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보다 심각한 문제는 태어나는 아기들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고령과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자연 임신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임신을 해도 건강하지 못한 아기가 태어나는 거죠. 실제 저체중아나 미숙아로 태어나면, 평생 걸릴 질환을 예약해놓은 것과 같아요. 이렇듯 고위험군 부모는 늘지만, 정작 이들은 별다른 계획이나 준비 없이 아기를 낳으려고 합니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준비 없이 임신하는 건 아기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자 부모로서의 책임을 유기하는 것”이라며 “계획하고 준비해야 자연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며, 튼튼하고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다수 부모와 예비 부모는 ‘계획 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간동아’가 ‘마크로밀 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20~40대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6월 23~24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9명(89.5%)이 ‘계획 임신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 하지만 그 이유로 정작 중요한 ‘산모나 아이의 건강’(24.2%)보다 ‘가정의 경제적 상황’(63.4%)이라고 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상자 기사 참조).
“임신 후 병원에 오면, 해줄 게 없다”
더구나 ‘계획 임신을 하겠다’는 생각과 달리, 실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일병원이 2009년 4월 임신부 12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계획 임신율은 50%밖에 안 됐고, 특히 기형아 예방에 효과가 있는 엽산제를 임신 전 3개월부터 꾸준히 복용한 산모는 고작 10%에 그쳤다. CHA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희진 교수도 “임신 중 풍진 감염은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데, 내원한 산모 중 임신 전에 풍진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마더세이프 전문 상담 센터(www. motherisk.or.kr)의 연구에 따르면,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한 산모는 계획 임신을 한 산모보다 약물, 술, 담배, 방사선 등 위험요인에 2~3배 더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정열 센터장(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임신 후 병원에 오면, 이미 태아는 온갖 위험요인을 접한 상태라 의료진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임신을 원한다면 부부 모두 ‘임신 전 검사’를 받고 미리미리 몸 관리를 하는 등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계획 임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6년부터 ‘모자(母子)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고 조산을 줄이자’는 ‘The Healthy People 2010’ 캠페인을 진행해왔는데, 여기서도 ‘수정 전 건강 증진’과 ‘계획 임신’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나라도 대형 병원 및 산부인과 전문병원 중심으로 계획 임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계획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계획 임신을 위해 예비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남편은 최소 6개월, 아내는 4개월 전부터 ‘임신에 최적화된 몸만들기’에 돌입해야 한다. 그런데 왜 남편이 아내보다 긴 시간인 6개월이 필요한 걸까. 오늘 수정되는 정자(精子)가 언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면,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정자는 사정되기 2~3일, 또는 1주일 전에 생성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88일, 약 3개월 전이다. 원시 정모세포로부터 태어난 ‘아기’ 정자가 자라 ‘성인’ 정자가 되는 데 74일, 활기차게 꼬리치며 운동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추가로 14일이 걸린다. 즉, 오늘 정자가 세상 밖으로 나와 제대로 ‘정자 구실’을 하려면, 3개월 전 이미 남성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에 찌든 몸이 회복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리기에 총 6개월이 필요한 것. 반면 아내는 난자(卵子)가 1개월마다 생성되기 때문에 총 4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아내도 남편과 함께 6개월 전부터 준비하면 더욱 좋다.
몸이 건강해야 정자, 난자도 건강하다!
계획 임신을 위해 ‘임신 전 검사’와 금연, 금주는 기본 중 기본이다. 불균형한 영양과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맏사위나 맏며느릿감처럼 뚱뚱해도, 김연아처럼 날씬해도 자연 임신에 좋지 않다. 과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직장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다. 취미생활과 여행, 반신욕 등을 즐기고 근무시간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남성과 여성 모두 엽산제를 비롯해 종합비타민제를 먹는다. 몸이 편안하고 건강해야 정자와 난자도 건강하다(상자 기사 참조).
대다수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임신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자연 임신과 출산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실제 35세 이하의 건강한 남녀라도 1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임신해 출산에 이를 확률은 30%에 그치고, 35세 이상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그렇기에 ‘웨딩 플랜’ 이상으로 ‘베이비 플랜’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난임은 있어도 불임은 없다”고 말한다. 신이 인간에게 준 임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점검·개선하는 등 계획적으로 준비한다면, 누구나 자연 임신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
박문일 교수는 이렇게 당부했다.
“아기를 가지기 전 6개월만 노력하면 더 건강하고 훨씬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 아이의 인생은 이 시기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준비 없이 임신하는 건 아기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자 부모로서의 책임을 유기하는 것”이라며 “계획하고 준비해야 자연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며, 튼튼하고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다수 부모와 예비 부모는 ‘계획 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간동아’가 ‘마크로밀 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20~40대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6월 23~24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9명(89.5%)이 ‘계획 임신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 하지만 그 이유로 정작 중요한 ‘산모나 아이의 건강’(24.2%)보다 ‘가정의 경제적 상황’(63.4%)이라고 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상자 기사 참조).
“임신 후 병원에 오면, 해줄 게 없다”
더구나 ‘계획 임신을 하겠다’는 생각과 달리, 실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일병원이 2009년 4월 임신부 12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계획 임신율은 50%밖에 안 됐고, 특히 기형아 예방에 효과가 있는 엽산제를 임신 전 3개월부터 꾸준히 복용한 산모는 고작 10%에 그쳤다. CHA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희진 교수도 “임신 중 풍진 감염은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데, 내원한 산모 중 임신 전에 풍진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마더세이프 전문 상담 센터(www. motherisk.or.kr)의 연구에 따르면,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한 산모는 계획 임신을 한 산모보다 약물, 술, 담배, 방사선 등 위험요인에 2~3배 더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정열 센터장(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임신 후 병원에 오면, 이미 태아는 온갖 위험요인을 접한 상태라 의료진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임신을 원한다면 부부 모두 ‘임신 전 검사’를 받고 미리미리 몸 관리를 하는 등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계획 임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2006년부터 ‘모자(母子)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고 조산을 줄이자’는 ‘The Healthy People 2010’ 캠페인을 진행해왔는데, 여기서도 ‘수정 전 건강 증진’과 ‘계획 임신’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나라도 대형 병원 및 산부인과 전문병원 중심으로 계획 임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계획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계획 임신을 위해 예비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남편은 최소 6개월, 아내는 4개월 전부터 ‘임신에 최적화된 몸만들기’에 돌입해야 한다. 그런데 왜 남편이 아내보다 긴 시간인 6개월이 필요한 걸까. 오늘 수정되는 정자(精子)가 언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면,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정자는 사정되기 2~3일, 또는 1주일 전에 생성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88일, 약 3개월 전이다. 원시 정모세포로부터 태어난 ‘아기’ 정자가 자라 ‘성인’ 정자가 되는 데 74일, 활기차게 꼬리치며 운동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추가로 14일이 걸린다. 즉, 오늘 정자가 세상 밖으로 나와 제대로 ‘정자 구실’을 하려면, 3개월 전 이미 남성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에 찌든 몸이 회복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리기에 총 6개월이 필요한 것. 반면 아내는 난자(卵子)가 1개월마다 생성되기 때문에 총 4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아내도 남편과 함께 6개월 전부터 준비하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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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건강해야 정자, 난자도 건강하다!
계획 임신을 위해 ‘임신 전 검사’와 금연, 금주는 기본 중 기본이다. 불균형한 영양과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맏사위나 맏며느릿감처럼 뚱뚱해도, 김연아처럼 날씬해도 자연 임신에 좋지 않다. 과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직장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다. 취미생활과 여행, 반신욕 등을 즐기고 근무시간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남성과 여성 모두 엽산제를 비롯해 종합비타민제를 먹는다. 몸이 편안하고 건강해야 정자와 난자도 건강하다(상자 기사 참조).
대다수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임신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자연 임신과 출산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실제 35세 이하의 건강한 남녀라도 1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임신해 출산에 이를 확률은 30%에 그치고, 35세 이상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그렇기에 ‘웨딩 플랜’ 이상으로 ‘베이비 플랜’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난임은 있어도 불임은 없다”고 말한다. 신이 인간에게 준 임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점검·개선하는 등 계획적으로 준비한다면, 누구나 자연 임신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
박문일 교수는 이렇게 당부했다.
“아기를 가지기 전 6개월만 노력하면 더 건강하고 훨씬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 아이의 인생은 이 시기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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