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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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아시아는 美-中 헤게모니 쟁탈전

한국민 53% “가장 영향력 커질 나라 중국”

  • 입력2005-06-08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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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작년에 뉴 밀레니엄 행사를 거창하게 치렀는데 새삼스럽게 무슨 21세기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세기 를 엄밀하게 따진다면 정작 21세기는 서기 2001년이 되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아시아에서 어느 나라가 강국이 되고 또 우리 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얼마 전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미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가 동아일보에 보도되었는 데, 21세기를 바라보는 각 나라 국민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어 흥미 로웠다. ‘10년 후에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커질 나라’를 물어 보았더니 한국, 일본, 중국의 응답자들은 단연 압도적으로 중국을 꼽았다. 우리나라 응답자는 53%가 중국, 23%가 일본이라고 응답했고 일본 응답자들은 47%가 중국, 14%가 미국이라고 했는데 중국 응답자 들은 무려 73%가 자기 나라인 중국을 꼽고 미국일 것이라는 응답은 10%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21세기는 중국의 세기’ 라고 호언장담한다고 하더니 중국민들이 21세기에 거는 기대는 정말 큰 것 같다.

    그에 비해 한국과 일본의 국민은 자기나라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 력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10%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응답은 아시아인들의 응답과 매우 다르다. ‘10년 내에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클 나라’를 묻는 질문에서 미국 응답자의 55%가 미 국이라고 응답했고, 중국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19%에 지나지 않았 다. 미국인들과 중국인들이 서로 아시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사에서는 ‘군사 적으로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를 묻는 질문도 있었는데 한국과 일 본 응답자들은 북한을 꼽은 응답자가 각각 54%, 44%로 가장 높은 반 면 미국 응답자들은 38%가 중국이라고 했고, 중국 응답자들은 63%가 미국이라고 대답하였다. 여론조사 결과로만 본다면, 21세기 아시아 는 미국과 중국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첨예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21세기 아시아 정세를 바라보면서 우리나라는 또다시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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