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우리나라를 ‘총체적 부패공화국’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정부패는 사회적으로 제도화되어 있다시피 하며, 그 현상에 대한 국민의 불감증 또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요새 논란이 되고 있는 백두사업이나 고속철 문제는 그 생생한 사례일 것이다. 비도덕적 사회라는 자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몸에 병이 생길 때 수술이나 대증요법도 써야 하지만, 원천적 저항력을 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정작업이나 구조개혁도 필요하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저항능력을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 키워나가는 실천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비도덕적 사회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궁극적 주체는 바로 민주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제도교육의 근본목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학교교육 현장은 이 목표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그 결과가 학교붕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쟁터 같은 입시위주 풍토에서 윤리교육과 인성개발은 한가한 이상론으로 밀려나 있다.
민주시민 교육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도덕-윤리는 철처히 홀대받아 왔다. 더욱이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그 성격도 불분명한 국민윤리 과정을 신설해 도덕-윤리과목의 운영주체로 삼음으로써 사태는 더 악화됐다. 일제 때 황국신민을 기른 수신(修身)과목처럼, 독재에 순치된 ‘국민’을 양산하려 한 국민윤리 교육에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함으로써 이미 형해화되어 있던 도덕교육을 다시 왜곡한 것이다.
불행한 역사의 유산을 극복하고 도덕-윤리 교육을 진정한 전인교육의 주체로 서게 하는 것은 따라서 중차대한 시대적 과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곧 실행에 옮겨질 교육부의 ‘제 7차 교과과정 개편안’은 이런 시대적 소명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도덕-윤리 교육과 관련해서 교육부는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도덕-윤리교사 양성의 실질적 주체로 설정함으로써 의혹을 사고 있다.
도덕과 윤리가 철학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이라 함은 동서를 막론하고 2000년 이상 공인되어 왔던 상식이다. 반면 교육학이 도덕-윤리와 관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철학과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철학과와 윤리학과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하필 교육학과가 도덕-윤리교육의 주무과가 되어야 하는 이유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교육부는 왜 이 조치를 밀어붙이려 하는가. 도덕-윤리 교육정책이야말로 윤리적으로 정당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부는 철학과도 도덕-윤리교사를 양성할 수 있다고 변명하지만, 교육학과에는 100% 허용하는데 비해 철학과에는 정원의 10%만 인정하고 그나마 교직과정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철학과의 신규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앞에서는 허용하고 실질적으로는 금지하는 ‘불공정 독과점 정책’을 정부가 앞서서 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논란을 관련 학과들의 밥그릇싸움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견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일체의 정치적 고려나 현실적 역학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보편적 윤리 교육의 착근은 우리 사회를 정상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안은 학문의 전문성을 무시함으로써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자체 정책목표를 위배하고 있다.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리교육의 골간을 흔들면서 밀어붙이려 하는 교육부의 조치는 밀실-졸속행정의 표본이다. 현 교육부장관은 입각하기 전, 교육학과가 도덕-윤리교사를 양성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의 연구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과, 교육부의 무리한 조치가 서로 관련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비도덕적 사회를 치유하는 데 있어 정부정책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그 씨줄이며,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윤리교육은 그 날줄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윤리교육 정상화문제는 이 두 사항이 함께 걸린 시금석인 것이다.
몸에 병이 생길 때 수술이나 대증요법도 써야 하지만, 원천적 저항력을 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정작업이나 구조개혁도 필요하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저항능력을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 키워나가는 실천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비도덕적 사회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궁극적 주체는 바로 민주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제도교육의 근본목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학교교육 현장은 이 목표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그 결과가 학교붕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쟁터 같은 입시위주 풍토에서 윤리교육과 인성개발은 한가한 이상론으로 밀려나 있다.
민주시민 교육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도덕-윤리는 철처히 홀대받아 왔다. 더욱이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그 성격도 불분명한 국민윤리 과정을 신설해 도덕-윤리과목의 운영주체로 삼음으로써 사태는 더 악화됐다. 일제 때 황국신민을 기른 수신(修身)과목처럼, 독재에 순치된 ‘국민’을 양산하려 한 국민윤리 교육에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함으로써 이미 형해화되어 있던 도덕교육을 다시 왜곡한 것이다.
불행한 역사의 유산을 극복하고 도덕-윤리 교육을 진정한 전인교육의 주체로 서게 하는 것은 따라서 중차대한 시대적 과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곧 실행에 옮겨질 교육부의 ‘제 7차 교과과정 개편안’은 이런 시대적 소명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도덕-윤리 교육과 관련해서 교육부는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도덕-윤리교사 양성의 실질적 주체로 설정함으로써 의혹을 사고 있다.
도덕과 윤리가 철학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이라 함은 동서를 막론하고 2000년 이상 공인되어 왔던 상식이다. 반면 교육학이 도덕-윤리와 관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철학과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철학과와 윤리학과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하필 교육학과가 도덕-윤리교육의 주무과가 되어야 하는 이유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교육부는 왜 이 조치를 밀어붙이려 하는가. 도덕-윤리 교육정책이야말로 윤리적으로 정당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부는 철학과도 도덕-윤리교사를 양성할 수 있다고 변명하지만, 교육학과에는 100% 허용하는데 비해 철학과에는 정원의 10%만 인정하고 그나마 교직과정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철학과의 신규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앞에서는 허용하고 실질적으로는 금지하는 ‘불공정 독과점 정책’을 정부가 앞서서 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논란을 관련 학과들의 밥그릇싸움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견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일체의 정치적 고려나 현실적 역학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보편적 윤리 교육의 착근은 우리 사회를 정상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안은 학문의 전문성을 무시함으로써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자체 정책목표를 위배하고 있다.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리교육의 골간을 흔들면서 밀어붙이려 하는 교육부의 조치는 밀실-졸속행정의 표본이다. 현 교육부장관은 입각하기 전, 교육학과가 도덕-윤리교사를 양성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의 연구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과, 교육부의 무리한 조치가 서로 관련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비도덕적 사회를 치유하는 데 있어 정부정책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는 그 씨줄이며,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윤리교육은 그 날줄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윤리교육 정상화문제는 이 두 사항이 함께 걸린 시금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