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대학살’로 불리는 한나라당의 ‘4·13총선’ 공천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회창총재와 비주류간의 단순한 당내 갈등의 차원을 넘어 비주류의 신당 창당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총선구도를 변화시킬 수도 있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당초 한나라당 공천이 발표된 2월18일만 해도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불만인 계파보스나 중진들은 ‘예기치 않은 사태’에 황당해할 뿐이었다. 이날 김윤환고문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공천탈락 소식을 접한 뒤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그는 “내가 이회창을 총재 만들고 대통령후보 만들었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나”라며 인간적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구하느니 정치를 안하고 말지”라고 강조했지만 당장 뚜렷한 대책은 없는 듯 “2, 3일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이기택고문도 북아현동 자택에서 ‘비보’를 들었다. 그의 입에서는 줄곧 이총재에 대한 험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벌써부터 ‘지역구(부산 연제)냐 비례대표냐’의 논란이 있었던 터라 언뜻 김고문에 비해 충격은 덜한 듯했다.
잘하면 이총재 진영의 의도대로 ‘구정치인들의 개인적 불행’에 그칠 수도 있는 일로 보였다. 하지만 ‘대학살’의 희생자들이 너무 많았고 이들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세가 규합되면서 이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붙었다.
자신들의 세를 확인한 이들은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결속을 주도한 것은 이기택고문. 그는 2월19일 하룻동안 공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조순명예총재 및 공천탈락자인 김윤환고문, 신상우의원 등과 개별 회동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월20일 비주류 4인 회동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냈고, 첫 모임에서 바로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낙천인사들 및 이에 동조하는 유력인사들을 모아 전국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신당 창당에는 돈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신당 창당엔 최소한 한달이 걸릴텐데…”라고 말했다. 창당자금 마련도 수월치 않으리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김윤환고문은 “신당 창당은 정상적으로 해도 2주면 된다. 많은 연구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그는 지난해부터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신당창당 도상연습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져 허언(虛言)만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비주류 4인의 돈문제 해결비책은 낙천의원들의 규합. 2월21일 한나라당 낙천의원 모임을 계기로 낙천의원들을 본격 규합, 국회 교섭단체(20명 이상)를 구성하면 총선을 앞두고 오는 3월15일 지급되는 1·4분기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또 시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총선후보등록(3월28일)까지 한달 정도밖에 남지 않아 빠듯하긴 하지만 창당준비위 발족과 법정지구당(23개) 창당을 서두르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 더욱이 이미 20여개의 지구당을 창당한 김용환의원의 한국신당과 하나가 될 경우 일거에 시간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4인간의 입장이 조금씩 다른 것도 걸림돌. 김고문과 신의원은 “빨리 하자”는 쪽이나 이고문과 조명예총재는 창당에 동의하면서도 공천 전면 재검토를 관철시키기 위한 당내투쟁도 병행하자는 입장.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현재로선 신당창당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이총재가 이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한 이들이 택할 수 있는 다른 카드가 없기 때문.
이들이 추진할 신당은 영남권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비주류 4인에서 강원출신인 조명예총재를 빼면 나머지 3인 모두가 영남권 인사다. 여기에다 공천탈락자나 불만자 중 이들의 깃발 아래 모일 가능성이 있는 의원과 위원장 대부분도 영남권 인사들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주류 4인은 신당이 전국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기택고문은 “신당은 전국정당으로 유력인사가 많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당이라는 지역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가능하면 이수성전총리와 정호용전의원, 김용환의원과 허화평전의원의 한국신당, 장기표씨의 청렴정치국민연합, 박찬종전의원 등 모든 세력을 망라해 보겠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신당이 출현하면 이는 영남권 선거는 물론 전체 총선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여야 3당 구도가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바뀔 공산이 매우 큰 것. 특히 신당은 차기대권까지 겨냥해 영남후보론을 내걸고 ‘반DJ 비이회창’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이 뜬다면 총선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정가에서는 그 첫째 변수로 YS의 향배를 꼽고 있다. 신당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의 주력이 PK인사들인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YS의 영향권 내에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깃발을 든 이고문과 신의원은 물론 “독재자 이회창씨와 함께 정치를 할 수 없다”며 공천을 거부한 김광일 전청와대비서실장, 김정수전의원, 문정수전부산시장 등이 신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YS의 지시가 있으면 강삼재 박종웅의원 등도 신당으로 말머리를 돌리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여기에다 부산에서 재기를 노리는 박찬종전의원도 YS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합류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PK선거는 한나라당 대 신당의 혈투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를 읽고 있는 신의원은 YS의 지원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은 없지만 신당이 탄생한다면 그분(YS)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8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상도동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YS는 당장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총재와 선을 긋고 신당 지원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다 크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PK지역의 이고문과 신의원에 비해 TK의 김윤환고문은 속이 더 타는 입장이다. 자신의 계보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상태여서 당장 함께할 인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수성전총리와 한나라당 강재섭의원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김고문과 손을 잡을 경우 TK지역에서 신당의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고문측은 “이전총리와 정호용전의원과의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도 그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TK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강재섭의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 자신도 측근들의 낙천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지만 신당의 얼굴마담보다는 지금의 위치에서 총선을 치른 뒤 대사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
수도권의 경우는 어떨까. 상대적으로 신당바람을 덜 탈 것 같다. 김덕룡부총재는 측근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현재까지는 당내투쟁을 더 강조하고 있다.
이회창총재와 비주류간의 단순한 당내 갈등의 차원을 넘어 비주류의 신당 창당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총선구도를 변화시킬 수도 있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당초 한나라당 공천이 발표된 2월18일만 해도 공천에서 탈락했거나 불만인 계파보스나 중진들은 ‘예기치 않은 사태’에 황당해할 뿐이었다. 이날 김윤환고문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공천탈락 소식을 접한 뒤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다. 그는 “내가 이회창을 총재 만들고 대통령후보 만들었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나”라며 인간적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구하느니 정치를 안하고 말지”라고 강조했지만 당장 뚜렷한 대책은 없는 듯 “2, 3일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이기택고문도 북아현동 자택에서 ‘비보’를 들었다. 그의 입에서는 줄곧 이총재에 대한 험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벌써부터 ‘지역구(부산 연제)냐 비례대표냐’의 논란이 있었던 터라 언뜻 김고문에 비해 충격은 덜한 듯했다.
잘하면 이총재 진영의 의도대로 ‘구정치인들의 개인적 불행’에 그칠 수도 있는 일로 보였다. 하지만 ‘대학살’의 희생자들이 너무 많았고 이들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세가 규합되면서 이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붙었다.
자신들의 세를 확인한 이들은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결속을 주도한 것은 이기택고문. 그는 2월19일 하룻동안 공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조순명예총재 및 공천탈락자인 김윤환고문, 신상우의원 등과 개별 회동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월20일 비주류 4인 회동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냈고, 첫 모임에서 바로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낙천인사들 및 이에 동조하는 유력인사들을 모아 전국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신당 창당에는 돈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신당 창당엔 최소한 한달이 걸릴텐데…”라고 말했다. 창당자금 마련도 수월치 않으리라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김윤환고문은 “신당 창당은 정상적으로 해도 2주면 된다. 많은 연구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그는 지난해부터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신당창당 도상연습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져 허언(虛言)만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비주류 4인의 돈문제 해결비책은 낙천의원들의 규합. 2월21일 한나라당 낙천의원 모임을 계기로 낙천의원들을 본격 규합, 국회 교섭단체(20명 이상)를 구성하면 총선을 앞두고 오는 3월15일 지급되는 1·4분기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또 시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총선후보등록(3월28일)까지 한달 정도밖에 남지 않아 빠듯하긴 하지만 창당준비위 발족과 법정지구당(23개) 창당을 서두르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 더욱이 이미 20여개의 지구당을 창당한 김용환의원의 한국신당과 하나가 될 경우 일거에 시간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4인간의 입장이 조금씩 다른 것도 걸림돌. 김고문과 신의원은 “빨리 하자”는 쪽이나 이고문과 조명예총재는 창당에 동의하면서도 공천 전면 재검토를 관철시키기 위한 당내투쟁도 병행하자는 입장.
여러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현재로선 신당창당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이총재가 이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한 이들이 택할 수 있는 다른 카드가 없기 때문.
이들이 추진할 신당은 영남권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비주류 4인에서 강원출신인 조명예총재를 빼면 나머지 3인 모두가 영남권 인사다. 여기에다 공천탈락자나 불만자 중 이들의 깃발 아래 모일 가능성이 있는 의원과 위원장 대부분도 영남권 인사들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주류 4인은 신당이 전국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기택고문은 “신당은 전국정당으로 유력인사가 많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당이라는 지역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가능하면 이수성전총리와 정호용전의원, 김용환의원과 허화평전의원의 한국신당, 장기표씨의 청렴정치국민연합, 박찬종전의원 등 모든 세력을 망라해 보겠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신당이 출현하면 이는 영남권 선거는 물론 전체 총선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여야 3당 구도가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바뀔 공산이 매우 큰 것. 특히 신당은 차기대권까지 겨냥해 영남후보론을 내걸고 ‘반DJ 비이회창’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이 뜬다면 총선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정가에서는 그 첫째 변수로 YS의 향배를 꼽고 있다. 신당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의 주력이 PK인사들인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YS의 영향권 내에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깃발을 든 이고문과 신의원은 물론 “독재자 이회창씨와 함께 정치를 할 수 없다”며 공천을 거부한 김광일 전청와대비서실장, 김정수전의원, 문정수전부산시장 등이 신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YS의 지시가 있으면 강삼재 박종웅의원 등도 신당으로 말머리를 돌리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여기에다 부산에서 재기를 노리는 박찬종전의원도 YS의 지원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합류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PK선거는 한나라당 대 신당의 혈투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를 읽고 있는 신의원은 YS의 지원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은 없지만 신당이 탄생한다면 그분(YS)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8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상도동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YS는 당장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총재와 선을 긋고 신당 지원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다 크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PK지역의 이고문과 신의원에 비해 TK의 김윤환고문은 속이 더 타는 입장이다. 자신의 계보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상태여서 당장 함께할 인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수성전총리와 한나라당 강재섭의원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김고문과 손을 잡을 경우 TK지역에서 신당의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고문측은 “이전총리와 정호용전의원과의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도 그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TK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강재섭의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 자신도 측근들의 낙천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지만 신당의 얼굴마담보다는 지금의 위치에서 총선을 치른 뒤 대사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
수도권의 경우는 어떨까. 상대적으로 신당바람을 덜 탈 것 같다. 김덕룡부총재는 측근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현재까지는 당내투쟁을 더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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