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은퇴준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연금복권이 큰 인기를 끄는 것도 노후 불안 심리가 반영된 탓이 크다. 하지만 은퇴준비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금융회사들은 “10억 원이 필요하다”는 식의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금융상품을 권하기 일쑤다.
이에 이화여대 경영학과 여윤경(43·사진 왼쪽) 교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How to save) 못지않게 은퇴 연령별로 자산 소비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How to spend)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같은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김혜경(31) 씨와 함께 ‘은퇴자산 부족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논문을 금융학회지에 발표했다.
“막상 은퇴자산을 10억 원 준비한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고갈 여부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선 일찍부터 자산 축적은 물론 자산 인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죠.”
그가 논문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은퇴자산의 고갈(retirement ruin) 가능성’이다. 즉, 사망하기 전에 자산이 먼저 고갈하는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여 교수는 “투자자산 수익률의 경우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주식 및 채권의 연평균 수익률(8.3%)에서 손실 확률 같은 변동성(주식 23.5%)과 물가상승률(3%)을 제외한 3% 내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사망 시점과 자산 수익률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확률 변수입니다. 이 두 가지는 변동하는 것이라 가정하고, 소비(인출)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은퇴자산의 고갈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은퇴자가 투자자산 가운데 매년 2%만 지출해야 전 연령대에서 은퇴자산 부족 확률을 10%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만일 5억 원을 투자한 55세 은퇴자라면 투자자산 가운데 2%인 1000만 원(월 83만 원)만 소비해야 자산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55세 은퇴자의 기대여명은 85세인데, 자산 대비 지출 비율을 1%로 유지한다면 생존 기간에 자산이 0원이 될 확률은 1.36%에 그친다”고 말했다.
“만일 지출 비율을 5%로 늘리면 자산고갈 확률이 28.01%로 높아지고, 10%로 확대하면 64.78%까지 치솟으므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소비 전략을 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은퇴 이후 소비를 줄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은퇴 후에도 예상치 못한 지출, 예를 들어 의료비 부담 등으로 소비가 급작스럽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고갈로 여생을 힘들게 보내기 싫다면 소비(인출)에도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여 교수의 주장이다.
“논문에서 제시한 소비지출액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은퇴 이전의 삶을 희생해 은퇴자산을 좀 더 늘리거나, 은퇴 이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해 정기적으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둘 다 힘들다면 그냥 부족한 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이화여대 경영학과 여윤경(43·사진 왼쪽) 교수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How to save) 못지않게 은퇴 연령별로 자산 소비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How to spend)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같은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김혜경(31) 씨와 함께 ‘은퇴자산 부족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논문을 금융학회지에 발표했다.
“막상 은퇴자산을 10억 원 준비한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고갈 여부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선 일찍부터 자산 축적은 물론 자산 인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죠.”
그가 논문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은퇴자산의 고갈(retirement ruin) 가능성’이다. 즉, 사망하기 전에 자산이 먼저 고갈하는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여 교수는 “투자자산 수익률의 경우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주식 및 채권의 연평균 수익률(8.3%)에서 손실 확률 같은 변동성(주식 23.5%)과 물가상승률(3%)을 제외한 3% 내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사망 시점과 자산 수익률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확률 변수입니다. 이 두 가지는 변동하는 것이라 가정하고, 소비(인출)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은퇴자산의 고갈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은퇴자가 투자자산 가운데 매년 2%만 지출해야 전 연령대에서 은퇴자산 부족 확률을 10%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만일 5억 원을 투자한 55세 은퇴자라면 투자자산 가운데 2%인 1000만 원(월 83만 원)만 소비해야 자산고갈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55세 은퇴자의 기대여명은 85세인데, 자산 대비 지출 비율을 1%로 유지한다면 생존 기간에 자산이 0원이 될 확률은 1.36%에 그친다”고 말했다.
“만일 지출 비율을 5%로 늘리면 자산고갈 확률이 28.01%로 높아지고, 10%로 확대하면 64.78%까지 치솟으므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소비 전략을 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은퇴 이후 소비를 줄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은퇴 후에도 예상치 못한 지출, 예를 들어 의료비 부담 등으로 소비가 급작스럽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고갈로 여생을 힘들게 보내기 싫다면 소비(인출)에도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여 교수의 주장이다.
“논문에서 제시한 소비지출액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은퇴 이전의 삶을 희생해 은퇴자산을 좀 더 늘리거나, 은퇴 이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해 정기적으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둘 다 힘들다면 그냥 부족한 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