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계에 학벌이 무슨 소용? 대입시 정책이 변하면 유아교육까지 흔들린다는 학벌중심 사회. 대학졸업장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듯한 이 사회에도 점차 학력파괴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졸 출신들의 성공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 다른 한쪽에서는 대학졸업장 없이도 대학강단에 서는 전문가들이 출현하고 있다.
“가방 끈이 짧다고 해서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기업을 음식점에 비유한다면 요리 맛이 가장 중요한데, 주방장이 학력으로 요리를 만드는 건 아니니까요. 창업자금 500만원으로 사업을 키워오면서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도전정신입니다.”
올해 31세, 미혼,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출해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갖춘 김용석씨. 웨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음식점 종업원과 외판사원 등을 전전하며 10여년간 바닥인생의 쓴맛을 겪었다는 그의 현재 직함은 알토산업㈜ 대표. 그는 노래방업계 국내 최초로 ‘데몰리션’ 뮤직클럽이란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 연 매출 60억원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우수 벤처기업, 10월엔 기술신용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에서 우수기술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양길로 접어든 노래방의 틈새시장을 뚫어 성공시대 주인공이 된 그의 경쟁력은 기존에 욕조, 선박 등 산업용으로 쓰이던 강화플라스틱(FRP)에 방염처리를 해 화재예방도 가능한 인테리어 시설용으로 재가공, 중소기업청의 벤처인증서를 따낸 아이디어에 있었다.
“이 인테리어 시설물을 활용하기만 하면 외식업, PC방, 병원, 어린이놀이시설, 테마파크, 공중화장실 등 사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는 김사장의 얼굴에선 고졸학력에 대한 열등의식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학력파괴 바람이 거세다. 포켓몬스터로 전세계 게임기 시장을 석권한 일본의 게임프리사는 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를 평가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창의성과 독창성, 열정만 있으면 게임기 시장에선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최종학력이 전문학교인 다지리 사토시 사장의 신념이기 때문.
그런가 하면 미국에선 제2의 빌 게이츠와 워즈니악을 꿈꾸며 고교재학 중에 직장을 선택,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소년이 자그마치 2만명에 달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기업인 중 고졸 또는 대학중퇴자는 전체의 15% 선. 대만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들 가운데 30% 정도는 대학졸업장을 갖지 않았다.
우리 사회 역시 급속도로 대학졸업장 대신 실력, 평생직장 대신 평생직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특히 대학졸업장 없이도 돈방석에 앉은 골드칼라들의 이야기는 학벌이나 인맥이 아닌 실력과 아이디어, 도전정신 등이 성공의 키워드로 통용되기 시작했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이미 학력의 높은 벽을 뛰어넘으면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서편제’의 임권택감독은 중3 중퇴. 충북 영동공대 김재규총장(70)은 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으면서 첫 대학총장에 오른 케이스다. ‘용의 눈물’의 드라마 작가 이환경씨도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 고졸 학력으로 요리 분야에서 ‘30대 이사’ ‘신지식인’ 등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낸 서울 힐튼호텔 조리이사 박효남씨와 초등학교 졸업이 공식학력이지만 교수 사업가 헤어디자이너 CF모델 등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박 준씨(46)는 당시만 해도 여성 전문업종인 분야에 뛰어들어 최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이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만화창작과 이해경교수(47) 또한 무학. 2세 때부터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중증소아마비 장애인이었던 이교수는 20세에 동생의 등에 업혀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인 만화가의 삶을 시작한 경우다.
지난해 6월 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8월 중소기업청 우수벤처 기업 인증, 12월 소프트엑스포대회 국무총리표창장(금상) 수상 등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태인경매컨설팅 진순안사장(36)은, “이제는 뭐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성공하는 세상 아니냐”고 말했다.
성차별과 학력차별의 벽을 뛰어넘은 진사장은 여고 졸업후 직장생활을 거쳐 운영하던 학원을 부동산에 내놓았다가 아예 부동산업계로 전환한 케이스. 왜소한 몸집에 남성들도 어렵게 여기는 경매분야에서 직접 현장실무를 익히고 쌓은 실력으로 94년 태인컨설팅을 공동설립하고 97년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이사회를 통해 대표가 됐다. 딱히 경매에 대해 배울 곳이 없어 법원 경매장으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진사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98년 8월 동대문 시장에 점포수 2000여개의 백화점형 상가 밀리오레를 개점, 사양길에 접어들던 동대문 시장의 성공시대 기수로 불리는 성창 F&D 유종환사장(44) 역시 고졸. 한때 6평짜리 점포에서 하루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돈을 벌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재산을 걸고 상가기획자로 변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5년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뮤직비디오로 전세계에 네트워크가 있는 MTV 뮤직 어워드에서 아시아부문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홍종호씨(31). 88년 부상공예고를 졸업한 뒤 소규모 방송프로덕션에서 촬영과 편집 가릴 것 없이 도맡아하며 실무능력을 쌓은 그는, H.O.T의 ‘아이야’ ‘투지’ 엄정화의 ‘몰라’ 지누션의 ‘태권브이’ 등을 제작, 빅히트시켜 서울가요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개도 자동생성 프로그램인 ‘익스팬더(Expander) 3.0’을 개발한 벤처기업 ㈜화승소프트 전영수개발이사(29), 키보드를 두르리는 대신 작은 패널 위에 글씨를 쓰면 컴퓨터에 바로 입력되는 ‘필기인식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 ‘오픈와이즈’ 지대훈사장(34). 모두 고졸 학력이다.
97년까지만 해도 공사현장을 뛰는 제관공이었던 전영수씨가 개발한 익스팬더 프로그램에 대해 인하대 전산학과 조근식교수는 “공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장이’들만이 만들 수 있는 현장감 있는 프로그램”이라 평가했다.
특히 실력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연예계나 스포츠 분야는 학력파괴에 이어 아예 학력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 학벌 대신 재벌을 택한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스타는 역시 박찬호와 박세리.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 때 과감히 대학을 중퇴하고 험한 미국 프로야구를 선택했고, 박세리는 공주 금성여고를 졸업할 당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체육특기자 자격으로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프로의 길을 택했다.
21세기,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시행착오나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도전정신, 둘째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장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간 점. 셋째 가지 못한 길에는 미련이 없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로든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저학력 콤플렉스로 주눅들어 본 적이 없다는 이들의 강한 신념은 오직 실력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프로 정신으로 승화됐다.
“가방 끈이 짧다고 해서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기업을 음식점에 비유한다면 요리 맛이 가장 중요한데, 주방장이 학력으로 요리를 만드는 건 아니니까요. 창업자금 500만원으로 사업을 키워오면서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도전정신입니다.”
올해 31세, 미혼,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출해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갖춘 김용석씨. 웨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음식점 종업원과 외판사원 등을 전전하며 10여년간 바닥인생의 쓴맛을 겪었다는 그의 현재 직함은 알토산업㈜ 대표. 그는 노래방업계 국내 최초로 ‘데몰리션’ 뮤직클럽이란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 연 매출 60억원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우수 벤처기업, 10월엔 기술신용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에서 우수기술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양길로 접어든 노래방의 틈새시장을 뚫어 성공시대 주인공이 된 그의 경쟁력은 기존에 욕조, 선박 등 산업용으로 쓰이던 강화플라스틱(FRP)에 방염처리를 해 화재예방도 가능한 인테리어 시설용으로 재가공, 중소기업청의 벤처인증서를 따낸 아이디어에 있었다.
“이 인테리어 시설물을 활용하기만 하면 외식업, PC방, 병원, 어린이놀이시설, 테마파크, 공중화장실 등 사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는 김사장의 얼굴에선 고졸학력에 대한 열등의식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학력파괴 바람이 거세다. 포켓몬스터로 전세계 게임기 시장을 석권한 일본의 게임프리사는 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를 평가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창의성과 독창성, 열정만 있으면 게임기 시장에선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최종학력이 전문학교인 다지리 사토시 사장의 신념이기 때문.
그런가 하면 미국에선 제2의 빌 게이츠와 워즈니악을 꿈꾸며 고교재학 중에 직장을 선택,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청소년이 자그마치 2만명에 달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기업인 중 고졸 또는 대학중퇴자는 전체의 15% 선. 대만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 사장들 가운데 30% 정도는 대학졸업장을 갖지 않았다.
우리 사회 역시 급속도로 대학졸업장 대신 실력, 평생직장 대신 평생직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특히 대학졸업장 없이도 돈방석에 앉은 골드칼라들의 이야기는 학벌이나 인맥이 아닌 실력과 아이디어, 도전정신 등이 성공의 키워드로 통용되기 시작했다는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이미 학력의 높은 벽을 뛰어넘으면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서편제’의 임권택감독은 중3 중퇴. 충북 영동공대 김재규총장(70)은 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으면서 첫 대학총장에 오른 케이스다. ‘용의 눈물’의 드라마 작가 이환경씨도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 고졸 학력으로 요리 분야에서 ‘30대 이사’ ‘신지식인’ 등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낸 서울 힐튼호텔 조리이사 박효남씨와 초등학교 졸업이 공식학력이지만 교수 사업가 헤어디자이너 CF모델 등으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박 준씨(46)는 당시만 해도 여성 전문업종인 분야에 뛰어들어 최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이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만화창작과 이해경교수(47) 또한 무학. 2세 때부터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중증소아마비 장애인이었던 이교수는 20세에 동생의 등에 업혀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인 만화가의 삶을 시작한 경우다.
지난해 6월 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8월 중소기업청 우수벤처 기업 인증, 12월 소프트엑스포대회 국무총리표창장(금상) 수상 등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태인경매컨설팅 진순안사장(36)은, “이제는 뭐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성공하는 세상 아니냐”고 말했다.
성차별과 학력차별의 벽을 뛰어넘은 진사장은 여고 졸업후 직장생활을 거쳐 운영하던 학원을 부동산에 내놓았다가 아예 부동산업계로 전환한 케이스. 왜소한 몸집에 남성들도 어렵게 여기는 경매분야에서 직접 현장실무를 익히고 쌓은 실력으로 94년 태인컨설팅을 공동설립하고 97년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이사회를 통해 대표가 됐다. 딱히 경매에 대해 배울 곳이 없어 법원 경매장으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진사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98년 8월 동대문 시장에 점포수 2000여개의 백화점형 상가 밀리오레를 개점, 사양길에 접어들던 동대문 시장의 성공시대 기수로 불리는 성창 F&D 유종환사장(44) 역시 고졸. 한때 6평짜리 점포에서 하루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돈을 벌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재산을 걸고 상가기획자로 변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5년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뮤직비디오로 전세계에 네트워크가 있는 MTV 뮤직 어워드에서 아시아부문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홍종호씨(31). 88년 부상공예고를 졸업한 뒤 소규모 방송프로덕션에서 촬영과 편집 가릴 것 없이 도맡아하며 실무능력을 쌓은 그는, H.O.T의 ‘아이야’ ‘투지’ 엄정화의 ‘몰라’ 지누션의 ‘태권브이’ 등을 제작, 빅히트시켜 서울가요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개도 자동생성 프로그램인 ‘익스팬더(Expander) 3.0’을 개발한 벤처기업 ㈜화승소프트 전영수개발이사(29), 키보드를 두르리는 대신 작은 패널 위에 글씨를 쓰면 컴퓨터에 바로 입력되는 ‘필기인식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 ‘오픈와이즈’ 지대훈사장(34). 모두 고졸 학력이다.
97년까지만 해도 공사현장을 뛰는 제관공이었던 전영수씨가 개발한 익스팬더 프로그램에 대해 인하대 전산학과 조근식교수는 “공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장이’들만이 만들 수 있는 현장감 있는 프로그램”이라 평가했다.
특히 실력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연예계나 스포츠 분야는 학력파괴에 이어 아예 학력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 학벌 대신 재벌을 택한 가장 대표적인 스포츠스타는 역시 박찬호와 박세리.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 때 과감히 대학을 중퇴하고 험한 미국 프로야구를 선택했고, 박세리는 공주 금성여고를 졸업할 당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체육특기자 자격으로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프로의 길을 택했다.
21세기,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시행착오나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도전정신, 둘째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장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간 점. 셋째 가지 못한 길에는 미련이 없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로든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저학력 콤플렉스로 주눅들어 본 적이 없다는 이들의 강한 신념은 오직 실력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프로 정신으로 승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