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백화점과 내부.
11월24일 모 백화점 명품관은 아예 백화점 문을 닫은 채 VVIP 500명만이 쇼핑하게 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백화점은 이날 ‘백화점 자체 행사 관계로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2시에 영업을 종료했다가 5시에 후문 주차장을 통해 초청장을 일일이 확인한 뒤 ‘초대받은 손님’만 입장시켰다.
이날 행사는 패션 및 주얼리 쇼와 베스트드레서 시상 등으로 진행됐고, 손님들에게는 뷔페 스타일의 핑거 푸드와 샴페인 등이 제공됐다. 또한 ‘핑크’와 ‘블랙’의 드레스코드를 지정해 파티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손님들이 패션쇼에 나온 옷과 보석들을 ‘빨리’ 구입할 수 있도록 매장명과 가격을 써넣은 별도의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이 백화점 홍보실의 최영 과장은 “일반 손님들 중 굳이 백화점에 들어가겠다는 분은 입장시켰다”면서 “영업을 중단해 손해를 봤고 음식과 패션쇼 준비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매출 목표액을 훨씬 넘어서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에서는 VVIP 고객들을 위해 퍼스널 쇼퍼(개인적으로 쇼핑을 도와주는 직원)들을 강화해 퍼스널 쇼핑룸에서 무료로 강의를 겸한 파티를 마련하는 등 이들이 ‘특별한 사교모임’에 참석한다는 기분을 갖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VVIP의 생일 파티를 백화점에서 열어준다든가,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주문해주는 서비스도 보편화하고 있다. 최근엔 자체 고객들만 입장시켜 쇼나 파티를 여는 브랜드들도 늘어나는 추세. 백화점의 VVIP 서비스를 통해 1%의 소비자들이 편한 쇼핑을 즐기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과열 경쟁으로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한 백화점의 VVIP는 “소수의 고객들만 초청한다고 하는데 행사에 가보면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또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사생활 침해 수준”이라고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VVIP 마케팅이 가진 ‘양날의 칼’은 다른 99%의 고객들이 상대적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어서 VVIP 마케팅은 이래저래 점점 더 비밀스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