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자동차, 헬기, 보트 등을 할인 판매하는 무선모형 사이트(www.nicehobby.co.kr)를 혼자 운영하면서 월 300여만원을 벌고 있는 이종상 사장(38). 98년 10월까지 SK케미컬연구소의 과장으로 근무하던 그가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이 사업을 하게 된 동기가 흥미롭다. 중학교 때부터 무선 모형 비행기를 무척이나 갖고 싶었으나 워낙 고가품이라 구입조차 못하다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소 여유가 생기자 직접 구입하여 즐기게 됐다. 그로부터 15년. 모형기구 놀이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 취미를 살려 창업하면 ‘즐기면서 돈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직은 얼마 벌지 못하지만 좋아하는 취미가 생계수단이 되니 더없이 즐겁다”고 말한다.
이렇듯 향후 소호창업의 경향은 취미나 경력, 혹은 전공으로 창업하는 소위 ‘커리어(Career) 창업’이 유리할 것이다. 손뜨게를 취미삼아 했다가 사이트(banul.co.kr)를 개설해 성공한 송영예씨(34)나 패션을 전공한 이정은씨(27)가 여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스타패션’ 콘텐츠를 판매해 월 700여만원 이상을 벌고 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모형기구 등 아이템 차별화가 관건
소호창업자로서 커리어를 살려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로는 인터넷과 모바일이 있다. 인터넷 부문에서는 전자상거래(EC)와 콘텐츠 제공업(CP)을 들 수 있다. 전자상거래 아이템으로는 특화된 아이템이되 유사사이트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이템이 좋다. 종합의류를 판매하기보다는 속옷(이너웨어)만을 판매한다거나 생필품 종합사이트보다는 부엌소품이나 우산만을 특화해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전자상거래로 성공한 소호 창업자들이 적지 않다. 소품 모으기가 취미였던 마에다씨(33)는 부엌소품만을 할인 판매하는 온라인숍(zakkaya-maeda.com)을 개설해 매달 500만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비용은 컴퓨터와 스캐너,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 등을 구입한 100만엔이 전부다.
전통우산만 팔아 성공한 카사야(kasaya.com)는 전자상거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창업자인 이시하라씨(42)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신시이바시’라는 오프라인 우산가게와 제휴해 이를 온라인으로 오픈했다. 일반우산은 물론이고 장례식용이나 결혼식 하객을 위한 증정우산, 지팡이 우산, 무용 우산, 휠체어 우산 등 특수 목적을 위한 우산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이처럼 오프라인의 전통업종을 온라인으로 넓혀 나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콘텐츠 제공업으로는 재테크 관련 정보와 체험정보 등이 유리하다. 부동산, 증권, 금융, 창업과 같은 재테크 정보는 대상고객이 성인이므로 유료화에 익숙한 세대인데다 생계와 직결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경험 정보, 유학경험 정보, 여행경험 정보와 같이 체험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가치의 희귀성과 독창성으로 인해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700만의 휴대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소호는 지금 창업하면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내년부터 시행될 ‘IMT 2000’ 서비스를 감안해 텍스트(Text) 콘텐츠보다는 오디오(Audio)형이나 비주얼(Visual)형 콘텐츠로 창업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된 아이템으로는 외국어로 제공하는 운세정보, 단기 아르바이트 정보, 오토미팅서비스업 등 다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