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아름다운 여인네가 그네를 타는 단오 풍경(신윤복 ‘단오도’)에 ‘거대한’ 스머프가 침입했습니다. 몸통은 파란데, 얼굴은 살갗이 완전히 벗겨져 있네요. 피범벅 얼굴을 자세히 보니 온갖 화려한 문양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오브제들. 그래서일까, 더욱 눈길이 갑니다. 재미교포 작가 톰 리(Tom Lee)의 ‘Shin Guru Tangle’이란 작품인데요. 그는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화폭에 옮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조각물, 또한 무척 낯섭니다. 천장에 매달린 삐쭉삐쭉한 모양, 어마어마한 크기의 향나무 조각물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같은데요. 자세히 살펴보니 대도시 빌딩 숲의 모습입니다. 뉴욕에서 10여 년 살아온 작가 박지현 씨의 작품 ‘Uptown, Uptown’으로, 뉴욕의 부촌인 업타운을 축소해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놓았습니다. 그는 “눈앞에 있지만 손에 닿지 않는 뉴욕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헤매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진술이기도 하다”고 말했어요.
10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1, 2전시실에서 열리는 2010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당선작 전시 ‘당신과 나의 삶이 이항(移項)할 때-The moment of transposition’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입니다.
이 전시의 기획자인 황진영(37) 씨는 홍익대 미대 조소과 졸업 후 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면서 활동했는데요. 문득 ‘한국에서의 나’와 ‘미국에서의 나’는 같지만 또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다름을 ‘이항’이라고 정의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작가 다섯 명(김지은, 박경근, 박지현, 로버트 리, 톰 리)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항을 그려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누구나 환경이 달라지면 삶의 방식도 달라집니다. 장소뿐 아니라 시간이나 상황, 심지어 같이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나’란 존재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요. 짝사랑하던 사람 앞에서의 내 모습과 친한 친구와 함께할 때의 내 모습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전시의 작품들은 낯설지만, 그 낯섦을 계속 바라보면 어느 순간 무척 정겨워집니다. 불을 끄면 처음엔 어두워도 점점 익숙해지듯 말이죠. 황진영 씨가 말했습니다. “이항을 글로 표현하는 게 무척 힘들다. 와서 보면 무슨 뜻인지 안다”고. 저 역시 글로 옮기려니 힘드네요. 그냥 전시실로 와서 봐보시라니까요. 문의 02-2020-2060
동아미술제 전시기획 공모란?
1978년 시작된 동아미술제는 그동안 작품 공모를 하다가 2006년부터 전시기획 공모로 틀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신진 기획자를 양성해 급변하는 국내외 미술계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당선된 전시기획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전시에 필요한 경비 2000만 원, 전시 장소를 제공한다. 개인뿐 아니라 단체로도 공모할 수 있다.
이 조각물, 또한 무척 낯섭니다. 천장에 매달린 삐쭉삐쭉한 모양, 어마어마한 크기의 향나무 조각물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같은데요. 자세히 살펴보니 대도시 빌딩 숲의 모습입니다. 뉴욕에서 10여 년 살아온 작가 박지현 씨의 작품 ‘Uptown, Uptown’으로, 뉴욕의 부촌인 업타운을 축소해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놓았습니다. 그는 “눈앞에 있지만 손에 닿지 않는 뉴욕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헤매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진술이기도 하다”고 말했어요.
10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1, 2전시실에서 열리는 2010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당선작 전시 ‘당신과 나의 삶이 이항(移項)할 때-The moment of transposition’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입니다.
이 전시의 기획자인 황진영(37) 씨는 홍익대 미대 조소과 졸업 후 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면서 활동했는데요. 문득 ‘한국에서의 나’와 ‘미국에서의 나’는 같지만 또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다름을 ‘이항’이라고 정의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작가 다섯 명(김지은, 박경근, 박지현, 로버트 리, 톰 리)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항을 그려내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누구나 환경이 달라지면 삶의 방식도 달라집니다. 장소뿐 아니라 시간이나 상황, 심지어 같이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나’란 존재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요. 짝사랑하던 사람 앞에서의 내 모습과 친한 친구와 함께할 때의 내 모습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전시의 작품들은 낯설지만, 그 낯섦을 계속 바라보면 어느 순간 무척 정겨워집니다. 불을 끄면 처음엔 어두워도 점점 익숙해지듯 말이죠. 황진영 씨가 말했습니다. “이항을 글로 표현하는 게 무척 힘들다. 와서 보면 무슨 뜻인지 안다”고. 저 역시 글로 옮기려니 힘드네요. 그냥 전시실로 와서 봐보시라니까요. 문의 02-2020-2060
동아미술제 전시기획 공모란?
1978년 시작된 동아미술제는 그동안 작품 공모를 하다가 2006년부터 전시기획 공모로 틀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신진 기획자를 양성해 급변하는 국내외 미술계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당선된 전시기획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전시에 필요한 경비 2000만 원, 전시 장소를 제공한다. 개인뿐 아니라 단체로도 공모할 수 있다.
1 박지현 ‘Uptown, Uptown’ 2 톰 리 ‘Shin Guru Tang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