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
박연차 씨 돈 건넨 직후 여러 건 거래
그러나 박 회장은 ‘올 것이 왔다’는 듯 “연씨가 노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 인근의 화포천 개발 사업을 한다면서 먼저 돈을 요구했다”며 연씨에게 전달한 돈이 퇴임 이후 봉하마을의 발전과 생태 복원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배려’였음을 인정해 파란을 예고했다. 오래전부터 ‘찰떡궁합’ 사이였던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이 가세한 구도에 ‘봉하마을’까지 개입된 양상이다.
경상남도 진영읍 본산리 2△-△번지에서 갈라진 두 필지의 등기부등본. 2006년 노건평 씨가 가등기까지 해가며 매입한 이 땅을 지난해 12월20일 건평 씨가 구속된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들였다.
한편 ‘주간동아’는 지난해 12월20일 노 전 대통령이 건평 씨 소유의 본산리 2X-X 전답 일부를 사들인 사실을 단독 확인했다. 이 땅은 건평 씨가 2006년 가등기를 설정하면서까지 매입한 땅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거래라 보기엔 매입 경위가 석연치 않다 하겠다. 더구나 매매로 명의가 바뀐 시점은 12월4일 건평 씨가 구속된 이후다. 형제간 거래가 옥중 부동산 매매 형식으로 이뤄진 셈이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형 명의의 땅을 사들인 것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이 사들인 땅은 2△-△번지로부터 분할된 두 필지로, 423㎡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 필지(271㎡)는 노 전 대통령이 매입할 때부터 본인과 권양숙 여사가 절반씩 공유하는 것으로 명의가 설정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06년 12월 박 회장의 측근이자 정산개발 전 대표이사 정승영 씨에게서 현재 거주 중인 사저 용지 4290㎡(본산리 30-6번지)와 30-7, 8번지를 매입한 뒤 2년 만에 봉하마을 부동산 추가 매입에 나섰다. 노건평·무현 형제의 봉하마을 ‘접수’가 본격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