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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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황우석 기적도 복제

개 ‘스너피’ 성공 세계인 경악 … 잇따른 뛰어난 성과 유래 찾기 어려워

  •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과학동아팀 기자 dream@donga.com

    입력2005-08-12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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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석 교수가 세계를 또 놀라게 했다. 세계 최초로 개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개 복제는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에게도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낸 것 또한 과학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일이다. 황 교수는 ‘기적’에 도전해왔고, 그의 도전엔 하늘도 감동한 듯하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황 교수의 ‘기적’을 하나씩 더듬어본다.
    1. 개 복제 (2005.8.3)



    세계 최초로 개를 복제하는 데 성공.
    황우석 교수팀은 2002년 8월부터 2년 8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애완견인 아프간하운드 종의 개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개의 이름은 스너피(Snuppy)다.

    이번 연구로 개는 13번째로 복제에 성공한 동물이 됐다. 황 교수팀은 개의 나팔관에서 성숙한 난자를 추출한 뒤 난자에서 핵을 제거했다. 이어 이 난자에 다른 개의 세포를 융합해 복제 개를 탄생시켰다. 이 연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황 교수팀은 복제 개를 난치병 치료를 위한 질병 모델 동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는 사람과 공유하는 질병이 65가지나 될 정도로 많아 그동안 개에서 많은 난치병 치료법이 개발됐다. 특히 연구팀은 개의 복제 줄기세포를 추출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계획이다.



    2. 환자의 복제 줄기세포 첫 추출 (2005.5.19)

    ‘신의 손’ 황우석 기적도 복제

    5월19일 황우석 교수(왼쪽)가 영국 런던 로열인스티튜션에서 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줄기세포 연구 등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실제 환자에게서 복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
    이를 통해 난치병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황 교수는 척수손상, 소아당뇨, 선천성 면역결핍증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남녀노소 11명에게서 인간 배아복제 방법을 이용해 ‘맞춤형’ 줄기세포 11종류를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환자 자신한테서 직접 줄기세포를 얻었기 때문에 세포 치료나 장기 이식 때 면역 거부반응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표지로 소개됐다.

    같은 인간 배아복제 기법을 이용한 2004년 연구보다 실험 성공률을 10배 이상 높인 것도 실용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였다. 연구팀은 185개 난자에서 11종류의 줄기세포를 얻었다. 또 남녀노소 모두에서 복제 줄기세포를 얻은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발표하며 “동물 실험을 제외하고는 모든 연구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3. 인간 복제 줄기세포 첫 추출 (2004.2.12)

    세계 최초로 인간의 복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
    황 교수는 여성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복제배아를 만들고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에 표지로 실리며 세계 언론의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성장할 수 있는 만능 세포로, 당뇨병·파킨슨병 등을 앓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손상된 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여성 16명에게서 모두 242개의 난자를 채취한 뒤 모두 30개의 복제배아를 배반포기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배아에서 세포 덩어리 20개를 얻어 최종적으로 1개의 줄기세포를 얻었다. 이전까지 배아줄기세포는 주로 불임시술 후 남은 냉동 수정란에서 얻었으나 이 경우 환자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아 이식 후 면역거부 반응이 우려됐다.

    4. 광우병 내성 소 복제 (2003.12.10)

    ‘신의 손’ 황우석 기적도 복제

    2003년 12월10일 황우석 교수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복제하는 데 성공.
    황 교수는 이날 “광우병 내성 소 암컷 4마리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언제 광우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황 교수의 연구는 광우병 내성 소를 생산해 앞으로 관련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았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뇌와 척수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고 심한 경련을 일으키다 죽는다. 원인은 몸에 존재하는 프리온(prion)이라는 단백질의 변이 때문. 연구팀은 병원성 프리온이 소에 침투했을 때 방패 구실을 하는 ‘제3의 프리온’의 유전자를 소의 체세포에 주입하고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융합, 복제 소를 생산했다. 앞으로 이 소가 실제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지 검증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

    5. 복제 소 영롱이 탄생 (1999.2.19)

    국내 최초로 복제 동물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
    황 교수는 체세포 복제 기법을 이용해 소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태어난 복제 송아지의 이름은 ‘영롱이’로 당시 영국, 일본과 뉴질랜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동물 복제에 성공한 것이다.

    황 교수는 다 큰 젖소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다른 소의 난자와 융합한 다음 대리모 소의 자궁에 이식해 복제 소를 만들었다. 두 달 뒤 복제 한우인 ‘진이’가 태어나는 등 이후에도 황 교수팀에서 복제 소가 계속 태어났다. 당시 황 교수의 연구는 1997년 영국 이언 윌머트 박사가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지 불과 2년 만에 이뤄진 성과로 한국에서 ‘황우석 신드롬’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됐다. 영롱이의 탄생부터 시작해 황우석 교수는 동물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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