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찾아서-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이 열리고 있는 금호미술관 입구에는 8명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 박서보는 자신의 추상화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있고 카메라를 쥔 강운구는 피사체가 된다는 사실이 못내 어색한 표정이다. 그들의 얼굴에서 한평생 외길을 걸어온 사람 특유의 강단과 담백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은 여러모로 특별한 전시다. 강운구 김익영 박노수 박서보 송영방 이영학 전성우 최만린 등 조각, 사진, 회화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 8명이 이 전시를 위해 신작을 내놓았다.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에 연재된 ‘작가를 찾아서’ 덕분이다. ‘월간미술’은 매달 한 명의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했고 이 글은 ‘토착과 자생’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책의 출간과 동시에 권옥연과 이병복을 제외한 8명 작가의 전시가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토착과 자생’의 기록은 심각한 작가론도 가벼운 미셀러니도 아닙니다. 다만 대가들이 걸어온 길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이들의 개척자적 정신을 배웠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또 평소 초보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미술전시를 탈피하기 위해 책과 사진, 전시를 동시에 기획하게 된 것이지요.” ‘토착과 자생’을 쓰고 이번 전시를 기획한 ‘월간미술’ 이건수 편집장의 설명이다.
‘토착과 자생’이라는 책의 제목은 사실상 이 전시의 주제나 다름없다. 1930년대 전후에 태어나 대부분 유학 1세대인 작가들은 광복과 한국전쟁, 5·16 군사쿠데타 등 현대사의 격랑과 서양문물의 세찬 파도를 온몸으로 겪어왔다. 고요하고 단정한 박노수의 풍경화나 기와 문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송영방의 수묵화, 물그릇처럼 질박한 이영학의 조각,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김익영의 백자 항아리 등에는 외국 문명의 홍수 속에서 예술의 모국어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 공통적으로 녹아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작가 8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다 보니 작가들간의 경쟁심리도 없지 않았다. 가장 좋은 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한 작가는 ‘전시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개막 직전 작품을 떼고 그날 밤으로 새 작품을 그려와 다시 걸기도 했다.
뭐니뭐니 해도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의 가장 큰 묘미는 책과 전시를 함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시가 설명하지 못한 것을 책이 설명하고 책이 다 표현하지 못한 것을 전시가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노수의 그림에 대해 “그림 속 까까머리 소년이 나의 분신인 것 같다”고 말하는 이건수의 솔직하면서도 낭만적인 글은 여러 편의 해설보다 훨씬 더 단도직입적으로 작품의 매력을 일깨워준다(2월17일까지, 문의: 02-771-9675).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은 여러모로 특별한 전시다. 강운구 김익영 박노수 박서보 송영방 이영학 전성우 최만린 등 조각, 사진, 회화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 8명이 이 전시를 위해 신작을 내놓았다.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에 연재된 ‘작가를 찾아서’ 덕분이다. ‘월간미술’은 매달 한 명의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했고 이 글은 ‘토착과 자생’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책의 출간과 동시에 권옥연과 이병복을 제외한 8명 작가의 전시가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토착과 자생’의 기록은 심각한 작가론도 가벼운 미셀러니도 아닙니다. 다만 대가들이 걸어온 길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이들의 개척자적 정신을 배웠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또 평소 초보자에게 친절하지 않은 미술전시를 탈피하기 위해 책과 사진, 전시를 동시에 기획하게 된 것이지요.” ‘토착과 자생’을 쓰고 이번 전시를 기획한 ‘월간미술’ 이건수 편집장의 설명이다.
‘토착과 자생’이라는 책의 제목은 사실상 이 전시의 주제나 다름없다. 1930년대 전후에 태어나 대부분 유학 1세대인 작가들은 광복과 한국전쟁, 5·16 군사쿠데타 등 현대사의 격랑과 서양문물의 세찬 파도를 온몸으로 겪어왔다. 고요하고 단정한 박노수의 풍경화나 기와 문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송영방의 수묵화, 물그릇처럼 질박한 이영학의 조각,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김익영의 백자 항아리 등에는 외국 문명의 홍수 속에서 예술의 모국어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 공통적으로 녹아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작가 8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다 보니 작가들간의 경쟁심리도 없지 않았다. 가장 좋은 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한 작가는 ‘전시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개막 직전 작품을 떼고 그날 밤으로 새 작품을 그려와 다시 걸기도 했다.
뭐니뭐니 해도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전의 가장 큰 묘미는 책과 전시를 함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시가 설명하지 못한 것을 책이 설명하고 책이 다 표현하지 못한 것을 전시가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노수의 그림에 대해 “그림 속 까까머리 소년이 나의 분신인 것 같다”고 말하는 이건수의 솔직하면서도 낭만적인 글은 여러 편의 해설보다 훨씬 더 단도직입적으로 작품의 매력을 일깨워준다(2월17일까지, 문의: 02-771-9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