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주변 대형 쇼핑몰들.
최근 들어 분양광고가 해당 상가에 대한 정보 습득의 주 매개체로 부각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광고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특히 터무니없는 투자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시공사만을 강조해 안심하고 투자하게 만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등기분양’이 상가 투자의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허점이 많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 시행사를 반드시 체크하라
우선 시행사와 시공사가 제대로 명시돼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통상 테마상가는 시행사의 역할이 상가 활성화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양에서부터 상가 개점, 향후 관리까지 시행사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상가 분양광고의 상당수는 시공사만 부각될 뿐 시행사에 대한 정보는 미미한 경우가 태반이다. 만약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사실상 모든 책임은 시행사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행사가 어떤 곳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시행사가 튼튼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상가 투자의 제1원칙이다. 시행사가 마케팅 능력이 있으면 상권이 조기에 활성화될 확률이 높고, 관리나 마케팅에서 뒤지면 상가가 슬럼화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사업주체에 대한 경험 유무, 회사 인지도, 임직원들의 전력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토지 등기부등본을 떼 사업부지 소유권이 시행사 소유인지 여부와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일이다.
서울 동대문운동장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G상가나 R상가의 경우 분양된 지 벌써 2년이 다 돼 가지만 사업부지 내 건물 매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두 곳 모두 대대적인 홍보와 높은 투자 수익률 제시로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지만, 사업부지 매입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사업 자체가 늦어지면서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등기분양과 임대분양의 장단점
요즘 상가 광고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바로 ‘등기분양’이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히 투자자에게 넘겨줌으로써, 상가 분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의 권리를 확보해주는 분양 방식이다. 즉 ‘등기분양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명의로 상가의 소유권을 가질 수 있고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직접 장사를 할 수도, 남에게 세를 줄 수도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던 한국부동산신탁의 분당테마폴리스 사태 이후 등기분양은 상가분양의 바이블로 자리잡은 상태다.
그러나 등기분양이 상가 투자의 위험을 모두 해소해주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법적 소유권이 있어 언제라도 매매나 기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등기분양이 분명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가 내에 입점한 점주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릴 경우 해결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과 장사가 안 될 때는 그 책임을 고스란히 투자자 본인이 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장사가 안 될 경우 창고로 쓸 수도 없는 것이 상가인 만큼 등기분양을 받을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등기분양의 반대 개념인 임대분양은 상가에 대한 사용권을 갖는 분양 방식이다. 즉 건물주에게 보증금을 주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 것이다. 상가에 대한 실제적인 제반 권리는 건물주에게 있고 임대차 계약이 이루어진 계약기간 동안 임대권리를 갖는다. 계약기간은 상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5년간이며 임대기간이 끝나면 연장 계약하는 것이 통례다.
오랫동안 장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는 등기분양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또한 개인의 능력보다도 운영회사의 경영 노하우에 상가 활성화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에 시행사의 능력과 경험 유무가 중요하다. 또 시행사의 부도나 사업주체가 바뀌면 권리금은 고사하고 보증금조차 받지 못하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