 고객의 레시피로만 음식을 만든 뒤 그 메뉴를 앱을 통해 소개하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었다.
이 아이템으로 2010년 소상공인진흥원의 신사업아이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그는 “막상 혼자 식당을 열고 사업을 진행할 생각을 하니 막히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가게 자리를 어디에 정할지, 임대차 규정은 어떤지, 식당 종업원은 어디서 구하고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가 막막했던 것.
혼자서는 도저히 사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어 수상자에게 주는 수천만 원의 사업지원금을 포기했던 그가 다시 힘을 얻은 건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변광오(47) 대표와 류승범(37) 개발이사를 만나면서다. 변 대표는 멤버십 제휴 분야에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았고 관련 사업을 하다 젓가락과포크에 합류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 합류한 류 이사는 현재 스마트메뉴판의 연계 서비스인 ‘얌콜(call)서비스’ 앱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다. 얌콜서비스는 식당과 기존 오토바이 택배서비스 인력을 앱으로 연결해줌으로써 점주들이 따로 배달종업원을 두지 않고도 음식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6월 중순쯤 개시할 예정이다.
사업을 하기 전 세 군데서 직장생활을 한 장 대표는 “사업 전까지는 내 인생이 어찌어찌하다 흘러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생활은 경제적 안정감을 주지만 인생을 길게 내다보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은 1년 뒤 혹은 2년 뒤에 무엇을 할지, 사업이 커지면 사회공헌은 어떻게 할지를 미리 구상하고 계획하고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내 인생의 플랜을 직접 짜고 그에 따라 하나하나 실행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보람되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전공과 상관없는 IT 분야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 회사 구조조정과 함께 등 떠밀려 퇴사한 그가 두 번째로 취직한 곳은 유학원이다. “대우통신에 다닐 때 말이 IT 분야지 그 회사에서만 쓰는 특정 장비 하나를 다루는 엔지니어로 일했다. 막상 직장을 나오자 수년간 익힌 기술을 써먹을 데가 없었고 더구나 갈 데도 없었다. 그때 지인 소개로 잠시 유학원에서 일했다.”
벌써부터 업무 제휴 타진도
장동윤 대표(오른쪽)와 변광오 대표.
2010년 5월, 마흔 살 나이에 건설회사를 퇴사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앱 프로그램 기획과 개발, 설계를 가르치는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었다. 이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그가 구상한 첫 사업은 앱을 통해 유기농 식재료를 받아 식당에 공급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그 사업계획서로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이하 센터) 1기생이 된 그는 “당장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사무실을 센터에서 제공받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그보다 멘토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 이를테면 특허에 대해 필요한 게 있으면 관련 전문가가 도와주고, 홍보 문제로 고민하면 마케팅 방법을 코치해주거나 PR 기회가 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지난해 11월 센터를 떠났는데 지금도 사업에 필요한 주요 강의가 있으면 와서 들으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며 고마워했다.
현재 젓가락과포크는 장 대표와 변 대표, 류 이사가 파트너 형식으로 이끈다. 이 밖에 회사가 직접 채용한 디자인 담당 직원 1명, 창업진흥원의 청년인턴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6명이 일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매출실적이 없다.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지원받은 현물과 현금이 1억 원 정도 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3명의 파트너가 갹출한 돈이 5000만 원인데 그걸로 사업 경비를 충당한다. 사무실 공간은 육가공업체를 운영하는 분이 무상으로 내줘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도 과거와 달리 아까운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 당장 스마트메뉴판 서비스를 통해 점주들에게 가입비 명목으로 얼마씩을 받아 수익을 올릴 생각은 없다. 점주들이 회원이 되어 성장할 때 회사도 자연스럽게 함께 커나갔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고객(식당)을 확보하고 우리 서비스를 직접 써본 점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 자연스럽게 소주회사나 식재료업체 같은 관련 기업들로부터 광고 문의가 들어오지 않겠나. 벌써 업무 제휴를 타진해오는 곳도 있다. 그런 방식을 통해 수익을 내거나 다른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게 급선무이며, 수익적인 측면은 장기적으로 길게 내다보려 한다.”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다지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장 대표는 “요즘 사업하는 게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