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주름 쫙 펴고 인생 주름 꽉 잡고

성형수술의 성공 여부는 충분한 상담에 달려 있다. 고객과 상담하고 있는 가가클리닉 하성윤 원장(왼쪽).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가가클리닉(원장 하성윤)에는 다른 성형외과에서 주름살 제거 시술을 받은 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온다. 일명 ‘마스크 페이스’로 불리는 증상이 후유증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 이는 보톡스주사를 맞아 이마와 턱 주변의 주름은 제거되었지만, 그 경직도가 지나쳐 아예 표정 자체가 잘 지어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포커 페이스’가 의도적으로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 상대의 마음을 교란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면, ‘마스크 페이스’는 자유롭게 표정을 짓고 싶어도 마음대로 지을 수 없어 자신의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괴로운 증상인 셈이다.

마스크 페이스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때로 눈썹 부위가 내려앉거나 눈썹 주위의 붓기가 빠지지 않아 아예 인상 자체가 나쁘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마 전체의 주름살이 고루 펴지지 않고 한 부분의 주름살만 지나치게 펴져 눈썹 자체가 일본 봉건시대의 무사(武士) 사무라이의 눈썹처럼 끝이 올라가는 일명 ‘사무라이 눈썹’이 되기도 한다. 표정 자체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시술을 받은 당사자나 이를 보는 다른 사람들이나 모두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각종 후유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제까지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주름살 제거를 위한 보톡스주사를 근육에 주사해왔다. 이렇게 하면 근육에 포함되어 있는 림프관과 혈관 등이 마비되어 피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표정까지 굳어지고 마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주름살 제거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만, 그 효과만큼 부작용도 생기는 셈이다.

시간은 2배 자연스럽게 제거

이마 주름과 목 주름, 볼살 제거 시술 전후의 모습(위부터).

그러나 가가클리닉에서는 근육에 주사하지 않고 피부에 주사한다. 이 클리닉 하성윤 원장은 “피부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근육의 혈액순환에 장애를 주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현저하게 준다”고 말했다. 보톡스주사를 피부에 맞음으로써 근육의 마비로 인해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막고, 보다 자연스럽게 주름살이 제거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시술시간이 더 길어지는 점. 근육에 주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2배 이상의 약물을 사용해야 하고, 시간 역시 2배 이상 걸린다. 반면 부작용이 없고, 특히 자연스러운 주름살 제거 효과만큼은 어떤 시술보다 탁월하다. 하원장은 “처음에는 이런 시술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요즘 환자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미리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옵니다. 그래서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또 약물을 어느 정도 주사하는지 알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처음 저희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이 시술법을 설명해드리면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괜히 시간 끌어서 비용만 높이려는 것 아닌가 해서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하원장의 설명을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고. 또한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도 일반 시술과 거의 비슷하다. 결국 주름살 제거를 원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비용으로 보다 질 높은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피부 주사법’의 또 다른 특징은 효과 지속기간이 매우 길다는 점. 근육에 주사하는 일반 주름살 제거 시술을 했을 때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1∼2년 정도인 반면, 피부 주사법의 경우에는 5년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이는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특정 ‘포인트’에만 주사를 놓는 것이 아니라, 소위 ‘근막(SMAS)’에까지 광범위하게 주사를 놓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존 시술법에 따르는 기존 클리닉에서 턱밑 주름을 제거하기 위해 턱 주변에만 주사를 놓았다면, 가가클리닉에서는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 귀 뒷부분과 목 근처에까지 주사를 놓아 그 효과 지속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클리닉에서 시술을 받고 난 뒤에는 눈에 보이는 피부에서만큼은 더 이상 주름살을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최근 들어 가가클리닉의 이러한 독특한 시술법이 알려지면서 연예인들의 방문이 잦다. 갖가지 표정을 지으며 연기해야 하는 연예인들에게 얼굴근육이 마비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치명적인 후유증. 따라서 이들은 주름살을 제거하되 원래의 자연스런 표정을 유지할 수 있는 가가클리닉의 ‘피부 주사법’을 선호하고 있다고. 디지털 TV가 광범위하게 보급돼 연예인들의 얼굴에 있는 옅은 기미나 미세한 주름까지 생생하게 ‘중계’되는 상황에서 피부에 대한 연예인들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주름살 제거 시술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시술했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외모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지면서 취업을 앞두고 성형수술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에는 소위 ‘쁘띠성형’을 통해서 원하는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쁘띠성형은 칼을 대지 않는 데다 시술시간이 수분에서 수십분에 불과하며, 붓거나 염증이 생기는 일이 거의 없는 점 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주사를 놓은 뒤 강하게 압박해주는 ‘매몰법’을 통해서 단 10분 만에 쌍꺼풀을 만들 수 있으며, 이 시술을 한 경우 다음날 바로 메이크업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코나 턱의 경우 ‘히알루론산’(아미노산과 우론산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다당류의 일종)이라는 물질을 주입함으로써 수술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

“쁘띠성형이 성형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업을 위한 면접이나 맞선을 앞둔 이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절박한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자신감을 준다는 점에서 쁘띠성형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임상경험 이론도 겸비

미국 UCLA 의과대학을 졸업한 하원장은 외국의 유명한 성형의들과의 많은 교류를 통해 풍부한 임상경험과 이론을 갖추고 있다. 특히 마이클 잭슨의 성형 주치의인 스티븐 호핀, 안면주름수술의 권위자 노만 리프 등이 집도하는 수술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외국의 선진 성형 시술법에 대한 이해도 매우 높다. 하원장은 최근에도 미국과 중국 등을 수차례 오가는 등 최신 수술법을 습득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가가클리닉에는 하원장 이외에도 오재훈, 박동만 원장 등 공동원장들이 포진하고 있다. 코수술 전문의인 이들은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코수술에 대한 시청자들의 각종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으며, 2002년에는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오원장의 경우 가난한 어린이와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로 성형수술을 해 올 5월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눈꺼풀이 늘어져서 시야가 가려지거나 눈가가 짓무른 경우, 얼굴에 흉터가 있거나 겨드랑이 냄새가 심해 고민하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돼 수술할 엄두도 내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봉사를 펼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