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은 9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맞춤형 기업애로 원스톱(One-Stop) 처리 시스템인 ‘강남 기업SOS넷’(giupsos.gangnam.kr)을 구축,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1년여 구정(區政)도 구청 청사를 꼭 닮았다. 과잉과 허세를 덜어내고 내실 있고 알차게 운영해온 것.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표를 깎아먹는’ 일도 불사했다.
재정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해서 각종 문화 및 복지 혜택을 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프로그램과 행사에 내실을 기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가짓수는 좀 줄더라도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자는 게 신 구청장의 신념. 강남구청장이 되기 전 항상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면서 33년간 서울시에 재직한 관록이 구정 전반에 묻어난다. 사교육 1번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공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대책을 실행했다. 공공시설의 공간 재배치를 통해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만든 것은 물론,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보육시설을 만들고 그 수를 계속 확대하는 중이다.
노인문화 및 여가 전문 종합복지관 개관
“우리 구 전체 인구의 8.1%가 어르신입니다. 어르신이 행복해야 강남구도 행복합니다. 9월에는 서울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노인문화 및 여가 전문 종합복지관을 개관했습니다. 그리고 세곡동에 노인전문병원과 요양시설, 실버 커뮤니티 센터를 갖춘 강남 어르신행복타운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취임 후 직접 환경미화원 복장을 하고 새벽 순찰과 거리청소에 나섰던 신 구청장은 요즘 동(洞)주민센터를 수시로 방문해 주민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는 지난 1년여 동안의 성과에 대해 “그럭저럭 만족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 국내 최강 자치구의 수장으로서 1년을 보낸 소감이 어떤지요.
“취임사에서 57만 강남구민에게 ‘경제, 교육, 환경, 복지, 문화,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전국 제일의 강남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죠. 주요 핵심사업은 1~2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신념하에 지난 1년간 후회 없이 일했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는 일에 ‘친절, 절약, 미관, 배려’ 등 이른바 여성 구청장의 강점까지 알파로 보태려 노력했죠.”
▼ 취임 후 강남구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먼저 국제도시로 우뚝 섰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11월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단군 이래 최대 국제행사인 ‘G20 세계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강남구민이 하나가 됐죠. 강남구민의 손님맞이 준비와 협조는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G20 세계정상회의는 강남 발전사에서 영원히 빛날 국제행사로 기록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우리 구가 지난해 10월 주최한 ‘제4차 세계건강도시 국제대회’에는 세계 16개국 107개 도시의 대표 23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고, 8월에는 31개국 1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제15회 세계라켓볼 선수권대회도 열렸습니다. 이제 글로벌 강남의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죠.”
▼ 지난해 취임할 때부터 경제 활성화를 무척 강조했는데, 진척이 있었는지요.
“취임 후 구정을 파악하면서 강남의 국세 기여도, 사업체 수, 대기업의 본사, 상권, 가구당 소득 등 경제 위상을 나타내는 지표가 모두 1위가 아닌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강남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습니다. 기업유치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죠. 전 구민을 명예기업유치위원으로 모신다는 생각으로 뛰었습니다. 구청의 모든 직원도 1인 1기업 유치라는 목표로 뛰고 있어요.”
▼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나요.
“테헤란로에 대기업인 삼성 SDS와 엔지니어링, 캐논카메라, 정보기술(IT) 분야 소규모 벤처기업 등 화학, 제약, 교육, 서비스, 유통 분야 본점을 포함해 55개 기업이 속속 입주했습니다. 제2의 테헤란밸리 붐이 일고 있는 거죠. 지난 1년간 관내에서 1만1754개 일자리도 만들었습니다. 재정은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자리 예산은 오히려 늘리면서 지원한 결과입니다.”
패션 트렌드 주도…패션 특구로 관광객 유치
▼ 구청장의 역량 때문인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한 해묵은 숙제들이 한 번에 풀려가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4월 5일 강남구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 부도심권에서 도심권으로 격상된 거죠. 아파트재건축 계획이 대부분 확정된 것도 기쁩니다. 아파트 재건축은 구민의 주거 안정과 재산가치 보호가 주목적이지만, 착공하면 총 75개 단지 5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 됩니다. 경기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수서-평택 간 KTX 고속철도의 경우도 동탄역이 착공식을 가짐으로써 KTX 수서역 주변 복합개발 계획이 가시화된 점이 가장 기대됩니다. 코엑스 건너편의 한전 부지가 새롭게 개발되면 강남은 세계 국제도시로서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겁니다.”
▼ 강남 ‘의료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의료관광은 성과를 냈는지요.
“강남구는 2300여 개 병·의원이 밀집한 의료도시입니다. 국내 최고의 의료진,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최첨단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죠. 외국인 환자가 2009년 1만60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2만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60% 증가한 3만2000여 명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강남구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 비즈니스, 문화, 예술 중심지라 자처한다. 10월 1일부터 9일까지 ‘2011 강남 패션페스티벌’을 개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페스티벌은 실제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이자 세계를 대표하는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패션 축제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 관광객이 대거 참가했다.
특히 패션페스티벌의 피날레 무대인 한류스타 ‘비’의 공연을 관람하려고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관광객이 대규모로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신 구청장의 말을 빌리면 “일본인의 문의 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비는 강남구 홍보대사였는데, 군 입대 전 한류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마지막 무대로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 최근 강남 패션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패션’하면 명동이라 했는데 그것도 옛말인 것 같습니다.
“강남은 대한민국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패션 중심 도시입니다. 젊은이 사이에서 유행 메카인 로데오거리는 물론, 요즘은 ‘청담동 스타일’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까지 생겨났죠. 지식경제부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청담·압구정 패션특구’를 지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대한민국 패션 일번지로 자리매김했다고 봅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강남구를 글로벌 고급 패션도시로 각인시키는 데 큰 구실을 한 동시에 강남구를 한류관광 1번지로 만드는 데 토대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