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년 내내 화제였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는 독서가들이 들으면 섭섭할 대목이 있다. “가난한 아버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부자 아버지는 돈에 관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치 독서가 가난을 불러온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런 메시지를 전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도 책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컬하다.
한국인들의 독서 수준은 여전히 너무 적게 읽어서 고민이지, 너무 많이 읽어 가난을 고민할 정도는 아니다. 지난 9월 갤럽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1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 44.6%에 불과하고(그나마 10년 전에 비해 5.6% 증가한 수치다), 월 평균 독서량이 2권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치를 조금이라도 높인다는 차원에서 올 겨울 선물은 서점에서 장만해 보자.
최근 전5권으로 완간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단 보고나면 갖고 싶어지는 책이다. 보통 국배판에서 폭을 3cm쯤 잘라낸 날씬한 판형, 200쪽 분량의 올컬러 인쇄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1권의 책을 5권으로 쪼개 얇아진 대신 코트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가벼운 분량이 됐다.
신화연구가이자 번역자, 소설가인 이윤기씨는 이미 1985년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번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저자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완전히 재해석했기 때문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라 해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또 19세기 벌핀치 책에서 볼 수 없었던 그리스 로마신화를 테마로 제작된 회화와 조각 및 건축 이미지를 매 권마다 150여 장씩 수록해 중-고생용 부교재로도 안성맞춤. 출판사측은 연인들의 선물용으로 제4권 ‘사랑의 신화’가 적당하다고 귀띔한다.
요즘 지하철에서 앉자마자 뜨개질거리를 꺼내드는 모습이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십자수는 남학생들의 새로운 취미로 부상하고 있다. 흔하디 흔한 봉제인형 대신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 만들기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손뜨개, 십자수, 테디베어 만들기는 이제 유행이 아니라 열풍이다. 손뜨개의 경우 아이 옷은 하루, 어른 옷은 3일 정도에 거뜬히 완성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부터 서두르면 크리스마스 때까지 가족용 니트 한 벌씩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 무크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 ‘따뜻한 손뜨개 이야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는 이런 열풍에 힘입어 연말연시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각 책마다 완전 초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이 장점. ‘손뜨개’는 국내 최초로 손뜨개 인터넷사이트(www.banul.co.kr)를 개설하고 이미 ‘송영혜의 너무 쉽고 예쁜 손뜨개’ ‘소문난 우리집 손뜨개 이야기’ 등을 펴내 손뜨개 붐을 일으킨 송영혜씨의 작품이다.
십자수는 ‘바늘로 그리는 그림’이라 격찬받으며 젊은이들에게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에는 당장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십자수 도안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십자수로 장식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생각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에는 초보자를 위해 실물크기 패턴, 고급원단, 장식용 리본, 단추눈과 코를 수놓을 수 있는 색실 등을 포함한 ‘테디베어 DIY키트’가 포함돼 있다. 이만하면 연말연시나 집들이용 선물로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은? 만화책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살부터 찌푸릴 어른들에게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한다. 만화책 개념을 바꾸는 A4사이즈의 큰 판형부터 눈길을 끌지만, 소녀 앙리에트의 하루하루를 읽노라면 이 양갈래 머리에 커다란 안경을 쓴 못생기고 땅딸막한 열세 살짜리 소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패션 감각은 빵점이지만 제 고집대로 자신만의 꿈을 펼쳐가는 씩씩한 소녀, 턱없이 진지하고 귀여운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앙리에트를 통해 대화가 끊긴 자녀와 말문을 틀 수도 있을 것이다. 96년 프랑스 잡지 ‘나는 책을 읽어요’에 연재돼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로부터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만화다.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전2권) 중 첫 권이 출판됐고, 앞으로 ‘앙리에트의 일기’(전3권)도 소개될 예정이다. 지금 서점으로 가면 예상치 못한 선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전 5권 / 토마스 벌핀치 지음/ 이윤기 편역/ 창해 펴냄/ 각 200쪽/ 각 1만원
따뜻한 손뜨개 이야기 / 송영혜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156쪽/ 9000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 / 김숙현 외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160쪽/ 9500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 / 고경원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200쪽/ 9800원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 / 필립 뒤피 지음/ 샤를 베르베리앙 그림/ 신선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64쪽/ 7800원
한국인들의 독서 수준은 여전히 너무 적게 읽어서 고민이지, 너무 많이 읽어 가난을 고민할 정도는 아니다. 지난 9월 갤럽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1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 44.6%에 불과하고(그나마 10년 전에 비해 5.6% 증가한 수치다), 월 평균 독서량이 2권 조금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치를 조금이라도 높인다는 차원에서 올 겨울 선물은 서점에서 장만해 보자.
최근 전5권으로 완간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단 보고나면 갖고 싶어지는 책이다. 보통 국배판에서 폭을 3cm쯤 잘라낸 날씬한 판형, 200쪽 분량의 올컬러 인쇄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1권의 책을 5권으로 쪼개 얇아진 대신 코트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가벼운 분량이 됐다.
신화연구가이자 번역자, 소설가인 이윤기씨는 이미 1985년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번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저자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완전히 재해석했기 때문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라 해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또 19세기 벌핀치 책에서 볼 수 없었던 그리스 로마신화를 테마로 제작된 회화와 조각 및 건축 이미지를 매 권마다 150여 장씩 수록해 중-고생용 부교재로도 안성맞춤. 출판사측은 연인들의 선물용으로 제4권 ‘사랑의 신화’가 적당하다고 귀띔한다.
요즘 지하철에서 앉자마자 뜨개질거리를 꺼내드는 모습이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십자수는 남학생들의 새로운 취미로 부상하고 있다. 흔하디 흔한 봉제인형 대신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 만들기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손뜨개, 십자수, 테디베어 만들기는 이제 유행이 아니라 열풍이다. 손뜨개의 경우 아이 옷은 하루, 어른 옷은 3일 정도에 거뜬히 완성할 수 있다고 하니 지금부터 서두르면 크리스마스 때까지 가족용 니트 한 벌씩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 무크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 ‘따뜻한 손뜨개 이야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는 이런 열풍에 힘입어 연말연시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각 책마다 완전 초보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이 장점. ‘손뜨개’는 국내 최초로 손뜨개 인터넷사이트(www.banul.co.kr)를 개설하고 이미 ‘송영혜의 너무 쉽고 예쁜 손뜨개’ ‘소문난 우리집 손뜨개 이야기’ 등을 펴내 손뜨개 붐을 일으킨 송영혜씨의 작품이다.
십자수는 ‘바늘로 그리는 그림’이라 격찬받으며 젊은이들에게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에는 당장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십자수 도안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십자수로 장식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생각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에는 초보자를 위해 실물크기 패턴, 고급원단, 장식용 리본, 단추눈과 코를 수놓을 수 있는 색실 등을 포함한 ‘테디베어 DIY키트’가 포함돼 있다. 이만하면 연말연시나 집들이용 선물로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은? 만화책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살부터 찌푸릴 어른들에게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한다. 만화책 개념을 바꾸는 A4사이즈의 큰 판형부터 눈길을 끌지만, 소녀 앙리에트의 하루하루를 읽노라면 이 양갈래 머리에 커다란 안경을 쓴 못생기고 땅딸막한 열세 살짜리 소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패션 감각은 빵점이지만 제 고집대로 자신만의 꿈을 펼쳐가는 씩씩한 소녀, 턱없이 진지하고 귀여운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앙리에트를 통해 대화가 끊긴 자녀와 말문을 틀 수도 있을 것이다. 96년 프랑스 잡지 ‘나는 책을 읽어요’에 연재돼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로부터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만화다.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전2권) 중 첫 권이 출판됐고, 앞으로 ‘앙리에트의 일기’(전3권)도 소개될 예정이다. 지금 서점으로 가면 예상치 못한 선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전 5권 / 토마스 벌핀치 지음/ 이윤기 편역/ 창해 펴냄/ 각 200쪽/ 각 1만원
따뜻한 손뜨개 이야기 / 송영혜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156쪽/ 9000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십자수 / 김숙현 외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160쪽/ 9500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테디베어 / 고경원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200쪽/ 9800원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 / 필립 뒤피 지음/ 샤를 베르베리앙 그림/ 신선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64쪽/ 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