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자녀교육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태인 가정에서는 자녀가 잠들기 전에 반드시 책을 읽어준다고 한다. 사실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유태인을 능가하지만 자녀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는 사람은 드물다. 아이에게 책을 사주는 부모 역시 책을 ‘잘 망가지지 않는 장난감’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아이가 학원 다니고 숙제하느라 너무 바쁘다’든지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무엇한담?’하고 묻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모들의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소식이 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소리내서 책을 읽어줄 경우, 유아의 뇌신경 조직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연구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유식처럼 매일 책 읽어줘야
미국소아과학회가 백악관에서 열린 학회에서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의 두뇌 조직은 책을 읽어주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책을 읽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부터 유아의 머릿속에서는 수천 개의 두뇌세포가 활동하기 시작하며 조직간의 결합도 강해진다. 동시에 새로운 두뇌세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처럼 책을 읽어주는 행위와 유아 두뇌 발달 사이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미국소아과학회는 아예 공식적인 육아지침서에 ‘자녀에게 규칙적으로 책 읽어주기’ 항목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 학회의 회장인 로버트 한니만 박사는 아이가 만 6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최소한 열 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매일 책을 읽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니만 박사에 따르면 책읽기는 ‘이유식을 먹이거나 차를 탈 때 안전띠를 매주는 것처럼’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소아과학회가 권장하는 책 읽어주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어줄 것 △책 읽는 시간에는 TV를 끄고 전화도 가급적 자동응답기가 받도록 할 것 △책을 읽고 난 뒤 책의 내용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눌 것 △고학년의 경우 책뿐만 아니라 잡지나 신문 기사 등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다양하게 읽어줄 것 등이다.
국내의 전문가들도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공주영상정보대학 김서정 교수(아동학습지도과)는 “지능은 언어구사의 능력, 언어감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책을 읽어주는 행위는 아이의 언어감각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분명 지능발달을 촉진한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까. 아이가 아직 글을 읽지 못할 경우는 리듬이 있는 산문이 좋다. 리듬감이 있는 글은 반복해서 읽어도 자연스럽다. 글과 그림의 조화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는 그림을 보고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외국동화보다 창작동화 위주로 책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흔히 명작동화로 알려진 ‘소공자’ ‘톰 소여의 모험’ ‘보물섬’ 등은 아이의 사고를 서양 위주로 고정시킬 위험이 있다. 아이가 원한다면 연령에 비해 조금 어려운 책도 괜찮다. 그러나 무조건 아이가 원하는 책보다 부모도 함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을 고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 경계해야 할 점은 영어로 된 동화, 논리를 키워주는 동화 등 ‘읽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좋아진다’고 선전하는 책들이다. 이런 책들은 자칫 잘못하면 아이가 책에 염증을 내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김서정 교수는 부모가 보기에 재미있는 책을 고르라고 말한다.
“읽어주는 부모가 흥미를 느껴야 아이도 책읽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지능발달은 부수적인 의미며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한 부모와 자녀간의 정서적인 교감이다. 책을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아동문학 전문출판사인 재미마주의 이호백 대표, 웅진닷컴의 이해선 책임연구원 등도 김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나타낸다. 이호백씨는 “지능발달을 촉진한다는 모차르트 이펙트 음반이 많이 팔렸다지만 그 결과로 우리 아이들이 모차르트처럼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부모와 자녀가 자연스럽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머리를 좋아지게 한다는 의무감으로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는 교감보다도 피로를 먼저 느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행위가 아이의 지능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부모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기부터 책을 접하고 책을 친숙하게 느낀 아이는 책을 통해 세계를 배우고 이해하게 된다. 책은 TV나 게임처럼 획일화, 상업화된 매체보다 훨씬 다양하고 성숙한 가치관을 가르친다. 아이의 사고가 성숙해진다면 공부를 잘 하는 것도, 대입 논술에 강해지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공부를 잘 하고 논술을 잘 치러서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책 읽어주기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 효과는 의심스럽다. 책은 자녀에게 세상살이가 다만 좋은 학벌, 많은 재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줄 것이다. 진정한 밀레니엄의 개막이라는 2001년, 거창한 목표보다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자’는 목표를 한번 세워보자.
그래서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아이가 학원 다니고 숙제하느라 너무 바쁘다’든지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무엇한담?’하고 묻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모들의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소식이 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소리내서 책을 읽어줄 경우, 유아의 뇌신경 조직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연구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유식처럼 매일 책 읽어줘야
미국소아과학회가 백악관에서 열린 학회에서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의 두뇌 조직은 책을 읽어주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책을 읽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부터 유아의 머릿속에서는 수천 개의 두뇌세포가 활동하기 시작하며 조직간의 결합도 강해진다. 동시에 새로운 두뇌세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처럼 책을 읽어주는 행위와 유아 두뇌 발달 사이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미국소아과학회는 아예 공식적인 육아지침서에 ‘자녀에게 규칙적으로 책 읽어주기’ 항목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 학회의 회장인 로버트 한니만 박사는 아이가 만 6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최소한 열 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매일 책을 읽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니만 박사에 따르면 책읽기는 ‘이유식을 먹이거나 차를 탈 때 안전띠를 매주는 것처럼’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소아과학회가 권장하는 책 읽어주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어줄 것 △책 읽는 시간에는 TV를 끄고 전화도 가급적 자동응답기가 받도록 할 것 △책을 읽고 난 뒤 책의 내용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눌 것 △고학년의 경우 책뿐만 아니라 잡지나 신문 기사 등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다양하게 읽어줄 것 등이다.
국내의 전문가들도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지능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공주영상정보대학 김서정 교수(아동학습지도과)는 “지능은 언어구사의 능력, 언어감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책을 읽어주는 행위는 아이의 언어감각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분명 지능발달을 촉진한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까. 아이가 아직 글을 읽지 못할 경우는 리듬이 있는 산문이 좋다. 리듬감이 있는 글은 반복해서 읽어도 자연스럽다. 글과 그림의 조화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는 그림을 보고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외국동화보다 창작동화 위주로 책을 골라주는 것이 좋다. 흔히 명작동화로 알려진 ‘소공자’ ‘톰 소여의 모험’ ‘보물섬’ 등은 아이의 사고를 서양 위주로 고정시킬 위험이 있다. 아이가 원한다면 연령에 비해 조금 어려운 책도 괜찮다. 그러나 무조건 아이가 원하는 책보다 부모도 함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을 고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 경계해야 할 점은 영어로 된 동화, 논리를 키워주는 동화 등 ‘읽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좋아진다’고 선전하는 책들이다. 이런 책들은 자칫 잘못하면 아이가 책에 염증을 내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김서정 교수는 부모가 보기에 재미있는 책을 고르라고 말한다.
“읽어주는 부모가 흥미를 느껴야 아이도 책읽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지능발달은 부수적인 의미며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한 부모와 자녀간의 정서적인 교감이다. 책을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
아동문학 전문출판사인 재미마주의 이호백 대표, 웅진닷컴의 이해선 책임연구원 등도 김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나타낸다. 이호백씨는 “지능발달을 촉진한다는 모차르트 이펙트 음반이 많이 팔렸다지만 그 결과로 우리 아이들이 모차르트처럼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부모와 자녀가 자연스럽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의 머리를 좋아지게 한다는 의무감으로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는 교감보다도 피로를 먼저 느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행위가 아이의 지능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부모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기부터 책을 접하고 책을 친숙하게 느낀 아이는 책을 통해 세계를 배우고 이해하게 된다. 책은 TV나 게임처럼 획일화, 상업화된 매체보다 훨씬 다양하고 성숙한 가치관을 가르친다. 아이의 사고가 성숙해진다면 공부를 잘 하는 것도, 대입 논술에 강해지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공부를 잘 하고 논술을 잘 치러서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책 읽어주기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면 그 효과는 의심스럽다. 책은 자녀에게 세상살이가 다만 좋은 학벌, 많은 재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줄 것이다. 진정한 밀레니엄의 개막이라는 2001년, 거창한 목표보다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자’는 목표를 한번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