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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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연휴엔 ‘웰니스’ 하세요

충남 서천 ‘송림해변’, 맨발로 모래사장 걷는 ‘어싱’ 명소

  • 이채현 자유기고가

    입력2024-09-1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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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니스(well-ness)’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균형 잡힌 상태와 이를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던 일상에서 빠져나와 잠시 잠깐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추석 연휴. 여느 때처럼 보내기보다 온전히 몸과 마음의 안정을 추구하는 알찬 시간을 만들어보자.

    #힐링 여행지 찾아 무작정 걷기

    충남 서천 ‘송림해변’은 썰물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어싱 명소다. [이채현 제공]

    충남 서천 ‘송림해변’은 썰물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어싱 명소다. [이채현 제공]

    추석 연휴 동안 인파가 몰리는 복잡한 여행지에 다녀오면 일상에 복귀할 때 피곤이 온몸을 지배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이에 최근에는 쉼과 휴식에만 집중하는 웰니스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요가, 명상, 온천 등 다양한 여행 테마가 있는데, 그중 목적 없이 걸으면서 행복을 찾는 걷기 여행이 특히 인기다.

    ‌‌충남 서천시 장항읍에 위치한 ‘송림해변’은 해송숲을 낀 고운 모래사장이 특색 있는 해수욕장이다. 이곳은 걷기 중에서도 ‘어싱(earthing)’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난 명소다. 썰물 시간 이후가 되면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은 모래를 맨발로 거니는 사람들이 해변가에 즐비하다. 해변과 맞닿은 ‘장항송림산림욕장’ 또한 워킹 코스가 잘 갖춰져 있어 걷기에 제격이며, 해송숲 사이 높다랗게 솟은 ‘장항스카이워크’에서는 붉게 석양이 물드는 서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남 고흥군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은 편백나무 숲에 조성된 산림 치유 공간이다. 세러피센터 ‘치유 숲길’, 명상 쉼터, 노르딕 워킹 코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도자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올바른 호흡법을 안내받아 온몸에 힘을 뺀 채 진정한 쉼을 느낄 수 있다. 꼭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아도 413만㎡(125만 평) 남짓한 규모의 편백나무 숲은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하기에 충분하다.

    #몸과 마음에 쉼표 찍는 스테이

    ‘위(WE)호텔 제주’의 웰니스 프로그램. [위(WE)호텔 제주 인스타그램 캡처]

    ‘위(WE)호텔 제주’의 웰니스 프로그램. [위(WE)호텔 제주 인스타그램 캡처]

    외부 일정을 겸하는 여행이 아니라, 특별한 숙소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웰니스가 되기도 한다. 헬스 리조트 ‘위(WE)호텔 제주’는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중 운동으로 경직된 몸을 푸는 ‘아쿠아 무브먼트’, 천연 화산 암반수에 누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하는 ‘아쿠아 카밍’, 싱잉볼 연주의 파동을 느낄 수 있는 ‘사운드 세러피’, 여러 갈래 코스로 짜인 ‘숲 걷기 프로그램’ 등 숙소 안에서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짜여 있다.

    멀리 떠나지 않고 도심에서 웰니스 스테이를 경험할 수도 있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은 힐링과 명상을 테마로 인요가, 아로마 세러피 등이 포함된 웰니스 패키지를 운영한다. 이곳은 2024~2025년 우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논뷰·밭뷰 카페 100% 즐기기

    강원 평창군 카페 ‘연월일’에서 바라본 풍경. [카페 연월일 인스타그램 캡처]

    강원 평창군 카페 ‘연월일’에서 바라본 풍경. [카페 연월일 인스타그램 캡처]

    수백 명을 수용하는 좌석, 넓은 주차 공간을 갖춘 근교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인기몰이를 하는 시대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 한적한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중에는 너무 인기라 인파에 치이고 자리 잡기조차 어려운 곳도 많다. 추석 연휴에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근교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장점은 살아 있되, 사람에 치일 염려는 적은 ‘논뷰’ ‘밭뷰’ 카페를 방문해보자. 논과 밭을 배경 삼아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 것이다.

    강원 평창군 ‘연월일’은 앞쪽에 드넓게 펼쳐진 고랭지 대파밭이 인상적인 카페다. 대파꽃이 필 무렵에 방문하면 마치 하얀 눈이 내린 것 같은 뷰가 장관을 이룬다. 전남 담양군 ‘밀밀’과 충남 서산시 ‘포레스트’는 카페 앞 논 위로 길게 뻗은 산 능선, 그것과 맞닿은 푸른 하늘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전망을 자랑한다. 가을이 다가오면 벼가 노랗게 옷을 갈아입어 황금 들녘을 이룬다.

    #유튜브 힐링 콘텐츠로 대리만족

    202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시 거주자 10명 중 3~4명은 귀농·귀촌을 희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 가로막혀, 혹은 용기가 나지 않아 실행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추석 연휴 동안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이 없다면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담은 유튜브 영상으로 대리만족이라도 해보자.

    구독자 118만 명인 유튜브 채널 ‘냥숲nyangsoop’은 숲속 작은 집에서 반려묘와 함께 유유자적하는 꿈같은 삶을 보여준다. 제철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계절에 따라 인테리어를 바꾸는 등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힐링 영화 같은 채널이다. ‘미쓰단순’은 귀촌한 40대 여성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를 담고 있다. 좌충우돌 텃밭을 가꾸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으로 버티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 ‘멀리사는 이야기/용용일기’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5도2촌 생활로 시작해 시골살이에 차츰차츰 적응해가는 영상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시골집 리모델링 공사 전후 매매에서 완성까지’ 영상은 132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주거 공간에 대한 로망을 되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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