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다.
과거 인수위에선 업무보고는 종이문서로 이뤄졌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업무보고 방식은 노당선자의 지시에 의해 이번 인수위에서 처음 도입된 것이다. CUG 활용에 대해선 “각 부서간 정보공유로 일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정 틀을 새로 짜는 인수위의 위상, 공공적 성격, 보안문제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가 기자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인수위가 사용하고 있는 CUG 프로그램은 ‘쌍용정보통신’이 개발했다. 인수위측은 이 프로그램을 ‘리더인테크’라는 회사를 통해 구입했다. 인수위 CUG 프로그램은 ‘웹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일반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할 때처럼 웹브라우저에 인터넷주소를 입력한 뒤 엔터를 쳐서 CUG 사이트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우리에게 CUG 프로그램을 판매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서버 중 일부를 임대해 거기에 CUG 사이트를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부족해 임시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인수위는 대통령령으로 구성된 ‘국가기관’으로, 인수위측은 내부 문건에 대한 언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정부부처 전산화 용역을 맡았던 한 인터넷업체 대표는 “인수위가 내부 문건을 사기업 서버에 올려놓았다는 것인데 이는 인수위 문건의 ‘공공재’적인 성격에 비춰봤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앙정부 부처에서부터 일선 구청에 이르기까지 공공기관이 사기업의 서버를 임대해 내부 기밀문서를 관리해온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다. 대다수 공공기관은 자체 서버를 구축해두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인수위와 같은 중요한 국가기관이 인터넷 사이트를 문서유통망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요즘엔 대다수 대기업도 보안문제 때문에 LAN과 같은 외부인 접근 차단형 내부통신망을 이용하고 있고 여기에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보안장치를 해뒀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CUG를 앞으로도 인터넷 사이트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곧 CUG 사이트 서버를 인수위 국민참여센터가 이용하고 있는 서버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위 다른 관계자는 “CUG 사이트가 국민참여센터 서버로 옮긴다는 말은 못 들었다. 국민참여센터 서버 역시 비정부기구로부터 임대한 서버”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