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가의 이목은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에게 상당수 쏠려 있다. 이회창 총재에 대한 그의 비판, 그가 말하는 개헌론도 그렇고 전직 대통령 연쇄 방문도 예사롭지 않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가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는 가운데, 그가 정치권 지형 변화의 한 축을 형성할 것인지, 그의 심중을 들여다보았다.
최근 22년 만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그분하고 저하고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전직 대통령 뵙는다는 마음으로 간 것이죠.”
이번 만남으로 두 분 사이의 과거사 문제는 일단락 된 겁니까.
“저하고 개인적인 과거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다 저와 만났다고 해서 그게 해결되었다, 안 되었다 얘기하는 것은 조금 그런 것 같네요. 좋은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박부총재는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미래지향적인 화해를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그분들 모두 이 나라 잘 되자고 했던 거죠. 길은 달랐지만… 이제 세기도 바뀌었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모든 능력을 키워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는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과거에 일했던 분들이 힘을 합친다면 그만큼 좋지 않겠느냐는 거죠.”
91년 3당 합당으로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결합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아닙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모인 것이므로 화해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얘기하는 화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그 무엇을 창출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전직 대통령들을 차례로 예방하는 것도 그런 차원입니까.
“우선 제 후원회에 축전을 보내주신 데 대해 그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분들과 이런저런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분들을 한 번도 찾아뵌 적이 없어요. 다 정치적 선배인데, 사람으로서(그분들을 찾아 뵙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박부총재는 자신을 비주류라고 생각합니까.
“저는 비주류가 되겠다든지 하는 생각으로 그런 것(발언)을 한 것은 아니고, 당과 나라를 위하는 소신 때문에 한 겁니다. 그랬을 뿐인데 어느 날부터 비주류로 분류를 하더라고요.”
기왕 정치를 하는데 비주류보다는 주류가 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정치에서는 말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은 그냥 세치 혀를 움직여 내놓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한마디 한마디가 그만큼 고민하고 주위의 여론도 수렴해서 하는 겁니다. 그렇게 말을 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거겠죠.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공당의 총재이고 저는 부총재이고, 그런 거죠 뭐. 제가 고언(苦言)을 하기는 하지만 그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총재가 싫어할 발언을 많이 하셨는데, 이총재에게 어떤 얘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까.
“그런 적은 없습니다. 저는 당을 위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면 서슴없이 말하는 편입니다. 그게 또 정치를 하는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부총재는 최근 개헌론을 여러 번 제기했는데, 역시 개헌을 주장하는 김덕룡-손학규 의원이나 이부영 부총재 등과 상의한 적이 있습니까.
“그런 적은 없습니다. 제 소신을 얘기한 것뿐이죠.”
요즘 동시다발적으로 개헌론이 많이 나오니까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 경우는 개헌론에 대한 질의를 총선 끝나자마자 받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제 생각을 얘기하는 것이죠.”
개헌론의 내용이 다른 분들과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4년 중임제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정-부통령제는 정계재편에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반대합니다.”
예전에는 정-부통령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셨는데요.
“예.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죠. 몇 개월 전에는 우리 나라 권력이 한곳에 너무 집중하여 폐해가 많지만 그렇다고 내각제로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다면 권력분산과 책임정치라는 차원에서 정-부통령제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만약 부통령이 있다면 그가 정권을 이어받기 때문에 임기말이 되어도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으니까 (어떤 정책을) 흐지부지 얼버무릴 수 없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 마무리하려고 할 겁니다.”
정-부통령제 도입이 여당에 이용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 그렇다는 겁니까.
“정-부통령이 (지역적으로) 왔다갔다 짝짓기할 수 있다는 거죠.”
호남 부통령에 영남 대통령, 또는 영남 부통령에 호남 대통령 같은 식의 조합이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 있습니까. 지역 간 감정의 골을 메우는 데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효과적이겠나 싶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 출신들이 짝이 되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걸 목적으로 어느 지역은 부통령, 어느 지역은 대통령 해서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지, 그렇게까지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만약 정-부통령제를 도입한다면 박부총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넓어질 것 같은데요.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바람직한 권력구도인지의 차원에서 개헌론을 논의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논의한 적도 없고, 정당에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하는 것만 얘기하다가 가라앉아 참 유감입니다. 정-부통령제도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 권력구조인지의 차원에서만 얘기해야죠. 저는 개헌이 저에게 득이 될지 안 될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덕룡 의원 같은 한나라당의 비주류인사들이 당내에서 어떤 집단적 움직임을 보였을 때 그분들에게 동참할 의향이 있습니까.
“국민이 먼저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하고,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몇 사람이 모인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강재섭 부총재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만나 싹수 있는 후배 정치인을 도와달라고 노골적인 부탁을 했는데, 강부총재와 박부총재는 대구-경북 지역의 라이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무주공산 TK 지역을 놓고 뭐 어쨌다 하는 기사를 보기도 했지만… 열심히 자기 일을 하면 되지 계파다, 뭐다 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어느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다는 것이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고 순기능도 있지 않습니까.
“어느 지역의 대표성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자기 세력을 모아서는 안 되죠.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합니까. 국민이 각 지역에서 보고 신뢰가 간다면 성원을 많이 보낼 것 아닙니까. 그러면 정치권에서 그만큼 큰 영향력이 생기니까, 그걸 갖고 더 힘있게 일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은 있겠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지, 인위적으로 대표가 되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겁니다.”
영남후보론이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대선에 출마할 분에게 특정 지역의 꼬리표를 붙인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만들어낼 지도자는 각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분이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과 국민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남은 2년 동안 극복하고 지향해야 할 목표로 잡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현재의 정계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이 대목에서 박부총재는 말없이 그냥 웃음만 지었다)
그렇다면 이 상태대로 대선으로 가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까.
“각 정당의 국민적 지지도가 매우 낮습니다. ‘지지 정당 없음’이 60에서 70%까지 나오는데… 지지도를 더 올려야겠죠. 다른 쪽이 싫으니까 이쪽을 준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이쪽은 한번 맡겨볼 만하다는 정도로 국민의 마음에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분열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봅니다.”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이른바 보-혁 갈등이 매우 심각합니다. 커다란 당이니까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정당이라면 어느 것을 추구하였는지 유권자가 알아야죠. 헷갈려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곤란합니다.”
그런 보-혁 갈등이 한나라당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아니다라고 꼭 집어 앞을 내다보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김대중 대통령과 독대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습니까.
“그분은 이제 모든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출마할 것도 아니고.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남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조그만 것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죠. 마지막이 불행하다면 국민이 불행하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 같은 그런 조그만 것보다도 역사 속에서 훌륭한 대통령으로 헌신했다는 생각만 갖고 모든 것을 다 버리시길 바랍니다.”
2002년 대통령 후보에 출마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잖아요?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닌 듯합니다.”
최근 22년 만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그분하고 저하고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전직 대통령 뵙는다는 마음으로 간 것이죠.”
이번 만남으로 두 분 사이의 과거사 문제는 일단락 된 겁니까.
“저하고 개인적인 과거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다 저와 만났다고 해서 그게 해결되었다, 안 되었다 얘기하는 것은 조금 그런 것 같네요. 좋은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박부총재는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미래지향적인 화해를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그분들 모두 이 나라 잘 되자고 했던 거죠. 길은 달랐지만… 이제 세기도 바뀌었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모든 능력을 키워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는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과거에 일했던 분들이 힘을 합친다면 그만큼 좋지 않겠느냐는 거죠.”
91년 3당 합당으로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결합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아닙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모인 것이므로 화해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얘기하는 화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그 무엇을 창출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전직 대통령들을 차례로 예방하는 것도 그런 차원입니까.
“우선 제 후원회에 축전을 보내주신 데 대해 그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분들과 이런저런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분들을 한 번도 찾아뵌 적이 없어요. 다 정치적 선배인데, 사람으로서(그분들을 찾아 뵙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박부총재는 자신을 비주류라고 생각합니까.
“저는 비주류가 되겠다든지 하는 생각으로 그런 것(발언)을 한 것은 아니고, 당과 나라를 위하는 소신 때문에 한 겁니다. 그랬을 뿐인데 어느 날부터 비주류로 분류를 하더라고요.”
기왕 정치를 하는데 비주류보다는 주류가 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정치에서는 말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말은 그냥 세치 혀를 움직여 내놓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한마디 한마디가 그만큼 고민하고 주위의 여론도 수렴해서 하는 겁니다. 그렇게 말을 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거겠죠.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공당의 총재이고 저는 부총재이고, 그런 거죠 뭐. 제가 고언(苦言)을 하기는 하지만 그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총재가 싫어할 발언을 많이 하셨는데, 이총재에게 어떤 얘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까.
“그런 적은 없습니다. 저는 당을 위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면 서슴없이 말하는 편입니다. 그게 또 정치를 하는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부총재는 최근 개헌론을 여러 번 제기했는데, 역시 개헌을 주장하는 김덕룡-손학규 의원이나 이부영 부총재 등과 상의한 적이 있습니까.
“그런 적은 없습니다. 제 소신을 얘기한 것뿐이죠.”
요즘 동시다발적으로 개헌론이 많이 나오니까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 경우는 개헌론에 대한 질의를 총선 끝나자마자 받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제 생각을 얘기하는 것이죠.”
개헌론의 내용이 다른 분들과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4년 중임제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정-부통령제는 정계재편에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반대합니다.”
예전에는 정-부통령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셨는데요.
“예.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죠. 몇 개월 전에는 우리 나라 권력이 한곳에 너무 집중하여 폐해가 많지만 그렇다고 내각제로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다면 권력분산과 책임정치라는 차원에서 정-부통령제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만약 부통령이 있다면 그가 정권을 이어받기 때문에 임기말이 되어도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으니까 (어떤 정책을) 흐지부지 얼버무릴 수 없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 마무리하려고 할 겁니다.”
정-부통령제 도입이 여당에 이용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 그렇다는 겁니까.
“정-부통령이 (지역적으로) 왔다갔다 짝짓기할 수 있다는 거죠.”
호남 부통령에 영남 대통령, 또는 영남 부통령에 호남 대통령 같은 식의 조합이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 있습니까. 지역 간 감정의 골을 메우는 데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효과적이겠나 싶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 출신들이 짝이 되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걸 목적으로 어느 지역은 부통령, 어느 지역은 대통령 해서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지, 그렇게까지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만약 정-부통령제를 도입한다면 박부총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넓어질 것 같은데요.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바람직한 권력구도인지의 차원에서 개헌론을 논의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논의한 적도 없고, 정당에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하는 것만 얘기하다가 가라앉아 참 유감입니다. 정-부통령제도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 권력구조인지의 차원에서만 얘기해야죠. 저는 개헌이 저에게 득이 될지 안 될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덕룡 의원 같은 한나라당의 비주류인사들이 당내에서 어떤 집단적 움직임을 보였을 때 그분들에게 동참할 의향이 있습니까.
“국민이 먼저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하고,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몇 사람이 모인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강재섭 부총재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만나 싹수 있는 후배 정치인을 도와달라고 노골적인 부탁을 했는데, 강부총재와 박부총재는 대구-경북 지역의 라이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무주공산 TK 지역을 놓고 뭐 어쨌다 하는 기사를 보기도 했지만… 열심히 자기 일을 하면 되지 계파다, 뭐다 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어느 지역의 대표성을 가진다는 것이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고 순기능도 있지 않습니까.
“어느 지역의 대표성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자기 세력을 모아서는 안 되죠.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합니까. 국민이 각 지역에서 보고 신뢰가 간다면 성원을 많이 보낼 것 아닙니까. 그러면 정치권에서 그만큼 큰 영향력이 생기니까, 그걸 갖고 더 힘있게 일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은 있겠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지, 인위적으로 대표가 되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겁니다.”
영남후보론이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대선에 출마할 분에게 특정 지역의 꼬리표를 붙인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만들어낼 지도자는 각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분이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과 국민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남은 2년 동안 극복하고 지향해야 할 목표로 잡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현재의 정계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이 대목에서 박부총재는 말없이 그냥 웃음만 지었다)
그렇다면 이 상태대로 대선으로 가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까.
“각 정당의 국민적 지지도가 매우 낮습니다. ‘지지 정당 없음’이 60에서 70%까지 나오는데… 지지도를 더 올려야겠죠. 다른 쪽이 싫으니까 이쪽을 준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이쪽은 한번 맡겨볼 만하다는 정도로 국민의 마음에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분열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봅니다.”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이른바 보-혁 갈등이 매우 심각합니다. 커다란 당이니까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정당이라면 어느 것을 추구하였는지 유권자가 알아야죠. 헷갈려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 곤란합니다.”
그런 보-혁 갈등이 한나라당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아니다라고 꼭 집어 앞을 내다보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김대중 대통령과 독대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습니까.
“그분은 이제 모든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출마할 것도 아니고.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남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조그만 것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죠. 마지막이 불행하다면 국민이 불행하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 같은 그런 조그만 것보다도 역사 속에서 훌륭한 대통령으로 헌신했다는 생각만 갖고 모든 것을 다 버리시길 바랍니다.”
2002년 대통령 후보에 출마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잖아요?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