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노동자'.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등 여성 특수고용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보조원 분규는 전국 200여개 골프장이 모두 당면하고 있는 일이다. 한원CC뿐만 아니라 한성 유성 스카이밸리를 비롯해 10여개 골프장이 분규 중이거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전국의 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보조원은 약 3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험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심지어 사고가 나면 자비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고, 라운드할 때 필요한 물품도 개인 비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계약을 맺고 있지 않아 회사 측에서 정해놓은 연령이 되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쫓겨나기 일쑤다. 국내 몇몇 골프장들은 만 42살이 넘으면 사직을 권고한다. 더하여 이들은 특수고용직인데도 잡일까지 한다. 경기보조와 관련 없는 일에도 동원되고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기보조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경기보조원들은 ‘고용불안 없이 일하고 싶다’면서 4대보험 적용과 노동자 인정을 20여년 가까이 주장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골프장 측은 경기보조원의 주장엔 무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경기보조원들은 하루 5시간 일하면 업무가 끝난다. 또 이들은 경기보조원 피(fee) 전액을 가져간다. 1라운드 시 8만원을 받고 있으며, 2라운드를 하면 16만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노동자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규정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게 골프장 측의 논리다. 다시 말해 하루 8시간 근무를 해야 하고, 법이 정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대부분의 경기보조원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누리고 싶다면서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는 것엔 부정적이다.
피고용자로 골프장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것은 싫다는 것이다. 결국 골프장 측과 경기보조원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만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갈등이 깊어지자 일부 골프장은 경기보조원 운용을 아예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용역업체라고 해서 관리가 매끄럽기는 힘들다. 한 관계자는 “골프장은 정식 직원이 아니라면 골프장 라운드 외의 시간엔 업무를 시켜서는 안 된다. 경기보조원 역시 권리를 누리려면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