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납치자 사건과 가짜유골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한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북한 때리기’가 노골화되는 가운데 일본 의회는 인권을 무기로 북한 제재에 나설 태세다.
조만간 집권당인 자민당과 제1 야당인 민주당이 각각 ‘북한인권법’을 발의한다.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과 민주당의 ‘북한인권 침해 구제법안’은 일본 여론이 북한에 대해 보수 강경으로 치닫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간동아’가 긴급 입수한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제1차 소안)’과 민주당의 ‘북한에 관한 인권침해의 구제에 관한 법안(가칭) 골자(안)’에 따르면 이들 법안엔 탈북자를 사실상 난민으로 대우하고 북한 인권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과 마찬가지로 일본판 북한인권법도 북한으로선 ‘정권 교체’ 혹은 ‘정권 변환’의 압력으로 느낄 수 있는 것. 북한 측이 내정 간섭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 대북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키 위해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해온 노무현 정부의 입지도 좁아진다.
의회 차원 북한 제재 본격화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은 “일본에 정주(定住)를 희망하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입국관리법의 체류 자격에 의해 받아들이고 그 정주를 지원한다”면서 탈북자의 일본 정주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 “북한 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에 재정 지원 및 그밖에 필요한 지원을 행하고 이들 NGO와 밀접히 연계한다”고 규정해놓았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NGO의 상당수는 북한의 체제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의 북한인권법안은 좀더 강경하다. 민주당 안은 “탈북자라고 인정된 사람에 대해서는 조약난민에 ‘준하는’ 처우를 한다”고 명시하면서 “탈북자 지원 단체에 정보 제공과 재정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아울러 “인권침해 상황 등을 감안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인권과 경제제재를 연결했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더라도 일본이 탈북자를 대거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입국 허용 대상은 일본 국적자나 재일동포 출신과 그 가족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법안 검토 시 유의사항을 정리해 자민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일본과 직접 관계가 없는 탈북자의 경우엔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제삼국으로의 출국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판 북한인권법은 북한에 대한 일본 내 비판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주요 내용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해 북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느는 상황에서 일본 의원의 상당수가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 따라서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의 북한 인권 문제 쟁점화는 탈북자를 지원함으로써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반일 투쟁” 북한 발끈
일본 정치 상황도 북한인권법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북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북일수교 협상을 속개하고 싶어하지만 납치 문제와 가짜 유골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가 북한인권법 발의를 주도했다. 아베 간사장 대리는 납치 문제가 불거진 뒤 북한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인기가 급상승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 소장파 그룹은 아베 간사장 대리를 ‘대안’으로 여기고 ‘북한 때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관심사는 북한인권법이 제정될지 여부다. 최근 일본을 방문해 자민당, 민주당 의원들과 북한인권법에 대해 논의하고 자료를 수집한 이성권 의원(한나라당)은 “북한인권법이 일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면서 “일본 의원들이 이전보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진보적인 의원들 중 상당수도 북한 제재에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고이즈미 정권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인권법은 자민당 일각과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의 뜻이 담겨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권 문제는 북한의 ‘아킬레스건’이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세계 60여개국 인권 유린 상황을 담은 ‘2005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심연 같다’고 표현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진정으로 무서워하는 것은 인권 문제”라고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지목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으로 이어졌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북한은 △대북심리전 강화 △북한인권단체 지원 △탈북자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본다. 한국의 일부 진보 인사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인권이라는 탈을 쓴 미국의 북한인권법은 북한 정권·체제 붕괴책략 요소를 노골화한 저강도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일본판 북한인권법도 비슷한 맥락으로 여길 수 있다.
북한은 벌써부터 발끈하고 있다. “대조선 적대감에 사로잡혀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헤덤비는 자들의 망동이다”(인터넷사이트 ‘우리민족끼리’) “7000만 온 민족은 왜놈에게 한 걸음, 천 걸음 양보하게 되면 그것은 곧 망국으로 이어진다는 쓰라린 피의 교훈을 잊지 말고 광범위한 반일 연합전선을 형성해 강력한 반일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노동신문)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것.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확산시키면서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2월14일 서강대에서 열린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 경북대 허만호 교수(북한인권시민연합 연구이사)는 “북한 체제는 소극적으로 보장해주며 기다려줄 수 있으나,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는 주권재민 원칙에서 접근하되 보장만은 안 된다”고 말했다.
조만간 집권당인 자민당과 제1 야당인 민주당이 각각 ‘북한인권법’을 발의한다.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과 민주당의 ‘북한인권 침해 구제법안’은 일본 여론이 북한에 대해 보수 강경으로 치닫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간동아’가 긴급 입수한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제1차 소안)’과 민주당의 ‘북한에 관한 인권침해의 구제에 관한 법안(가칭) 골자(안)’에 따르면 이들 법안엔 탈북자를 사실상 난민으로 대우하고 북한 인권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과 마찬가지로 일본판 북한인권법도 북한으로선 ‘정권 교체’ 혹은 ‘정권 변환’의 압력으로 느낄 수 있는 것. 북한 측이 내정 간섭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 대북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키 위해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해온 노무현 정부의 입지도 좁아진다.
의회 차원 북한 제재 본격화
자민당의 북한인권법안은 “일본에 정주(定住)를 희망하는 탈북자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입국관리법의 체류 자격에 의해 받아들이고 그 정주를 지원한다”면서 탈북자의 일본 정주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 “북한 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에 재정 지원 및 그밖에 필요한 지원을 행하고 이들 NGO와 밀접히 연계한다”고 규정해놓았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NGO의 상당수는 북한의 체제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의 북한인권법안은 좀더 강경하다. 민주당 안은 “탈북자라고 인정된 사람에 대해서는 조약난민에 ‘준하는’ 처우를 한다”고 명시하면서 “탈북자 지원 단체에 정보 제공과 재정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아울러 “인권침해 상황 등을 감안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인권과 경제제재를 연결했다.
그러나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더라도 일본이 탈북자를 대거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입국 허용 대상은 일본 국적자나 재일동포 출신과 그 가족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법안 검토 시 유의사항을 정리해 자민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일본과 직접 관계가 없는 탈북자의 경우엔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제삼국으로의 출국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판 북한인권법은 북한에 대한 일본 내 비판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주요 내용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해 북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느는 상황에서 일본 의원의 상당수가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 따라서 일본 자민당과 민주당의 북한 인권 문제 쟁점화는 탈북자를 지원함으로써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반일 투쟁” 북한 발끈
일본 정치 상황도 북한인권법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북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북일수교 협상을 속개하고 싶어하지만 납치 문제와 가짜 유골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가 북한인권법 발의를 주도했다. 아베 간사장 대리는 납치 문제가 불거진 뒤 북한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인기가 급상승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 소장파 그룹은 아베 간사장 대리를 ‘대안’으로 여기고 ‘북한 때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관심사는 북한인권법이 제정될지 여부다. 최근 일본을 방문해 자민당, 민주당 의원들과 북한인권법에 대해 논의하고 자료를 수집한 이성권 의원(한나라당)은 “북한인권법이 일본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본다”면서 “일본 의원들이 이전보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고 진보적인 의원들 중 상당수도 북한 제재에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고이즈미 정권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인권법은 자민당 일각과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의 뜻이 담겨 있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권 문제는 북한의 ‘아킬레스건’이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세계 60여개국 인권 유린 상황을 담은 ‘2005 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심연 같다’고 표현했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이 진정으로 무서워하는 것은 인권 문제”라고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지목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으로 이어졌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북한은 △대북심리전 강화 △북한인권단체 지원 △탈북자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본다. 한국의 일부 진보 인사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인권이라는 탈을 쓴 미국의 북한인권법은 북한 정권·체제 붕괴책략 요소를 노골화한 저강도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일본판 북한인권법도 비슷한 맥락으로 여길 수 있다.
북한은 벌써부터 발끈하고 있다. “대조선 적대감에 사로잡혀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헤덤비는 자들의 망동이다”(인터넷사이트 ‘우리민족끼리’) “7000만 온 민족은 왜놈에게 한 걸음, 천 걸음 양보하게 되면 그것은 곧 망국으로 이어진다는 쓰라린 피의 교훈을 잊지 말고 광범위한 반일 연합전선을 형성해 강력한 반일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노동신문)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것.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확산시키면서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2월14일 서강대에서 열린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 경북대 허만호 교수(북한인권시민연합 연구이사)는 “북한 체제는 소극적으로 보장해주며 기다려줄 수 있으나,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는 주권재민 원칙에서 접근하되 보장만은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