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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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사로잡기 ‘서비스 大戰’

저가 경쟁 탈피 친환경·신선식품 공급에 역점 … 고객 친화 위한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5-06-16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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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사로잡기 ‘서비스 大戰’

    이마트 양재점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연주의’ 매장.

    저가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초코파이 한 상자를 50원 더 싸게 파는 대형할인점으로 고객들이 몰려가는 시대는 끝났다. 대형할인점이 중산층까지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고객의 욕구는 좀더 다양해졌다. 싼 가격은 기본이며 좋은 품질, 다양한 선택권, 편리한 시설 등을 제공해야 고객을 다시 오도록 만들 수 있다. 과거 할인점들이 B등급 제품을 C등급 가격에 팔았다면, 이제는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A등급 제품을 B등급 가격에 파는 시대가 된 것이다.

    권장 유통기한 반으로 줄이고 김밥은 6시간 지나면 폐기

    요즘 서비스 경쟁의 화두는 ‘품질 좋은 신선식품 공급’이다. 신선식품이란 과일·채소·생선·육류 등을 말하는데, 신선식품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하기 때문에 신선식품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쌓지 않고서는 살인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대다수 대형할인점들은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업자와의 직거래 비율을 높이는 추세다. 직거래를 통해 갓 생산된 식품이 판매장으로 신속하게 배달되며,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기에 가격도 더 낮춰진다. 이마트는 아예 직접 신선식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제주에서 바다목장을 운영해 고품질 광어를 생산하며, 속초 바다에 오징어배를 직접 띄우고 있다. 홈플러스의 과일, 채소 등은 모두 똑같은 모양의 초록색 바구니에 담겨 있다. 생산지에서 이 바구니에 식품을 담은 뒤 판매장으로 전달해 그대로 판매대에 진열하는 시스템이다. 사람 손이 많이 닿을수록 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되도록 사람 손을 거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고객 사로잡기 ‘서비스 大戰’

    이마트는 초밥 김밥 등 조리식품에 만든 시간을 표시해 일정 시간 안에만 판매한다(위). ‘강남에서 와인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란 유명세를 얻고 있는 양재점 와인숍.

    이마트는 아예 권장 유통기한을 2분의 1로 줄였다. 열흘 동안 팔아도 되는 제품인데도 닷새까지만 팔고 폐기해 신선도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것. 이마트는 이러한 엄격한 유통기한 시스템을 판매장에서 만들어 파는 조리식품에도 적용하고 있다. 김밥이나 초밥, 비빔밥 등이 만들어진 시간을 분 단위까지 표기해두고, 6시간(하절기에는 4시간)이 지나면 폐기해버린다. 보통 만든 지 3~4시간이 지나면 20~30%씩 할인된 가격으로 판다. 박은장 이마트 양재점장은 “할인된 음식도 품질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할인 딱지가 붙었다고 해서 ‘2등 식품’ 취급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좀더 값싼 생활용품의 공급은 PB(자사 브랜드) 제품으로 공급되는 추세다. 이마트는 ‘이플러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와이즐렉’이란 브랜드를 부착한 상품을 팔고 있다. 요즘 롯데마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타 PB제품’은 와이즐렉 커피크림과 와이즐렉 요구르트. 커피크림은 500g에 1080원으로 동서프리마(1530원/500g)나 초이스크리머(3000원/1kg)보다 훨씬 저렴하다. 65ml짜리 요구르트는 20개들이가 1440원으로, 1500원이 넘는 한국요구르트보다 싼 편이다. 요즘엔 계절적 요인 덕분에 제습제가 인기다. PB상품으로 개발된 3개들이 제습제를 이마트에서는 2380원, 홈플러스는 2350원, 롯데마트는 258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저귀나 휴지 등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 구매 결정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생활용품에서 PB제품 매출이 크다”고 설명한다.

    고객 사로잡기 ‘서비스 大戰’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700여평의 가전제품 코너를 도입했다. 일반 브랜드 상품보다 싸서 인기가 좋은 PB제품 제습제.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산지와 매장을 오가는 규격화된 바구니(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롯데마트는 좀더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2003년 중국에 2곳의 연락사무소를 설치했다. 바이어들이 직접 중국으로 나가 ‘괜찮은’ 규격 공산품을 구해 수입해오는 것. 4월 등산 스틱 1만개를 수입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모두 팔았다. 개당 가격은 9800원으로, 국내 브랜드 제품과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었다. 또 5월 말 세탁물이나 장난감 바구니로 쓸 수 있는 캐릭터 바구니를 수입했는데, 2주일 만에 약 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가격은 7900원으로 시중보다 약 35% 저렴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1000원 숍’인 ‘다이소’도 운영하고 있다. 각종 자잘한 생활용품을 1000~2000원에 파는 것. 남창희 마케팅 실장은 “3년 전부터 지방 도시의 일부 판매장에 들여놓기 시작해 현재는 전체 40개 판매장 중 27개 판매장에 입점해 있다”면서 “좀더 값싼 상품을 찾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초창기 ‘원스톱 쇼핑’ 개념에서 이제는 ‘원스톱 라이프’로

    최근 대형할인점들은 앞다투어 ‘숍인숍’을 도입하고 있다. 기호성이 강한 제품은 ‘나만의 공간’에서 쇼핑하고자 하는 고객 심리를 적극 수용하는 것. 이마트의 자연을 컨셉트로 한 고품질 생활용품 브랜드 ‘자연주의’는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는 와인숍도 ‘숍인숍’ 형태를 도입하고 있는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2월 개점한 양재점의 와인숍은 ‘강남에서 와인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란 유명세를 얻어가는 중. 4000원짜리부터 120만원짜리까지 모두 390여종의 와인을 갖추고 있어 웬만한 와인 전문매장이 부럽지 않다. 117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샤또페트리우스의 경우 백화점에서는 140만~180만원에 팔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판매사원 이현진 씨는 “네이버 블로거들이나 싸이월드 회원들이 단체로 찾아와 구매해가곤 한다”면서 “치즈나 와인잔 등 관련 제품을 함께 갖추고 있어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무려 700평의 가전코너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판매장을 따로 운영한다. 하루 평균 매출 4억5000만원 중 가전코너가 차지하는 비중은 15%가량. 다른 점포들의 경우 10%가 채 되지 않은 것과 비교할 때 가전코너의 매출 비중이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다. 이종국 동대문점장은 “대형할인점이 백화점 고객을 잠식하면서 백화점이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하는 시대가 됐기에 동대문점을 가전제품 판매로 특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최근 친환경 농산물 전문 브랜드 ‘자연愛찬’을 개발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4월 개점한 경기 용인 수지점과 6월 개점한 서울 구로점에서 운영되는 중이다. 롯데마트 측은 “수지점에서는 5월 말까지 모두 1억7600만원어치가 팔리는 등 반응이 꽤 좋다”고 평한다. 모듬쌈, 유기농 콩, 사과, 방울토마토 등의 인기가 특히 높다.

    고객 사로잡기 ‘서비스 大戰’

    친환경 농산물 전문 브랜드 ‘자연愛찬’을 숍인숍 형태로 도입한 롯데마트 구로점. 1000원 숍인 ‘다이소’와 롯데마트 구로점에 입점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영국의 토털인테리어 업체 B&Q(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초창기 대형할인점들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원스톱 쇼핑’을 지향했다면, 요즘 할인점들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원스톱 라이프’를 지향한다. 이런 개념의 마케팅을 처음 도입한 것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대다수 할인점이 ‘로얄층’이라 불리는 1층에 식품 코너를 배치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푸드 코트를 배치한다. 백화점에나 있는 문화센터를 처음 도입한 대형할인점도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또한 고객들이 ‘즐겁게 놀러 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 2002년부터 ‘먹거리 장터’를 도입했다. 여느 대형할인점에나 있는 조리식품 코너(떡볶이 순대 김밥 등 조리된 식품을 파는 코너)를 20여평 규모로 널찍하게 마련해 시골 장터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경쟁사들은 이 같은 홈플러스의 ‘원스톱 라이프’ 전략을 따라가는 추세다. 롯데마트도 일부 지점에서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트도 문화센터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는 임대점포의 수를 늘리는 전략으로 고객들이 롯데마트 안에서 모든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꾀하고 있다.

    장바구니 들고 오면 50원 할인, 직원 계산 착오 땐 5000원 보상

    6월2일 개점한 롯데마트 서울 구로점에는 모두 23개의 임대업체가 들어섰다. 놀이방, 동물병원, 약국, 사진관 등 요즘 대형할인점이라면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업종들뿐 아니라 피부관리실, 미용실, 치과, 내과 등까지도 갖췄다. 영국의 토털인테리어 업체 B&Q는 구로점에 입점하면서 한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최진석 구로점장은 “대형할인점의 약점이 인테리어 관련 상품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B&Q의 입점으로 할인점에서도 집안 공사를 위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평했다.

    고객 친화 서비스에도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도입되고 있다. 이마트는 업계 최초로 ‘최저가격 2배 보상제’ ‘최저가격 신고 보상제’ 등을 도입한 데 이어 장바구니를 들고 온 고객에게 50원을 할인해주고, 계산 착오 등 직원들의 실수에 대해서도 5000원을 보상해주고 있다. 또 이마트는 각각의 상품 진열대마다 자세한 상품설명과 조리법 등을 게재해놓고 있다. 박은장 이마트 양재점장은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 등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정확한 상품 정보 및 활용법을 제시해 고객 편의를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구매고객에게 OK캐쉬백으로 개인 마일리지를 적립해줄 뿐 아니라 지역단체 마일리지까지 적립해준다. 고객만족센터에 영수증을 가지고 가서 본인이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싶은 지역단체 이름을 대면 구입액의 0.5%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것. 이렇게 적립된 마일리지는 분기마다 현금으로 지역단체에 환원된다. 송인희 이마트 부평점장은 “규모가 큰 단체의 경우 수백만원씩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홈플러스는 4월 경기 부천 상동점에 시범적으로 ‘베이비클럽’ 서비스를 도입했다. 임산부에서부터 36개월 이하 영아를 둔 부모를 가입 자격으로 하여 3개월에 한 번씩 유아용품 쿠폰을 발송하고, 유아용품을 구입했을 경우 보너스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것. 주요 고객층인 젊은 주부들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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