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 TV를 일컫는 말 중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보여주는 영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는 TV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TV는 즐거움을 주고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하며 사회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TV는 때론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현명하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TV가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TV의 기능이 더욱 많아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한 TV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면 ‘집’의 기능에 보다 충실하게 변모할 것이다. 심심할 때 찾아보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뿐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고 집 안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대는 ‘스마트TV’라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TV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실시간 시청 외에 인터넷으로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TV를 지칭한다. 브라우저로 인터넷 서핑도 하고 오픈마켓에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다운로드받아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V라는 게 일반적 개념이다.
다양한 서비스 가능 ‘가전의 꽃’
1월 6일(현지 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CES) 2011’은 TV의 미래 그리고 그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를 내다보는 통로가 됐다. 이 행사의 가장 큰 이슈를 꼽는다면 단연 스마트TV였다. 대표적인 글로벌 TV업체가 모두 스마트TV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파나소닉, 샤프전자, 소니, JVC 등이 모두 스마트TV를 전시하고 새로운 기능을 뽐냈다. 2010년이 3차원(3D) TV의 원년이었다면, 새해는 스마트TV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 간 자존심을 건 대결이 예고된다. CES는 사실상 스마트TV 전쟁의 전초전이었던 셈.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어플 확보와 디지털 기기 인터페이스 기능에 중점을 뒀다. 3D 그래픽도 지원한다. 소셜 기능을 결합해 친구가 추천하는 영화·DVD를 함께 감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에서 엿볼 수 있듯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전략은 동맹군 확보다.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도 CES에서 삼성의 주요 전략을 ‘우군 만들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런 전략으로 차별화된 어플과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UI)을 선보이겠다는 뜻이다.
LG전자의 스마트TV는 쉽고 빠른 콘셉트를 특징으로 한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커서가 움직이는 매직 모션 리모컨을 공개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똑똑한 TV’의 모습을 공개했다. 콘텐츠 전략은 우선 주문형 영상서비스(VoD)에 중점을 뒀다. 소니는 풀 브라우징 기술, 구글 맵스, G메일을 쓸 수 있는 구글TV를 전시했다. VoD를 비롯한 콘텐츠가 다소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구글TV의 미래 모습을 보여준 전시였다. 여기에 방송장비 생산업체들 역시 셋톱박스를 통해 TV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분리형 스마트TV를 개발해 전시하면서 대열에 가세했다.
스마트TV 시장은 올해 5600만 대에서 2013년 1억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ES를 기점으로 TV 제조업체들은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TV는 시장 규모에서나 기술에서나 ‘가전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TV 시장은 2009년 기준 1042억 달러였으며 2010년에는 사상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해 세계 TV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되겠지만, 절대적 시장규모는 단일 품목으로 세계 최고다.
시청 형태 바꾸는 편리한 기기 될 것
CES에서 펼쳐진 기술 전쟁이 곧바로 시장에서 나타나진 않는다. 2~3년 후의 모습을 CES를 통해 볼 수 있다. 향후 주력으로 삼을 제품이 무엇인지 엿보는 수준이다. 더욱이 2~3년 후 실제로 기술의 대전이 시장의 대전으로 나타날지조차 알 수 없다. 사실 스마트TV는 현실에서 아직 멀기만 하다.
무엇보다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문제다. 세계 최대 IT 쇼이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CES에서 화려하게 선을 보였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현실을 직시하면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스마트TV는 고사하고 시장은 이제 아날로그TV를 갓 벗어난 수준이다. 국내 디지털TV 보급률은 60% 수준. 그것도 2012년 디지털 전환을 앞둔 상황인데 그렇다.
이제 막 디지털TV로 바꿨는데, 과연 소비자들이 곧바로 스마트TV를 구매할까? 소비자는 너무 자주 바뀌는 기술의 진보에 피로를 느낀다. 지난해만 해도 온통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TV로 떠들썩했는데 1년도 못 가 스마트TV가 세상의 모든 것인 것처럼 말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변화를 외면할 확률이 크다. 스마트TV가 3D 영상을 지원한다 해도 소비자의 태도가 별반 변화할 것 같지 않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TV의 인지도는 성인 1000명 중 29.2%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스마트TV 구매 의향도 33.6%로 높은 편은 아니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가 보유한 TV 유형은 LCD TV(40%)와 일반 브라운관 TV (37.1%)가 가장 많았다. 전체 가정의 절반 이상이 2008년 이후 최근 3년 사이 TV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TV 교체수요가 10년에 가깝다는 사실에 견주었을 때 스마트TV 시장 형성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TV를 혁신적인 TV로 보는 것이 아니라 PC에 가까운 기기로 보는 인식도 개발업체들이 고려해야 할 요소다. 소비자만이 아니다. 방송사업자나 정책 입안자들도 스마트TV 시대를 먼 미래로 생각한다. 미리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는 수준이다. 어딜 가나 스마트TV 이야기지만 대부분이 전략수립에 그칠 뿐 당장 서비스에 접목하는 시도는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스마트TV는 TV 시청 형태를 바꾸는 혁신적인 기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수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에 굳이 유료방송에 가입하면서 TV를 시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편리함 때문이다. TV의 시청 형태는 린백(Lean Back)이다. 소파에 기대앉아 리모컨 하나를 쥐고 채널링을 하면서 즐기는 게 TV 시청의 진면목이다. 하지만 PC는 다르다. 린포워드(Lean Forward)라는 말처럼 몸을 모니터 쪽으로 숙여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한다.
따라서 이것저것 다양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TV가 전통적인 TV의 시청 형태를 바꿔놓으려면, TV 앞으로 가기를 거부하는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워풀한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TV에서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생활에 유용한 어플과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시간 채널보다 편리하거나 더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가격이 비싸다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스마트폰 시대를 어플이 열었던 만큼 스마트TV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어플이 쏟아질 수 있는 장을 여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TV의 기능이 더욱 많아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한 TV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면 ‘집’의 기능에 보다 충실하게 변모할 것이다. 심심할 때 찾아보는 엔터테인먼트 기능뿐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고 집 안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대는 ‘스마트TV’라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TV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실시간 시청 외에 인터넷으로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TV를 지칭한다. 브라우저로 인터넷 서핑도 하고 오픈마켓에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다운로드받아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V라는 게 일반적 개념이다.
다양한 서비스 가능 ‘가전의 꽃’
1월 6일(현지 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CES) 2011’은 TV의 미래 그리고 그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를 내다보는 통로가 됐다. 이 행사의 가장 큰 이슈를 꼽는다면 단연 스마트TV였다. 대표적인 글로벌 TV업체가 모두 스마트TV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파나소닉, 샤프전자, 소니, JVC 등이 모두 스마트TV를 전시하고 새로운 기능을 뽐냈다. 2010년이 3차원(3D) TV의 원년이었다면, 새해는 스마트TV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 간 자존심을 건 대결이 예고된다. CES는 사실상 스마트TV 전쟁의 전초전이었던 셈.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어플 확보와 디지털 기기 인터페이스 기능에 중점을 뒀다. 3D 그래픽도 지원한다. 소셜 기능을 결합해 친구가 추천하는 영화·DVD를 함께 감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에서 엿볼 수 있듯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전략은 동맹군 확보다.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도 CES에서 삼성의 주요 전략을 ‘우군 만들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런 전략으로 차별화된 어플과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UI)을 선보이겠다는 뜻이다.
LG전자의 스마트TV는 쉽고 빠른 콘셉트를 특징으로 한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커서가 움직이는 매직 모션 리모컨을 공개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똑똑한 TV’의 모습을 공개했다. 콘텐츠 전략은 우선 주문형 영상서비스(VoD)에 중점을 뒀다. 소니는 풀 브라우징 기술, 구글 맵스, G메일을 쓸 수 있는 구글TV를 전시했다. VoD를 비롯한 콘텐츠가 다소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구글TV의 미래 모습을 보여준 전시였다. 여기에 방송장비 생산업체들 역시 셋톱박스를 통해 TV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분리형 스마트TV를 개발해 전시하면서 대열에 가세했다.
스마트TV 시장은 올해 5600만 대에서 2013년 1억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ES를 기점으로 TV 제조업체들은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TV는 시장 규모에서나 기술에서나 ‘가전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TV 시장은 2009년 기준 1042억 달러였으며 2010년에는 사상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해 세계 TV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되겠지만, 절대적 시장규모는 단일 품목으로 세계 최고다.
시청 형태 바꾸는 편리한 기기 될 것
CES에서 펼쳐진 기술 전쟁이 곧바로 시장에서 나타나진 않는다. 2~3년 후의 모습을 CES를 통해 볼 수 있다. 향후 주력으로 삼을 제품이 무엇인지 엿보는 수준이다. 더욱이 2~3년 후 실제로 기술의 대전이 시장의 대전으로 나타날지조차 알 수 없다. 사실 스마트TV는 현실에서 아직 멀기만 하다.
무엇보다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문제다. 세계 최대 IT 쇼이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CES에서 화려하게 선을 보였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현실을 직시하면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스마트TV는 고사하고 시장은 이제 아날로그TV를 갓 벗어난 수준이다. 국내 디지털TV 보급률은 60% 수준. 그것도 2012년 디지털 전환을 앞둔 상황인데 그렇다.
이제 막 디지털TV로 바꿨는데, 과연 소비자들이 곧바로 스마트TV를 구매할까? 소비자는 너무 자주 바뀌는 기술의 진보에 피로를 느낀다. 지난해만 해도 온통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TV로 떠들썩했는데 1년도 못 가 스마트TV가 세상의 모든 것인 것처럼 말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변화를 외면할 확률이 크다. 스마트TV가 3D 영상을 지원한다 해도 소비자의 태도가 별반 변화할 것 같지 않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TV의 인지도는 성인 1000명 중 29.2%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스마트TV 구매 의향도 33.6%로 높은 편은 아니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가 보유한 TV 유형은 LCD TV(40%)와 일반 브라운관 TV (37.1%)가 가장 많았다. 전체 가정의 절반 이상이 2008년 이후 최근 3년 사이 TV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TV 교체수요가 10년에 가깝다는 사실에 견주었을 때 스마트TV 시장 형성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게다가 스마트TV를 혁신적인 TV로 보는 것이 아니라 PC에 가까운 기기로 보는 인식도 개발업체들이 고려해야 할 요소다. 소비자만이 아니다. 방송사업자나 정책 입안자들도 스마트TV 시대를 먼 미래로 생각한다. 미리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는 수준이다. 어딜 가나 스마트TV 이야기지만 대부분이 전략수립에 그칠 뿐 당장 서비스에 접목하는 시도는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스마트TV는 TV 시청 형태를 바꾸는 혁신적인 기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수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에 굳이 유료방송에 가입하면서 TV를 시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편리함 때문이다. TV의 시청 형태는 린백(Lean Back)이다. 소파에 기대앉아 리모컨 하나를 쥐고 채널링을 하면서 즐기는 게 TV 시청의 진면목이다. 하지만 PC는 다르다. 린포워드(Lean Forward)라는 말처럼 몸을 모니터 쪽으로 숙여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한다.
따라서 이것저것 다양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TV가 전통적인 TV의 시청 형태를 바꿔놓으려면, TV 앞으로 가기를 거부하는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파워풀한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TV에서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생활에 유용한 어플과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시간 채널보다 편리하거나 더 즐거움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가격이 비싸다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스마트폰 시대를 어플이 열었던 만큼 스마트TV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어플이 쏟아질 수 있는 장을 여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