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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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환상호흡 ‘동명이인 요리왕’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12-10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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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환상호흡 ‘동명이인 요리왕’
    ‘이권복 씨들’은 1993년 처음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당시 국내 유명 호텔의 요리사로 근무하던 이권복(46·호서전문대 호텔조리제과제빵과 교수·사진 왼쪽) 씨가 푸드 전문지에 기고한 글을 역시 호텔 요리사로 근무하던 이권복(41·서울 메이필드호텔 조리장) 씨가 읽고 동명이인의 선배 요리사에게 편지를 보낸 것.

    “편지를 받고 바로 연락해서 만났어요. 정말 신기하고 반갑더라고요. 잃었던 핏줄을 찾은 느낌이랄까.(웃음) 그 뒤부터 형님, 동생 하며 지내게 됐죠.”(형 이권복)

    두 사람은 이름과 직업, 주 전공이 서양요리라는 점 외에도 닮은 게 많다. 충남 대천과 한산 출신으로 느릿한 충청도 말씨가 그렇고, 6남매 중 넷째라는 점 그리고 성실함도 닮았다.

    “형님은 제게 늘 존경의 대상이죠. 일하시면서 자기 공부 하고 학교 강의도 나가고, 책도 여러 권 쓰시고요. 그 부지런함에 감탄하고 많이 배우죠.”(동생 이권복)

    물론 다른 점도 있다. 형 이권복 씨가 추진력이 있고 성격이 다소 급한 반면, 동생 이권복 씨는 차분하고 꼼꼼하다고.



    “동생의 부탁으로 2006년 몇 달간 같은 일터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동생 실력에 깜짝 놀랐어요. (동생의) 솜씨가 상당히 좋아요. 또 꼼꼼하고 치밀하고요.”(형 이권복)

    그 닮은 듯 다른 성격 덕분인지 15년간 ‘죽이 잘 맞았다’는 두 사람은 얼마 전 ‘환상의 호흡’을 다시금 확인했다. 요리대회에 한 팀으로 출전한 것. 제안은 형이 했다.

    “돼지요리 경연대회라는데 왠지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동생이 족발 전문가거든요. 제가 연구해온 소스에 동생의 실력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아 제안했는데, 제 생각이 맞았죠.”

    한 달 동안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만나며 족발요리를 연구한 두 사람은 11월22일 열린 ‘우리 돼지 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과 함께 3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우리 돼지…’는 참가 희망자만 5만명에 이른 국내 최대 규모의 요리대회. 이권복 팀이 내놓은 ‘함초 족발요리’는 돼지고기에 해산물인 함초를 활용해 ‘바다와 육지의 조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도 도움을 주고받으며 좋은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두 사람은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 올 겨울엔 가족동반 여행을 함께 다녀오며 우애를 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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