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전 의원이 9월27일 민국당 임시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으로 추대됐다. 직함은 대표지만 실질적인 당의 ‘오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한나라당 전신 신한국당에서 대표를 지낸 적은 있지만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기는 화려하고 오랜 그의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구 1석, 전국구 1석의 ‘미니 정당’인 민국당의 전당대회는 세간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민국당은 이제 허주(虛舟·김대표 아호)가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는 사실, 허주식 정치 행보의 반경이 매우 넓고 때로는 놀라운 ‘파괴력’을 보여주었다는 사실, 앞으로 2년 후 대통령 선거 판도에 무수한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등은 민국당을 간단히 제쳐놓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허주는 지난 5월1일 대표대행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허주에게 “민국당을 놓지 말고 꼭 붙잡고 계시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비중있는 인사는 최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허주가 이제 민국당을 꽉 붙잡았으니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기겠지…”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허주에게 왜 민국당을 놓지 말고 꼭 붙잡고 있으라고 말했을까. 우선 김대통령은 4·13 총선에서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허주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그 기반으로서 민국당을 지키라고 권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주 역시 9월27일 대표로 추대된 뒤 “아직 제가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확신합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2년 후에 큰 보람을 함께 나누자”고 덧붙였다.
물론 김대표가 김대통령의 말만 듣고 민국당 대표에 도전했다고 볼 수는 없다. 5월 단독 회동이 2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의 ‘동맹’을 약속한 것으로도 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날 두 사람은 ‘무엇인가 일을 같이 도모할 수는 있겠다’는 정도의 교감은 나눴던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지난 97년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후보를 단독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허주에게 ‘킹 메이커’로서의 도움을 요청했고, 허주는 “나와 김총재가 힘을 합친다고 해서 지역감정이 치유되고 영호남이 통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후 2년6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서로 뒤바뀐 입장으로 다시 만나 깊숙한 대화를 나눴다. 비록 처지는 바뀌었지만 정권재창출을 위해 현 여권이 허주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허주는 지금 “다음 정권은 동서화합 정권이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민국당은 여권에서 희망하는 정-부통령제 도입을 아예 당론으로 정했다.
그렇지만 김대표의 지향성이 김대통령에게만 쏠린 것은 아니다. 김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다같이 싫어하는 ‘제3세력’에 주목하고 있다(인터뷰 참조). 그는 “그동안 소외되고 배제된 대구-경북 인사들이나 ‘반 민주, 비 한나라당’ 성향의 사람들이 생각은 있어도 적당한 결사체가 없어서 행동을 못했는데, 이제 허주가 당을 이끄니 여기 모두 힘을 보태자는 목소리가 많고, 전화도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3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정국에서 허주가 발휘할 정치력의 공간은 의외로 넓다. 그의 한 최측근 인사는 “솔직히 말해 다음 대선에서 DJ와 YS, JP가 손잡으면 게임은 끝난 것 아니냐. 이 세 사람 모두 이회창씨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똑같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을 꿰맬 사람이 허주밖에 더 있느냐”고 말한다. 지금은 미풍이지만 허주의 재등장이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 가능성은 나름대로 열려 있는 듯하다.
지역구 1석, 전국구 1석의 ‘미니 정당’인 민국당의 전당대회는 세간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민국당은 이제 허주(虛舟·김대표 아호)가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는 사실, 허주식 정치 행보의 반경이 매우 넓고 때로는 놀라운 ‘파괴력’을 보여주었다는 사실, 앞으로 2년 후 대통령 선거 판도에 무수한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등은 민국당을 간단히 제쳐놓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허주는 지난 5월1일 대표대행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허주에게 “민국당을 놓지 말고 꼭 붙잡고 계시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비중있는 인사는 최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허주가 이제 민국당을 꽉 붙잡았으니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기겠지…”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허주에게 왜 민국당을 놓지 말고 꼭 붙잡고 있으라고 말했을까. 우선 김대통령은 4·13 총선에서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허주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그 기반으로서 민국당을 지키라고 권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주 역시 9월27일 대표로 추대된 뒤 “아직 제가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확신합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2년 후에 큰 보람을 함께 나누자”고 덧붙였다.
물론 김대표가 김대통령의 말만 듣고 민국당 대표에 도전했다고 볼 수는 없다. 5월 단독 회동이 2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의 ‘동맹’을 약속한 것으로도 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날 두 사람은 ‘무엇인가 일을 같이 도모할 수는 있겠다’는 정도의 교감은 나눴던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지난 97년 대선 때 김대중 대통령후보를 단독으로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허주에게 ‘킹 메이커’로서의 도움을 요청했고, 허주는 “나와 김총재가 힘을 합친다고 해서 지역감정이 치유되고 영호남이 통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후 2년6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서로 뒤바뀐 입장으로 다시 만나 깊숙한 대화를 나눴다. 비록 처지는 바뀌었지만 정권재창출을 위해 현 여권이 허주에게 무엇인가 도움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허주는 지금 “다음 정권은 동서화합 정권이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민국당은 여권에서 희망하는 정-부통령제 도입을 아예 당론으로 정했다.
그렇지만 김대표의 지향성이 김대통령에게만 쏠린 것은 아니다. 김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다같이 싫어하는 ‘제3세력’에 주목하고 있다(인터뷰 참조). 그는 “그동안 소외되고 배제된 대구-경북 인사들이나 ‘반 민주, 비 한나라당’ 성향의 사람들이 생각은 있어도 적당한 결사체가 없어서 행동을 못했는데, 이제 허주가 당을 이끄니 여기 모두 힘을 보태자는 목소리가 많고, 전화도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3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정국에서 허주가 발휘할 정치력의 공간은 의외로 넓다. 그의 한 최측근 인사는 “솔직히 말해 다음 대선에서 DJ와 YS, JP가 손잡으면 게임은 끝난 것 아니냐. 이 세 사람 모두 이회창씨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똑같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을 꿰맬 사람이 허주밖에 더 있느냐”고 말한다. 지금은 미풍이지만 허주의 재등장이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들 가능성은 나름대로 열려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