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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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김창완 그 걸출한 아티스트

김창완 Complete Solo Recordings 1983~1995

  • 현현 대중음악평론가 hyeon.epi@gmail.com

    입력2010-05-17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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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울림 김창완 그 걸출한 아티스트

    한국의 밥 딜런, 김창완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

    밥 딜런은 1959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총 34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다. 밥 딜런이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대중음악의 환경 변화에 따라 자신의 음악도 조금씩 변화시키며 작품세계를 유지하고 MTV의 부흥, 음반의 멸망 등 어떤 문화재난 속에서도 거장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아티스트가 존재한다. 바로 김창완이다.

    김창완은 1970년대 등장해 대중음악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으면서 주류 아티스트로서, 프로듀서로서, 밴드 뮤지션이며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로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한마디로 ‘모든 위치’에서 활동해왔다. 그 기록이 박스 세트로 묶여 출시됐다.

    1983년은 그룹 산울림의 최전성기다. 9집 앨범을 발표하고, 2장의 베스트 음반을 냈다. 그런 가운데 밴드의 프런트맨인 김창완은 기타 한 대를 들고 자신만의 음반인 ‘기타가 있는 수필’을 발표했다. 이 음반은 한국 포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반인데 그중 ‘그래 걷자’는 김창완 특유의 어두운 정서에 섬광과 같은 작가 정신이 담긴 넘버다. 근래 CF를 통해 기억되는 ‘어머니와 고등어’도 이 음반에 들어 있다. 서민 정서를 잘 이용하는 김창완의 재치가 엿보이는 곡이다. 인순이가 리메이크했던 ‘비닐장판 위의 딱정벌레’도 들을 수 있다.

    그렇게 산울림의 전성기를 마감한 그는 TV 드라마 음악으로 새로운 창구를 마련했다. 그 기록이 이번 컴필레이션의 두 번째 CD다. 드라마계 거장으로 불리는 이장수 PD가 작사하고 김창완이 노래를 만든 곡이 다수 수록돼 있다. 맨 앞에 나오는 곡이 동요집을 내기도 했던 김창완이 어린이의 정서를 담아낸 ‘꼬마야’다. 두 번째 CD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곡은 ‘안녕’일 것이다. 구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이 곡은 TV 드라마 외에도 이규형 감독의 ‘철수와 미미의 청춘 스케치’에 삽입돼 30, 40대의 추억 한쪽을 장식한다.

    이번 컴필레이션은 첫 번째 CD가 포크, 두 번째가 OST를 담았다면 세 번째는 영원한 로커로 남고 싶었던 김창완을 보여준다. 산울림 시절부터 계속된 직선적인 록 스타일을 들려주는 ‘추신’으로 시작해 김창완이 부르지 않았으면 단순한 트로트로 들렸을 법한 ‘비디오만 보았지’나 컨트리 스타일의 ‘점심시간 칼국수집’ 등 다양한 장르의 향연이 펼쳐진다.



    장기하, 김형태 등 그의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현역에 있는 가운데 전설 자체인 본인이 계속 활동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김창완은 이렇게 다양하게 재조명할 필요가 있어 더욱 재미있는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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