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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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대공미사일 철매-2 원형 북한도 갖고있다

10월 10일 북한군 열병식에 S-300 등장...한국 공군 공격편대군 구성 바꿔야 할 듯

  • 이정훈 동아일보 논설위원 hoon@donga.com

    입력2010-10-22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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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대공미사일 철매-2 원형 북한도 갖고있다

    1 한국이 S-400을 참조해 만든 철매-3은 8개의 발사관을 한 트럭에 탑재한다. 2 한국의 뛰어난 IT기술과 전자산업 발전 덕분에 철매의 레이더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조선노동당 65주년인 10월 1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남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대동하고 1만여 명(추산)의 인민군이 벌인 열병식을 지켜봤다. 북한은 김정은 세습을 만방에 알리고자 작심한 듯 80여 명의 외국기자를 불러들여 취재케 했다. 그러나 TV 화면은 북한 중앙방송이 찍은 것만 송출케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화면을 통해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미사일 중 하나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3000~4000km를 날아갈 수 있어, 오키나와나 괌 등 동북아의 미군 전진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일본 전역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그동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포동을 세 차례 실험 발사했다. 발사 전, 전 한미연합군은 미군 첩보위성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그런데 한미연합군이 갖고 있던 북한 지도는 옛 지명이 적힌 것이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미사일이 제작되는 곳의 지명이 대포동(大浦洞)이라, 한미연합군은 이 미사일을 ‘대포동’이라 명명했다.

    그런데 북한은 대포동을 발사하면서 발사처를 ‘무수단리(里)’라고 발표했다. 이후 무수단리를 정기적으로 감시하던 한미연합군은 대포동과 다른 미사일이 제작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새 지명을 따 ‘무수단’이라 명명했다. 핵탄두 무게는 500kg 이상이다. 대포동에 실린 인공위성의 무게는 100kg 내외여서 대포동은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일 수 있다. 하지만 무수단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지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소련이 적 항공기 잡기 위해 개발



    무수단은 1960년대 소련이 지상이나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발해 핵탄두를 탑재했던 ‘SS-N-6’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흡사하다. 이 때문에 일본은 SS-N-6과 비슷한 미사일이 등장하자 북한이 무수단 개발을 완료한 것 같다고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일본이 무수단 미사일에 놀랐다면, 한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S-300’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때문에 긴장했다.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인 무수단과 달리 S-300은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이다(대공 미사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S-300은 소련이 적 항공기를 잡기 위해 개발한 것인데, 이후 신기술을 접목한 최신형은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한국은 최신형 S-300과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놓고 고민하다 패트리어트를 선택한 적이 있다.

    천안함 격침사건 이후 한미연합군은 무력시위성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10월 15일부터 22일 사이 한미 공군은 한반도 서부 공역(空域)에서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의 핵심은 한미 양군에서 250여 명의 조종사가 참여한 대규모 공격편대군(攻擊編隊群) 연습이었다. 7월 25일부터 28일 사이의 연합훈련 때에는 한국 공군기들과 조지워싱턴 항모에서 이함(離艦)한 미 해군기들이 경기도 승진사격장에서 공격편대군 공격을 연습했다.

    영어로 ‘패키지 스트라이크(Package Strike)’라고 하는 공격편대군 공격은 ‘항공작전의 꽃’이다. 이 공격의 선봉은 최강의 공대공 전투기들이 맡는다.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공대공 전투기들은 막아서는 적기를 무조건 격추하며 침투로를 뚫는다. 그 뒤를 방해전파를 쏴 적 레이더를 무력화하는 전자전기(電子戰機)들이 따라간다. 레이더가 먹통이 되면 적은 대공미사일이나 대공포를 쏠 수 없어 아군 전투기들이 안전하게 침투할 수 있다.

    뒤이어 육중한 무장을 한 1파 공대지 전투기들이 따라간다. 이들의 임무는 전자전기의 공격으로 잠시 눈이 먼 적의 레이더 기지와, 표적을 찾지 못해 헤매는 적 대공포와 대공미사일 기지에 폭탄을 떨어뜨려 초토화하는 것. 2파 공대지 전투기들은 더 깊숙이 날아가 적 지휘부와 공군기지, 미사일기지 등 핵심 전쟁시설을 파괴한다. 그 뒤로 3파, 4파의 공대지 전투기들이 날아가 종심 공격을 한다.

    이러한 공대지 전투기 뒤에 공중조기경보기가 따라간다. 경보기는 반경 600km를 볼 수 있는 레이더로 적기와 적이 쏜 미사일을 찾아내 알려주며, 아군기를 종합적으로 통제하고 지휘하는 사령관 역할을 한다.

    항공기는 이륙할 때 연료를 가장 많이 쓴다. 따라서 많은 무장을 달고 이륙하면 정작 작전할 때 연료가 부족해진다. 이럴 때 급유기가 다가가 공중급유를 한다.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항공기에도 후방에 떠 있던 급유기가 비상 급유를 한다.

    공격편대군의 역할은 일거에 적의 전쟁 수행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마비전이 성공하면 지상군은 잔적(殘敵)을 소탕해 전쟁을 마무리한다. 한미연합군이 공격편대군 연습을 반복하는 것은 11월로 예정된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에게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습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 S-300 공개로 보인다. 북한이 보여준 S-300은 구형이지만 북한이 이 미사일을 보유한 것이 분명하다면 한미연합군은 공격편대군 구성을 바꿔야 한다.

    F-4 전투기는 F-15K만큼 많은 폭탄을 달 수 있지만 구형이어서 느리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북한군이 레이더를 작동해 S-300을 발사하면 격추될 수 있다. 발사된 S-300을 피할 수 있는 것은 KF-16이나 F-15K 같은 최신형 전투기다. 북한군의 S-300 보유가 확실하다면 한미연합군은 최신형 전투기만으로 공격편대군을 구성해야 한다.

    북한은 ‘깜짝 쇼’와 허장성세의 대가다. 한미연합군의 훈련에 대응하려고 10월 10일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했다면 가짜 무수단과 S-300을 보여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입을 다문다. “열병식에 나온 것이 무수단과 S-300이 분명한가”라는 질문에 국방부 측은 “어떠한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대답만 내놓고 있다.

    가짜 미사일 보여줬을 가능성도

    국산 대공미사일 철매-2 원형 북한도 갖고있다

    1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단독으로 찍어 세계로 보낸 방송 화면에 S-300용 레이더가 잡혔다(중국 TV로 방영된 화면). 2 10월 10일 열병식에는 S-300 미사일 발사관 2개를 실은 트럭이 모습을 나타냈다.

    2007년 한국이 선택한 미국산 패트리어트는 독일군이 쓰던 중고다. 중고 패트리어트는 한국형 대공미사일이 개발될 때까지 한국 영공을 지켜야 한다. 1999년부터 한국형 대공미사일 개발사업에 들어간 한국은 2006년 한국형 대공미사일 ‘철매’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를 개량해 명중률을 크게 높인 ‘철매-2’를 개발, 지난 7월 실험 발사에 성공했다. 철매-2는 실전용이다. 철매를 개발할 때 한국이 많이 참조한 것이 S-300 미사일을 발전시킨 S-400 미사일이다. 공교롭게도 남북한은 러시아의 S-300 미사일계열로 하늘을 지키게 된 셈이다.

    초기형 S-300은 4개의 발사관을 한 트럭에 실었으나 북한이 공개한 S-300은 2개의 발사관을 한 트럭에 실었다. 이는 트럭이 작기 때문인데, 과거 중국군의 운영방식이다. 때문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S-300을 도입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으로부터 연어급 잠수정을 제공받은 이란이 공급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한다.

    한국이 개발한 철매는 한 트럭에 대개 8개의 발사관을 싣는다. 철매의 레이더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뛰어난 IT기술과 전자산업 발전 덕분에 최신형으로 구성됐다. 한 뿌리에서 나왔지만 기술력과 자본력 차이로 남과 북의 대공미사일은 크게 달라진 성능과 모습을 갖게 됐다. 분단은 사람뿐 아니라 무기도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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