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소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라는 대외적인 요인 외에도 북한이 기대했던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이 미흡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에는 조정기에 들어간 북-미 관계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였다. 물론 그동안 방북자 등 민간 차원에서는 북한의 불만이 크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식 발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27일 열린 국회 남북관계발전지원특위에서 손학규 의원이 “김정일 답방이 지연되고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것은 혹시 정부가 내막적으로 약속한 경제지원이 적어 북한이 불만을 가졌기 때문은 아닌가?”라고 묻자 임동원 통일부 장관은 이렇게 답변했다.
“북한이 남한에서 경제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내막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일은 전혀 없다. 북한이 남한측에 기대하는 것은 경제협력, 그중에서도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전력지원과 식량지원이다.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지원이) 기대에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력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 200만 kW를 요청했다가 50만 kW를 우선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북한은 전력선만 연결하면 50만 kW쯤은 당장이라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전력지원에는 기술적 문제가 많이 따른다. 그래서 먼저 전력지원을 위한 실사를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지원 속도에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원인 분석은 베를린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정진석 의원(자민련)은 “베를린 선언은 1항부터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메시지를 담았으며 그것이 6·15 남북정상회담의 시발점이 된 것 아니냐”며 현재의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가 어떤지를 물었다. 임동원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경협사업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력지원, 금강산 관광지원에 왜 정부가 나서지 않느냐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우리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고 답변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해 3월9일 베를린 자유대학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선언의 1항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지원의 핵심 내용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농업구조 개혁이었다. 정경분리원칙으로 인한 민간 경협만으로는 북한의 경제-식량난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원한다면 도로 항만 철도 전력 통신 등 SOC 확충과 비료, 농기구 개량, 관개시설 개선 등 농업기반 조성에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경의선 복원사업과 비료 지원도 그 약속 이행의 일환인 것이다. 정부는 비료 지원이 식량 지원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북한은 비료를 많이 쓰지 않아 시비(施肥)하면 7∼8배 증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4월18일 20만 t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성의 표시’인 셈이다. 문제는‘산업의 비료’인 전력이다. 비료나 식량은 외국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으나 전력은 인접성과 송전 거리를 고려할 때 남한이 최적국이다. 그런데 지금 전력지원 협상은 경의선 복원사업과 함께 중단한 상태다.
경의선 연결사업의 경우 4월 말 현재 우리측 비무장지대(DMZ) 이남지역의 철도 노반공사는 70%, 도로 노반공사는 40%의 진척을 보인다. 그러나 ‘주적 발언’을 이유로 북측이 국방장관 회담과 ‘남북군사실무회담 합의서’ 서명을 지연함에 따라 DMZ 내에서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였다.
북측은 지난해 철도 도로 노반 건설에 착수했으나 겨울에 중단한 공사를 아직 재개하지 않았다. 관건은 군사실무회담 합의서 서명이다. 통일부는 경의선을 연결하면 남측이 물류비를 절감하고, 북측도 물류 통관비를 챙길 수 있는 공동이익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이 5월중에는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 4월27일 열린 국회 남북관계발전지원특위에서 손학규 의원이 “김정일 답방이 지연되고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것은 혹시 정부가 내막적으로 약속한 경제지원이 적어 북한이 불만을 가졌기 때문은 아닌가?”라고 묻자 임동원 통일부 장관은 이렇게 답변했다.
“북한이 남한에서 경제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내막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일은 전혀 없다. 북한이 남한측에 기대하는 것은 경제협력, 그중에서도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전력지원과 식량지원이다.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지원이) 기대에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력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 200만 kW를 요청했다가 50만 kW를 우선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북한은 전력선만 연결하면 50만 kW쯤은 당장이라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전력지원에는 기술적 문제가 많이 따른다. 그래서 먼저 전력지원을 위한 실사를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지원 속도에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원인 분석은 베를린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정진석 의원(자민련)은 “베를린 선언은 1항부터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메시지를 담았으며 그것이 6·15 남북정상회담의 시발점이 된 것 아니냐”며 현재의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가 어떤지를 물었다. 임동원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경협사업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력지원, 금강산 관광지원에 왜 정부가 나서지 않느냐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우리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고 답변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해 3월9일 베를린 자유대학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선언의 1항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지원의 핵심 내용은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농업구조 개혁이었다. 정경분리원칙으로 인한 민간 경협만으로는 북한의 경제-식량난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원한다면 도로 항만 철도 전력 통신 등 SOC 확충과 비료, 농기구 개량, 관개시설 개선 등 농업기반 조성에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경의선 복원사업과 비료 지원도 그 약속 이행의 일환인 것이다. 정부는 비료 지원이 식량 지원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 북한은 비료를 많이 쓰지 않아 시비(施肥)하면 7∼8배 증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4월18일 20만 t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성의 표시’인 셈이다. 문제는‘산업의 비료’인 전력이다. 비료나 식량은 외국에서도 지원받을 수 있으나 전력은 인접성과 송전 거리를 고려할 때 남한이 최적국이다. 그런데 지금 전력지원 협상은 경의선 복원사업과 함께 중단한 상태다.
경의선 연결사업의 경우 4월 말 현재 우리측 비무장지대(DMZ) 이남지역의 철도 노반공사는 70%, 도로 노반공사는 40%의 진척을 보인다. 그러나 ‘주적 발언’을 이유로 북측이 국방장관 회담과 ‘남북군사실무회담 합의서’ 서명을 지연함에 따라 DMZ 내에서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였다.
북측은 지난해 철도 도로 노반 건설에 착수했으나 겨울에 중단한 공사를 아직 재개하지 않았다. 관건은 군사실무회담 합의서 서명이다. 통일부는 경의선을 연결하면 남측이 물류비를 절감하고, 북측도 물류 통관비를 챙길 수 있는 공동이익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이 5월중에는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