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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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존중하라 … 난 소중하니까”

‘내 인생의 황당과 감동 사이’

  • 서일범 그랜드성형외과 원장

    입력2008-10-22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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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들도 수술하래요.” 얼마 전 나를 찾아온 40대 중반 여성환자 K씨는 고등학생인 아들과 남편, 시어머니까지 자신의 가슴확대 수술에 찬성했다며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특히 남편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어서 수술해달라고 재촉했다.

    “아가씨들만 ‘S라인’ 있으란 법 있나요? 아줌마도 여자예요.”

    사춘기 때 친구들에게서 가슴이 작다는 놀림을 받은 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콤플렉스를 느껴왔다는 그는 지금이라도 크고 탄력 있는 가슴을 만들어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걸어보고 싶다고 했다.

    수술을 마친 뒤 밝게 웃던 K씨. 그러나 수술 후 적응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가슴확대 수술을 하고 나면 가슴 모양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일정 기간 마사지를 해야 한다. 가슴 속에 넣은 보형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인데, 이때 엄청난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K씨가 방문하는 날엔 병원의 모든 식구가 긴장해야 했다. 마사지를 받을 때마다 비명을 질러댔기 때문이다. 너무 아프면 마사지 시간을 줄여가며 받으라고 권해도, 또 특수치료사가 방으로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무서워서 벌벌 떨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K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사지를 받았다.

    저렇게 고통을 참을 만큼 절박한 심정이었다니 내심 찡한 생각도 들었다.

    상담을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무심코 던진 외모에 대한 지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 콤플렉스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존중하라 … 난 소중하니까”
    자기 신체를 긍정하는 것은 자기를 긍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 몸’은 숨길 수 없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둥글고 네모나고 가늘고 작은 서로의 외모를 인정하고 예쁜 모습, 장점만 찾아내 칭찬해보자. 또한 나 자신이 먼저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존중할 것이다. 당당하게 외치자!

    난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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