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7). 1년 전 이맘때부터 갑자기 허리와 오른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기 시작했다. 슈퍼마켓 개업 후 3개월 동안 무리한 탓이라고 단정하고 충분히 쉬어보기도 했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친구의 증세와 자신의 증세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문진을 받고 몇 가지 검사를 한 결과 밝혀진 그의 병명은 ‘추간판 탈출증’.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연결돼 있는 척추는 여러 개의 토막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토막뼈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추간판, 일명 ‘디스크’다. 젤리 형태의 막에 싸여 있는 디스크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막을 뚫고 터져 나오는 현상을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김씨의 경우 오른쪽으로 비껴 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오른쪽 다리에 증상이 나타난 것. 일주일 후 그는 문제의 디스크를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받았고 증세는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김씨는 다시 수술대에 누워야 했다. 퇴원하자마자 바로 일상생활을 한 게 말썽을 일으켜 허리디스크가 재발한 것. 하루에도 수십번씩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려놓아야 하는 슈퍼마켓 일이 척추를 자극한 탓이었다.
행동·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련
남편과 사별한 뒤 10년 전부터 한식당을 운영해온 현모씨(61)는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스런 삶을 살았다. 그러나 크게 아픈 적은 없어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던 그도 디스크만은 피해 가지 못했다. 언제부턴가 걸어다니다 보면 다리가 쪼이는 듯 아파왔다. 쪼그려 앉아 잠시 쉬면 괜찮아지다 걸으면 또 아프고 하기를 여러 차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는 너끈히 걸어다니던 현씨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애써 참고 버티기를 몇 달, 결국 5분 남짓도 걷기가 힘들게 된 현씨는 그제서야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척추관 협착증’.
척추는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신경이 지나간다. 척추관 협착증은 어떤 이유로 구멍이 좁아진 척추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거기에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까지 닳아 없어지면 압박의 강도는 더욱 커진다. 때문에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와 지나친 물리적 노동으로 인해 생기는 퇴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취급받고 있다. 현씨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과 닳아 없어진 디스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함께 받았다. 현씨는 그 뒤 식당을 큰아들 내외에게 물려주고 식당 일에서 손을 뗐다.
그런데 3년 후 수술한 부위의 윗부분에 증상이 재발했다. 현씨는 식당 일을 그만둔 뒤 낮에 아들 집에서 손자들을 돌봐주었는데 집안일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설거지, 청소, 세탁 등 허리를 굽히는 일을 해 허리에 무리가 간 것.
이렇듯 디스크 재발 유형은 남성과 여성 각각의 생활 패턴 및 운동양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장일태 박사팀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실시한 5000건의 척추수술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단순한 디스크 절제술을 받은 후 다시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경우는 남성에게 많고, 척추유합술(문제가 생긴 디스크 대신 인체의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뼈나 인공디스크를 넣어 고정시키는 수술) 후 문제가 생긴 경우는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수술 후 회복기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에서 정상생활로 복귀하는 게 재발의 주 원인. 환자가 발병 기간 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한꺼번에 하려 하거나, 하던 일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많아 디스크가 새롭게 가해진 높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터져버리는 것이다. 반면 여성의 경우 주로 집안일이 허리 디스크 재발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허리근육이 약해 디스크 수술 뒤에는 자주 허리를 굽혀야 하는 가사일은 무조건 피해야 하지만 실제 가사일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가정주부는 그리 많지 않다. 가사일을 하다 보면 척추유합술을 받은 부분의 위나 아래 척추관절에 무리가 생겨 허리디스크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남녀의 수술 후 허리디스크 재발 원인이 각기 다른 까닭에 재발을 예방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난다. 남성들은 수술 후 심한 활동을 자제하고, 일상생활 중 허리를 옆으로 돌린 채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옆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앉은 채로 책상의 아래 서랍을 여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때가 많은데 바로 이런 자세들이 디스크를 악화시키거나 재발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자세들은 디스크를 신경 쪽으로 밀려 나가게 해 결국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테를 찢어지게 만든다.
여성은 가사일을 할 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등이나 허리를 수그리는 자세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가능한 한 등이 둥글게 굽지 않도록 하고, 언제나 체중이 두 발에 똑같이 실리게 하며 절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주방의 싱크대는 주부가 편안하게 섰을 때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배꼽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 허리가 굽어질 정도로 낮다면 높게 개조하는 것이 좋고, 높다면 발 받침대를 놓아 높이를 조절한다.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는 허리가 앞으로 수그러질 수밖에 없으므로 발판을 놓아 한쪽 다리를 그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자세로 세탁물을 꺼내면 허리가 펴진 상태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긴 막대기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롱이나 선반 위처럼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도 반드시 발판을 이용한다. 발끝으로 간신히 버티고 선 채 두 손을 뻗는 자세는 척추에 무리를 가한다.
나누리병원 정일태 박사는 “허리디스크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술 후 한두 달간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척추 부위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 허리, 등, 배 근육이 강화돼 척추에 가중되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영,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이 허리디스크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인데, 단 수영 영법 중에서 평영과 접영은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요통이 심한 사람에게는 철봉 매달리기가 좋다. 철봉 매달리기를 하면 척추 뼈와 뼈 사이를 늘려 빠져나온 디스크가 다시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친구의 증세와 자신의 증세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문진을 받고 몇 가지 검사를 한 결과 밝혀진 그의 병명은 ‘추간판 탈출증’.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연결돼 있는 척추는 여러 개의 토막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토막뼈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추간판, 일명 ‘디스크’다. 젤리 형태의 막에 싸여 있는 디스크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막을 뚫고 터져 나오는 현상을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김씨의 경우 오른쪽으로 비껴 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오른쪽 다리에 증상이 나타난 것. 일주일 후 그는 문제의 디스크를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받았고 증세는 말끔히 사라졌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김씨는 다시 수술대에 누워야 했다. 퇴원하자마자 바로 일상생활을 한 게 말썽을 일으켜 허리디스크가 재발한 것. 하루에도 수십번씩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려놓아야 하는 슈퍼마켓 일이 척추를 자극한 탓이었다.
행동·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련
남편과 사별한 뒤 10년 전부터 한식당을 운영해온 현모씨(61)는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스런 삶을 살았다. 그러나 크게 아픈 적은 없어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던 그도 디스크만은 피해 가지 못했다. 언제부턴가 걸어다니다 보면 다리가 쪼이는 듯 아파왔다. 쪼그려 앉아 잠시 쉬면 괜찮아지다 걸으면 또 아프고 하기를 여러 차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는 너끈히 걸어다니던 현씨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애써 참고 버티기를 몇 달, 결국 5분 남짓도 걷기가 힘들게 된 현씨는 그제서야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척추관 협착증’.
척추는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신경이 지나간다. 척추관 협착증은 어떤 이유로 구멍이 좁아진 척추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거기에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까지 닳아 없어지면 압박의 강도는 더욱 커진다. 때문에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와 지나친 물리적 노동으로 인해 생기는 퇴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취급받고 있다. 현씨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과 닳아 없어진 디스크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함께 받았다. 현씨는 그 뒤 식당을 큰아들 내외에게 물려주고 식당 일에서 손을 뗐다.
그런데 3년 후 수술한 부위의 윗부분에 증상이 재발했다. 현씨는 식당 일을 그만둔 뒤 낮에 아들 집에서 손자들을 돌봐주었는데 집안일을 모른 체할 수 없어 설거지, 청소, 세탁 등 허리를 굽히는 일을 해 허리에 무리가 간 것.
이렇듯 디스크 재발 유형은 남성과 여성 각각의 생활 패턴 및 운동양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장일태 박사팀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실시한 5000건의 척추수술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단순한 디스크 절제술을 받은 후 다시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경우는 남성에게 많고, 척추유합술(문제가 생긴 디스크 대신 인체의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뼈나 인공디스크를 넣어 고정시키는 수술) 후 문제가 생긴 경우는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물리적 힘이 가해지는 노동이, 여성은 가사노동이 디스크 재발의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이렇듯 남녀의 수술 후 허리디스크 재발 원인이 각기 다른 까닭에 재발을 예방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난다. 남성들은 수술 후 심한 활동을 자제하고, 일상생활 중 허리를 옆으로 돌린 채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옆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앉은 채로 책상의 아래 서랍을 여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 때가 많은데 바로 이런 자세들이 디스크를 악화시키거나 재발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자세들은 디스크를 신경 쪽으로 밀려 나가게 해 결국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테를 찢어지게 만든다.
여성은 가사일을 할 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등이나 허리를 수그리는 자세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가능한 한 등이 둥글게 굽지 않도록 하고, 언제나 체중이 두 발에 똑같이 실리게 하며 절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주방의 싱크대는 주부가 편안하게 섰을 때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배꼽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 허리가 굽어질 정도로 낮다면 높게 개조하는 것이 좋고, 높다면 발 받침대를 놓아 높이를 조절한다.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는 허리가 앞으로 수그러질 수밖에 없으므로 발판을 놓아 한쪽 다리를 그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자세로 세탁물을 꺼내면 허리가 펴진 상태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긴 막대기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롱이나 선반 위처럼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도 반드시 발판을 이용한다. 발끝으로 간신히 버티고 선 채 두 손을 뻗는 자세는 척추에 무리를 가한다.
나누리병원 정일태 박사는 “허리디스크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술 후 한두 달간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척추 부위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 허리, 등, 배 근육이 강화돼 척추에 가중되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영, 등산, 자전거 타기 등이 허리디스크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인데, 단 수영 영법 중에서 평영과 접영은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요통이 심한 사람에게는 철봉 매달리기가 좋다. 철봉 매달리기를 하면 척추 뼈와 뼈 사이를 늘려 빠져나온 디스크가 다시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