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뒤 개막작 ‘Three Times’가 상영되고 있다.
1996년 27개 나라 170편의 작품이 참여했으나 올해는 73개 나라에서 온 307편의 상영작이 있다. 그중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는 61편, 아시아프리미어는 115편에 달해, 가장 빨리 영화를 봐야 하는 세계 배급산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영화제가 되었다. 특히 올해는 대내적으로도 남다른 변화가 눈길을 끈다. 영화제 스폰서만 해도 33개 기업에 이르고, 현금 협찬금은 12억원에 달해 가장 열성적인 문화마케팅의 장이 되었다.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공동 임명된 안성기와 해외협력대사로 위촉된 강수연, 개막식 사회자 한석규 등과 함께 이병헌, 차태현, 조인성, 류승범 등 영화사의 권유로 유명 배우와 스타들이 대거 부산으로 날아와 관객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한국영화회고상영에 이만희 감독의 딸인 배우 이혜영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김희선 수애 하지원 등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여배우들의 옷차림은 칸영화제 못지않게 화려했다.
개봉을 앞둔 우리 영화의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번 영화제의 특징이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보아의 노래와 율동이었다. 보아는 후샤오시엔 감독의 개막영화 ‘Three Times’의 주제곡인 ‘Smoke Gets In Your Eyes’를 열창하여 한류 최고 스타답게 세계 관객을 매료시켰다. 이에 비하면 고건 전 총리나 정동채 문화부 장관 등 정치인들의 개막식 참여는 스타들의 등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조용해 영화인들의 축제임을 실감하게 했다.
영화제의 주축을 이루는 공식 상영프로그램, 아시아 영화의 국제적 기획과 제작에 관련된 부산 프로모션 플랜(PPP) 등 기존 프로그램 외에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가 이번 영화제의 범위를 넓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한석규와 강수연.
특히 올해 영화제는 관객을 위해 상영 스크린 수도 지난해 17개에서 33개로 늘렸고, 감독·배우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며, 마지막 날에는 3000명 넘는 관객들이 참여하는 거대한 폐막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에서 몰려온 관객으로 부산은 만원이고 거리 어디서나 영화인들을 만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10년의 결실이며 아시아 영화 인재 육성의 국제적 교육기구가 될 아시아 영화 아카데미(Asian Film Academy)를 출범시킨 것과, 착공식을 한 부산 영상센터도 올해의 소중한 성과다. ‘두레라움’이란 이름으로 2008년 완성될 영상센터는 영화 도시로서 부산을 도약시키는 공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