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牛島)는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3.8㎞ 가량 떨어진 섬이다. 성산포항이나 종달리와 하도리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면 마치 소 한 마리가 남쪽으로 머리를 두고 드러누운 듯한 형상이다. 바다 건너편의 성산일출봉은 수면을 박차고 거칠게 일어서려는 기세인 반면, 우도는 고개만 살포시 들어올린 채 넓은 바다를 보료삼아 깊은 잠에 빠진 듯이 평화로워 보인다.
전체면적이 6km2(200만평)쯤 되는 우도는 남북과 동서의 길이가 각각 3.5km, 2.5km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이다. 하지만 제주도에 딸린 62개의 섬들 중에서는 가장 넓고 주민도 1900여명이나 된다. 그래서 지난 86년에는 구좌면 연평리에서 서광 천진 조일 오봉 등 4개의 법정리(法定里)를 거느린 우도면으로 승격됐다.
우도의 주민들은 대체로 농사와 어업을 겸하고 있다. 섬 전체면적의 71%를 차지할 만큼 밭이 많지만, 대부분 물이 귀한 박토(薄土)라서 지금도 많은 양의 식량을 뭍에서 사다 먹는 실정이다. 밭에서는 보리 마늘 고구마 땅콩 등을 주로 심는데, 그중 땅콩은 맛과 향이 아주 좋아서 우도의 으뜸 가는 특산물로 꼽힌다.
농경지가 척박함에도 주민들의 살림이 가멸찬 것은 타고난 근면성과 풍부한 해산물 덕택이다. 예로부터 제주 아낙들의 억척스러움은 유별났지만, 특히 우도의 여자들은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가히 초인적인 생활력을 발휘해왔다. 고구마나 보리밖에 심을 수 없는 박토로는 온 가족의 생계를 도저히 꾸려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상에 나온 지 네댓 해 가량만 지나면 숙명적인 ‘물질’을 시작해야 했다.
‘제주도 해녀의 본고장’이라 일컬어지는 우도에는 지금도 해녀들이 많다. 주민들 중 넷에 하나는 해녀이고, “아들을 낳으면 엉덩이를 때리고 딸을 낳으면 돼지를 잡는다”는 전통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우도의 바닷가를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숨비소리’(물 속에 들어갔다 나온 해녀가 숨을 고르기 위해 내뿜는 소리)를 내며 물질하는 해녀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우도 해녀들은 생활력뿐만 아니라 일제 당시인 1932년에 ‘세화리잠녀투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을 정도로 항일의식도 강했다고도 한다. 오늘날 동천진항의 선착장 앞에 세워져 있는 ‘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는 우도 해녀들의 억척스런 삶과 드높던 항일정신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우도는 땅덩이는 좁아도 “하늘과 땅, 낮과 밤, 앞과 뒤, 동과 서가 두루 아름답다”고 할 만큼 자연풍광이 빼어나다. 더욱이 제주 본섬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개발의 바람을 덜 탄 덕에 타고난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절경이 바로 우도8경이다.
우도8경의 제1경은 ‘달그리안’이라고도 하는 주간명월(晝間明月)이다. 우도봉(牛頭峰, 소머리오름) 서남쪽의 ‘광대코지’라는 해안절벽 아래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물에 비친 햇살이 이 동굴의 천장에 반사되면 마치 커다란 달이 두둥실 떠 있는 듯한 형상이 생긴다고 한다. 제2경인 야항어범(夜航漁帆)은 우도 주변 바다의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 채 고기를 잡는 밤 풍경이다. 제3경은 천진리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즉 천진관산(天津觀山)이다. 제4경은 지두청사(地頭靑莎)로 이 섬의 최고봉인 우도봉 정상에서 바라본 우도의 전경을 가리키며, 시퍼런 바다 건너편에 불끈한 성산일출봉의 자태도 인상적이다. 제5경인 전포망도(前浦望島)는 구좌읍 종달리에서 소가 누워 있는 듯한 모습으로 우도의 형상이다.
우도봉 남쪽의 까마득한 절벽을 가리키는 후해석벽(後海石壁)은 제6경으로 꼽히는데, 높이 20m 너비 30m의 절벽에 온통 줄무늬가 형성돼 있어 마치 거대한 물줄기가 곧장 바다로 떨어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후해석벽 동쪽의 절벽 아래에는 제7경인 동안경굴(東岸鯨窟)이 뚫려 있다. ‘고래가 살 수 있을 만큼 큰 동굴’이라는 뜻이지만, 그 입구는 ‘콧구멍동굴’이라 할 만큼 작아서 밀물 때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 동굴 옆에는 특이하게도 검은 모래가 깔린 검멀래해변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제8경은 우리나라 유일의 산호사해변(珊瑚沙海邊)인 서빈백사(西濱白沙)이다. 햇살 좋은 날이면 눈부시도록 새하얀 이 해변은 풍광 좋은 우도에서도 가장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곳이다. 산호가 부서져서 이루어진 해변으로 지금도 해변 앞쪽의 물밑에서는 산호가 계속 자라나고 있다고 한다.
이 우도8경 가운데 제1경인 주간명월과 제5경인 전포망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이킹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이맘때쯤의 우도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아주 제격이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섬에서 자동차로 바삐 움직이다 보면 싱그러운 보리밭과 샛노란 유채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우도 특유의 봄 풍경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더욱이 크고 작은 길들이 실핏줄처럼 뻗쳐 있는 우도는 지세도 완만해서 자전거 여행지로는 최적지이다. 그저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는 대로 길을 가다 조금 힘겹거든, 바닷가 갯바위에 앉아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풀피리소리 같은 숨비소리에도 귀 기울여 볼 일이다.
전체면적이 6km2(200만평)쯤 되는 우도는 남북과 동서의 길이가 각각 3.5km, 2.5km에 지나지 않는 작은 섬이다. 하지만 제주도에 딸린 62개의 섬들 중에서는 가장 넓고 주민도 1900여명이나 된다. 그래서 지난 86년에는 구좌면 연평리에서 서광 천진 조일 오봉 등 4개의 법정리(法定里)를 거느린 우도면으로 승격됐다.
우도의 주민들은 대체로 농사와 어업을 겸하고 있다. 섬 전체면적의 71%를 차지할 만큼 밭이 많지만, 대부분 물이 귀한 박토(薄土)라서 지금도 많은 양의 식량을 뭍에서 사다 먹는 실정이다. 밭에서는 보리 마늘 고구마 땅콩 등을 주로 심는데, 그중 땅콩은 맛과 향이 아주 좋아서 우도의 으뜸 가는 특산물로 꼽힌다.
농경지가 척박함에도 주민들의 살림이 가멸찬 것은 타고난 근면성과 풍부한 해산물 덕택이다. 예로부터 제주 아낙들의 억척스러움은 유별났지만, 특히 우도의 여자들은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가히 초인적인 생활력을 발휘해왔다. 고구마나 보리밖에 심을 수 없는 박토로는 온 가족의 생계를 도저히 꾸려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상에 나온 지 네댓 해 가량만 지나면 숙명적인 ‘물질’을 시작해야 했다.
‘제주도 해녀의 본고장’이라 일컬어지는 우도에는 지금도 해녀들이 많다. 주민들 중 넷에 하나는 해녀이고, “아들을 낳으면 엉덩이를 때리고 딸을 낳으면 돼지를 잡는다”는 전통까지 생겨났다. 그래서 우도의 바닷가를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숨비소리’(물 속에 들어갔다 나온 해녀가 숨을 고르기 위해 내뿜는 소리)를 내며 물질하는 해녀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우도 해녀들은 생활력뿐만 아니라 일제 당시인 1932년에 ‘세화리잠녀투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을 정도로 항일의식도 강했다고도 한다. 오늘날 동천진항의 선착장 앞에 세워져 있는 ‘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는 우도 해녀들의 억척스런 삶과 드높던 항일정신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우도는 땅덩이는 좁아도 “하늘과 땅, 낮과 밤, 앞과 뒤, 동과 서가 두루 아름답다”고 할 만큼 자연풍광이 빼어나다. 더욱이 제주 본섬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개발의 바람을 덜 탄 덕에 타고난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절경이 바로 우도8경이다.
우도8경의 제1경은 ‘달그리안’이라고도 하는 주간명월(晝間明月)이다. 우도봉(牛頭峰, 소머리오름) 서남쪽의 ‘광대코지’라는 해안절벽 아래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물에 비친 햇살이 이 동굴의 천장에 반사되면 마치 커다란 달이 두둥실 떠 있는 듯한 형상이 생긴다고 한다. 제2경인 야항어범(夜航漁帆)은 우도 주변 바다의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 채 고기를 잡는 밤 풍경이다. 제3경은 천진리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즉 천진관산(天津觀山)이다. 제4경은 지두청사(地頭靑莎)로 이 섬의 최고봉인 우도봉 정상에서 바라본 우도의 전경을 가리키며, 시퍼런 바다 건너편에 불끈한 성산일출봉의 자태도 인상적이다. 제5경인 전포망도(前浦望島)는 구좌읍 종달리에서 소가 누워 있는 듯한 모습으로 우도의 형상이다.
우도봉 남쪽의 까마득한 절벽을 가리키는 후해석벽(後海石壁)은 제6경으로 꼽히는데, 높이 20m 너비 30m의 절벽에 온통 줄무늬가 형성돼 있어 마치 거대한 물줄기가 곧장 바다로 떨어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후해석벽 동쪽의 절벽 아래에는 제7경인 동안경굴(東岸鯨窟)이 뚫려 있다. ‘고래가 살 수 있을 만큼 큰 동굴’이라는 뜻이지만, 그 입구는 ‘콧구멍동굴’이라 할 만큼 작아서 밀물 때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 동굴 옆에는 특이하게도 검은 모래가 깔린 검멀래해변이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제8경은 우리나라 유일의 산호사해변(珊瑚沙海邊)인 서빈백사(西濱白沙)이다. 햇살 좋은 날이면 눈부시도록 새하얀 이 해변은 풍광 좋은 우도에서도 가장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곳이다. 산호가 부서져서 이루어진 해변으로 지금도 해변 앞쪽의 물밑에서는 산호가 계속 자라나고 있다고 한다.
이 우도8경 가운데 제1경인 주간명월과 제5경인 전포망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이킹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가볍게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이맘때쯤의 우도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아주 제격이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섬에서 자동차로 바삐 움직이다 보면 싱그러운 보리밭과 샛노란 유채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우도 특유의 봄 풍경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더욱이 크고 작은 길들이 실핏줄처럼 뻗쳐 있는 우도는 지세도 완만해서 자전거 여행지로는 최적지이다. 그저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는 대로 길을 가다 조금 힘겹거든, 바닷가 갯바위에 앉아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풀피리소리 같은 숨비소리에도 귀 기울여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