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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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장, 이용경 연임이냐 새 인물이냐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입력2005-06-16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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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경이냐, 새로운 인물이냐.”

    KT 신임 사장 선임에 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초점은 역시 이용경 현 사장의 연임 여부. 일단 이 사장이 공모 참여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무난히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도전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김홍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총장과 최안용 전 KT 전무가 응모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장은 기술고시 합격 후 체신부에 근무하다 1984년 KT에 입사했다. 2001년 KT 경기본부장(전무)을 끝으로 퇴사한 뒤 2003년까지 KT솔루션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 전 전무는 2004년 3월 KT를 퇴직하기까지 경영합리화추진단장, 기획조정실장, 마케팅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일벌레’로 소문난 데다 기획력·추진력이 뛰어나 재임 당시부터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 외 응모가 점쳐졌던 인사로는 남중수 KTF 사장, 남궁석 국회 사무처장,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이상훈 KT 비즈니스마켓본부장(전무) 등이 있다. 그러나 임 원장을 제외한 인물들은 모두 “이 사장이 나설 경우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온 터여서 실제 응모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임 원장의 경우도 “현직 관료가 민영화한 공기업 사장 후보로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주변 의견에 따라 응모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KT 사장, 이용경 연임이냐 새 인물이냐

    김홍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총장(좌). 최안용 전 KT 전무.

    변수가 있다면 KT가 외부 전문 헤드헌터사 두 곳에 선정을 의뢰해놓은 ‘추천’ 케이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이들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통신에 문외한이라거나, 관계 출신이라거나 하는 등의 ‘결격 사유’를 갖고 있어 이용경 사장의 호적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처럼 의외로 ‘싱겁게’ 끝날 것도 같은 차기 사장 선임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데는 2003년 말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유력 후보들 간의 질긴 ‘신경전’ 탓이 크다. 업계에는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진행된 KT의 2004년, 2005년 정기인사가 차기 유력 후보들의 힘을 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2004년 정기인사에서 최안용 전 전무가 낙마한 것이 말 만들기 좋아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이후에도 ‘차기’를 둘러싼 소문은 계속됐다. 청와대·검찰 등을 상대로 한 투서전, 한동안 증권가 정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각종 의혹 제기 등. 아울러 “모 후보는 청와대 모 씨가 밀어준다더라” “호남계인 모 씨 뒤에는 여권 핵심인사가 있다더라” “모 씨는 학교 후배인 모 국회의원이 살뜰하게 챙겨준다더라”는 등의 정치권을 둘러싼 설왕설래까지 겹치면서 관심을 증폭시켜 왔다.

    하지만 KT 측은 일부 혼란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은 KT를 음해하려는 불순세력의 도발일 뿐, 정치권이 KT 사장 선임에 개입할 여지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KT 사장 선임은 사장추진위원회(이하 사추위)를 중심으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보안 속에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6월13일까지 제3의 기관이 관리하는 특정 사서함을 통해 지원서와 추천서가 접수되면 곧바로 사추위가 구성된다. 사추위 위원으로는 KT 전 사장 중 1명, 8명의 사외 이사 중 추첨을 통해 3명, 그 3명의 사외 이사가 헤드헌팅업체 작성 목록에서 고른 민간전문가 1명을 위촉한다. 이들은 외부와의 왕래 및 통신이 완전히 두절된 채 후보 중 한 명의 사장 후보를 선임하게 된다. 업계의 한 인사는 “설사 정치권이 KT 사장 자리에 관심이 있다 해도 이런 구조 속에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결국 현직 사장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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